책소개
대승불교의 개론서라고 할 수 있는 유명한 논서(論書)다. 대승 경전에 설해져 있는 모든 사상을 종합적으로 회통(會通)해 체계적인 논리를 세워 대승의 본질을 밝혀 놓았다. 불교의 전적(典籍)들이 대부분 양이 많고 번거로운 문체에 지루한 설명들이 많아 핵심 대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많은 경향이 있으나 ≪대승기신론≫은 그렇지 않다. 간결하면서도 논리정연하게 전개해 나가는 문답식 내용은 읽는 이로 하여금 이해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며, 이치의 심오함을 마음 깊이 느끼게 한다.
저자 마명(馬鳴)은 범어(Sanskrit) 이름이 아슈바고샤(Asvaghosa)로, 생몰 연대에 관해 여러 가지 이설이 있으나 기원 2세기 초·중엽에 생존했던 인물로 보며, 활동 시기를 100∼150년경으로 본다. 그는 원래 브라만 출신의 대학자로 총명이 널리 알려졌던 사람인데, 당시 인도의 학문 중심지였던 마가다 지방의 여러 도시에서 불교학자들과 논쟁을 벌인 끝에 지고 나서 불교에 귀의했다고 한다. 그가 ≪대승기신론≫을 저술한 것은 불교사의 큰 업적으로 평가되며, 이로 인해 대승사상이 크게 떨치게 되었다. 아직 이 책의 범어 원전이 발견되지 않고 있으나 한역본(漢譯本)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진제(眞諦, Pramārtha, 499∼569)의 역본이고 또 하나는 실차난타(實叉難陀, 652∼710)의 역본이다.
내용은 예로부터 일심(一心), 이문(二門), 삼대(三大), 사신(四信), 오행(五行)으로 요약해 왔다. 이 논의 가장 중요한 내용인 일심을 진여문(眞如門)과 생멸문(生滅門)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또한 일심이 가진 특성을 체(體), 상(相), 용(用) 삼대의 이론으로 전개해 궁극적으로 대승에의 믿음을 일으키게 하며 나아가 실천적 행을 닦도록 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일심의 설명은 ≪기신론≫ 특유의 독창적인 논리를 전개해 명쾌한 분석을 하고 있다. 핵심 포인트는 중생의 마음이 바로 대승이라 천명한 것이며 이 대승의 근원이 진여라는 것이다. 중생의 본래 마음이 진여며, 또한 일체 만법이 진여에 의해서 전개된다는 진여연기설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200자평
대승 경전에 설해져 있는 모든 사상을 종합적으로 회통해 체계적인 논리를 세워 대승의 본질을 밝히고 있다. 대승불교를 일심(一心), 이문(二門), 삼대(三大), 사신(四信), 오행(五行)으로 요약하고 일심을 진여문(眞如門)과 생멸문(生滅門)으로 나누어 설명했으며, 또한 일심이 가진 특성을 체(體), 상(相), 용(用) 삼대의 이론으로 전개해 궁극적으로 대승에의 믿음을 일으키게 하며 나아가 실천적 행을 닦도록 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지은이
범어(Sanskrit) 이름이 아슈바고샤(Asvaghosa)로 중인도 마가다 출신이다. 정확한 생몰 연대가 밝혀지지 않았으나 2세기 초·중엽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본래 언변이 좋아 남과 논쟁을 즐기다가 협존자(脇尊者)를 만나 논쟁에서 지고 그의 제자가 되었다. 그는 대승불교의 시조라 할 정도로 대승의 논사(論師)가 되어 널리 대승의 교의를 선양했다. ≪대승기신론≫이 대표작이며, 이 외에도 ≪대장엄론(大莊嚴論)≫과 ≪불소행찬(佛所行讚)≫이 있다. 문학에 조예가 깊은 시인으로 이름을 떨쳤을 뿐만 아니라, 음악에도 조예가 깊어 <뇌타화라(賴吒和羅)>라는 가곡을 지어 몸소 이 곡을 연주하면서 세상의 무상한 이치를 가르쳐 마가다국의 왕족들을 많이 출가시켰다고 한다.
옮긴이
1947년생으로 1970년 통도사로 출가한 후 승가 교육기관인 전통 강원에서 내전(內典)을 공부했으며, 교학(敎學)을 연구하여 오랫동안 강원(講院)의 강주(講主)로 지냈다. 현재는 대한불교 조계종의 강사 양성 교육기관인 종립승가대학원 원장으로 있으면서 조계종 교육원의 역경위원장과 고시위원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금강경 이야기≫, ≪대승기신론강해≫, ≪신심명강의≫, ≪근본교리와 기초경전 해설≫, ≪선시산책≫ 등이 있으며 산문집으로 ≪우리는 지금 어디쯤 가고 있나≫, ≪학의 다리는 길고 오리 다리는 짧다≫, ≪인연은 그렇게 무심히 오더이다≫, ≪물 흐르고 꽃이 핀다≫가 있다.
차례
1. 삼보에 귀의하며 논을 짓는 뜻을 밝히다
2. 법이 있다 소개하고 다섯으로 나누어 말하겠다 하다
3. ≪기신론≫을 짓는 여덟 가지 인연을 말하다
4. 이의를 제기하는 질문에 답하다
5. 논의 주제를 세우다
6. 법을 자세히 논술해 나가다
7. 진여
8. 진여는 말을 떠났다
9. 말을 의지하는 진여도 있다
10. 사실 그대로 공한 것
11. 사실 그대로 공하지 않은 것
12. 마음이 움직여 아려야식이 된다
13. 아려야식에 들어 있는 깨달음과 깨닫지 못함
14. 본래의 깨달음과 수행하여 얻는 깨달음
15. 범부의 깨달음
16. 비슷한 깨달음
17. 분을 따라 본각에 가까워지는 깨달음
18. 최후의 완전한 깨달음
19. 망념이 없는 것과 부처님의 지혜
20. 시각과 본각이 둘이 아니다
21. 오염된 환경 속의 본각이 나타내는 두 가지 모습
22. 불가사의한 능력으로 일어나는 활동의 모습
23. 성품이 깨끗한 본래의 깨달음과 네 가지 거울
24. 사실 그대로 텅 빈 거울
25. 원인에서 훈습되는 거울
26. 법에서 벗어난 거울
27. 조건에서 훈습되는 거울
28. 무엇이 깨닫지 못함인가?
29. 깨닫지 못한 근본에서 파생되어 세 가지 미세함과 여섯 가지 거친 상태를 유발한다
30. 여섯 가지 거친 단계
31. 깨달음과 깨닫지 못함이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32. 생겼다 소멸되는 인연은 뜻과 의식이 구르기 때문이다
33. 다섯 가지 뜻
34. 모든 분별은 자기 마음을 분별하는 것이다
35. 의식이 구르다
36. 무명의 훈습
37. 여섯 가지 물든 마음
38. 상응하고 상응하지 않는 뜻
39. 번뇌의 장애와 지혜의 장애
40. 생멸의 모습의 거친 것과 미세한 것
41. 마음에 생각이 일어나는 상태는 없어지는 것이지만 마음 그 본체는 없어지지 않는다
42. 네 가지 훈습
43. 물들어 오염된 법의 훈습
44. 세 가지 물들어서 오염된 훈습
45. 깨끗한 법의 훈습
46. 망념이 일어난 마음의 훈습
47. 진여 훈습 두 가지
48. 왜 진여를 믿지 못하는가?
49. 부처님 법에도 인연이 갖춰져야 한다
50. 작용에 의한 훈습과 여러 가지 차별된 조건
51. 평등한 조건
52. 자체와 작용을 합하여 설명하다
53. 깨끗하지 못한 오염된 법은 다할 때가 있으나 깨끗한 법은 다하지 않는다
54. 진여 자체의 모습은 어떠한가?
55. 진여는 차별되지 않으며 모든 상대적인 것을 떠났다
56. 둘이 아니면서도 차별이 있는 것은 생멸의 모습에서다
57. 부처님의 중생교화가 진여의 작용이다
58. 응신과 보신
59. 육도에 따라 다르게 수용하는 응신
60. 법신이 어떻게 색상을 나타내는가?
61. 진여의 작용은 위대하다
62. 생멸문에서 진여문에 들어가는 법
63. 그릇된 집착인 아견의 두 가지
64. 범부의 인아견은 다섯 가지가 있다
65. 법이 공하다고 집착하는 경우
66. 여래장에 물질적 요소와 정신적 요소가 들어 있다고 집착하는 경우
67. 여래장 자체에 생사 등 법이 있다고 집착하는 경우
68. 중생이 시작이 있으며 여래도 끝이 있다 집착하는 경우
69. 사물에 실체가 있다고 주장하는 법아견
70. 끝내 망집을 여읜다
71. 도에 나아가는 행상의 분별과 세 가지 발심
72. 근기가 하열한 이들의 발심
73. 발심의 양상
74. 일체 선법을 닦으면 진여에 돌아간다
75. 머물지 않는 방편
76. 스스로를 이롭게 하는 두 가지 방편
77. 이타방편
78. 발심이익
79. 인도하여 실법에 들어오기를 권하다
80. 알고 실천하는 발심
81. 체험해 얻는 발심
82. 법신보살의 덕
83. 발심의 세 가지 양상과 덕의 작용
84. 일체를 아는 지혜는 망념을 여읜다
85. 작용도 오직 마음이 나타내는 것이다
86. 수행신심분과 네 가지 믿음과 다섯 가지 행
87. 보시와 지계를 실천하는 문
88. 인욕과 정진을 수행하는 문
89. 지관을 수행하는 문
90. 고요한 곳에서 지(止)를 닦는 방법
91. 달리 지(止)를 닦는 방편
92. 삼매 중에 일어나는 마군의 일
93. 마군의 일을 널리 예시하다
94. 바른 선정 닦기를 권하다
95. 지를 닦는 공덕
96. 관을 닦는 방편으로 무상관 닦기를 권하다
97. 다른 관법 닦기를 권하다
98. 지와 관을 잘 닦았을 때 얻는 이익
99. 달리 방편을 보이다
100. 닦으면 이익이 있다 권하는 부분
101. 헐뜯고 비방하는 죄
102. 회향하는 게송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마음의 진여는 바로 한 법계의 커다란, 모든 것이 어우러진 사물의 본체이다. 마음의 성품은 생겨나거나 소멸되지 않는다. 일체의 모든 법은 오직 망념에 의하여 차별이 있는 것이니 만약 마음에 망념이 떠나면 일체 객관에 나타나는 경계의 모습은 없는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일체 법은 본래부터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며, 이름을 붙일 수도 없는 것이며, 마음과 연관된 조건을 떠나서는 어떠한 차별도 보이지 않으며, 변하거나 달라지는 일도 없다. 부서지지 않는 한마음뿐이다. 이것을 진여라고 부른다.
-16쪽
깨달음과 깨닫지 못함은 두 가지 면을 가지고 있다. 같은 점과 다른 점이다. 같은 점은 여러 종류의 질그릇들이 모두 같은 흙의 성질과 모양인 것처럼 새지 않는 성품 공덕과 무명의 가지가지 업의 헛된 것도 모두 근본에서 보면 진여의 성품이요 모습이다. 이렇기 때문에 수다라에서 진여의 뜻에 의해 일체 중생이 항상 본래 그대로 열반에 들었으며, 보리의 법은 닦는 상태가 아니며 만드는 상태도 아니며, 더 이상 얻을 것이 없으며, 물질적 형상을 볼 수도 없는 것이라 한다. 물질적 형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오직 오염된 환경을 따른 업의 헛됨으로 만들어진 것일 뿐 지혜 자체의 물질적 형체가 비지 않고 무엇이 들어 있는 실제로 존재하는 성질이 아니다. 깨달음에서 얻어지는 지혜 자체의 모습은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다른 점은 가지가지 질그릇이 각각 같지 아니한 것처럼 새지 않는 성품 공덕과 무명이 오염을 따르는 헛된 것이 차별되며, 성품이 오염된 헛됨도 차별된 것이다.
-5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