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책은 존 피스크의 Reading the Popular(2nd ed. New York: Routledge, 2011)를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책 앞부분에 피스크의 사상을 개괄적으로 설명해 주는 헨리 젱킨스의 글과, 피스크의 제자인 케빈 글린· 조너선 그레이·패멀러 윌슨의 토론이 실려 있다. 이것들은 1989년에 출판된 초판에는 없었다. 세 사람의 토론은 토론이라기보다는 피스크의 사상을 소개하는 성격이 강해 헨리 젱킨스의 설명과 함께 피스크를 처음 읽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의 초판본은 피스크의 또 다른 대중문화에 관한 저서인 『대중문화의 이해(Understanding Popular Culture)』와 동시에 출간되었다. 피스크는 동시에 기획, 출간된 두 책을 통해 대중과 대중문화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이론에 접목시킬 것인가를 제시한다. 특히 이 책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중이 대중문화를 만들어 내는 현장과 그 텍스트들에 대해 분석한 것을 모으고, 거기에 이론적인 설명과 해석을 덧붙인 것이다. 『대중문화의 이해』가 이론에서 읽기로 나아가는 것이라면 이 책은 읽기(해석과 독해)로부터 이론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00자평
대중은 누구인가? 문화를 수용하고 자신만의 의미를 만드는 사람들이다. 왜 이들에 주목하나? 이들에 대한 탐구 없이 대중문화를 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중문화를 이해하면 어떤 일이 생기나?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신수용자론을 주창한 저자가 실제 사례를 통해 대중문화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제시한다. 대중문화 이해를 위한 기본 안내서다.
지은이
존 피스크(John Fiske)
영국 코츠월드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문학사와 문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의 지도교수는 레이먼드 윌리엄스(Raymond Williams)다. 피스크는 슬라우기술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및 인문학부에서 처음 교직에 몸담았으며, 이후 셰필드공과대학교, 서호주 커틴대학교, 위스콘신-메디슨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 가르쳤다.
저서로 『대중문화의 이해(Understanding Popular Culture)』(1989), 『대중과 대중문화(Reading the Popular)』(1989), 『오즈의 신화(Myths of Oz)』(1988), 『텔레비전 문화(Television Culture)』(1987), 『커뮤니케이션 연구 입문(Introduction to Communication Studies)』(1990), 『텔레비전 읽기(Reading Television)』(존 하틀리 공저, 1978), 『대중매체론(Media Matters)』(1996) 등이 있다.
옮긴이
박만준
동의대학교 철학상담심리학과 교수다. 부산대학교를 졸업하고 부산대학교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철학』(공저, 1984), 『철학개론』(공저, 1992), 『욕망과 자유』(1993), 『늦잠 잔 토끼는 다시 뛰어야 한다』(1993), 『상생의 철학』(공저, 2001), 『인성론』(공저, 2002), 『진화와 성 문화』(2006), 『이종률 민족혁명론의 역사적 재조명』(공저, 2006), 『사회생물학 인간의 본성을 말하다』(공저, 2008), 『다윈의 혁명』(공저, 2009), 『마음학-과학적 설명과 철학적 성찰』(공저, 2010), 『고전의 반역 5』(공저, 2012), 『청춘의 탐독』(공저, 2014) 등이 있다.
역서로는 『마르틴 하이데거』(존 맥거리, 1983), 『엄밀한 학으로서 철학』(E. 후설, 1987), 『그리스인의 이상과 현실』(G. L. 디킨슨, 1989), 『헤겔 철학개념과 정신현상학』(N. 하르트만, 1990), 『헤겔의 변증법』(N. 하르트만, 1991), 『의식과 신체』(P. S. 모리스, 1993), 『마르크스주의와 생태학』(그룬트만, 1995), 『하버마스의 사회사상』(미첼 퓨지, 1998), 『문화연구의 이론과 방법들』(존 스토리, 2002), 『문학과 문화이론』(레이먼드 윌리엄스, 2003), 『대중문화와 문화연구』(존 스토리, 2004), 『대중문화의 이해』(존 피스크, 2005), 『최초의 인간과 그 이후의 문화』(A. 겔렌, 2008), 『독일 관념론철학』(N. 하르트만, 2008), 『마르크스주의와 문학』(레이먼드 윌리엄스, 2012), 『대중문화와 문화이론』(존 스토리, 2012), 『영화의 이해』(루이스 자네티, 2013), 『신경과학의 철학』(맥스웰 베넷 외, 공역, 2013), 『논리학 입문』(어빙 코피 외, 2015) 등이 있다.
차례
옮긴이의 말
감사의 말
왜 아직도 피스크가 중요한가
피스크 읽기와 대중의 이해i
저자와 토론자 소개
머리말
01 대중문화의 이해
02 즐거움을 쇼핑하다
03 해변 읽기
04 비디오의 즐거움
05 마돈나
06 로맨스와 록
07 일상의 퀴즈, 일상의 삶
08 뉴스, 역사 그리고 통제되지 않은 사건들
09 대중의 뉴스
10 매혹적인 타워들
참고문헌
찾아보기
책속으로
“언젠가 나는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어떤 옷을 입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125명의 학생 가운데 118명이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나머지 7명도 청바지를 가지고 있었지만 어쩌다 그날은 청바지를 입지 않았을 뿐이었다. 과연 영화나 텔레비전 프로그램, 레코드, 립스틱과 같은 문화적 산물도 이렇듯 대중적일까?” 피스크는 바로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특히 두 권의 책, 즉 대중과 대중문화(Reading the Popular)와 대중문화의 이해를 썼다. 그리고 이 두 권의 책을 같은 해 동시에 출판했다. 참 절묘한 기획으로 보인다. ‘대중’에 대한 명확한 탐구 없이 ‘대중문화’를 논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제목을 직역하지 않고 ‘대중과 대중문화’로 결정한 것도 저자의 이러한 핵심적인 문제의식과 무관하지 않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문화는(그리고 그것의 의미와 즐거움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일련의 사회적 실천이다. 그러므로 문화는 본질적으로 정치적이다. 사회적 권력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그 권력의 분배나 재분배는 문화와 깊은 연관이 있다. 종속 계층의 사람들 혹은 권리를 제대로 행사할 수 없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광범위하면서도 실질적인 문화 자원을 가지고 만들어 내는 것이 곧 대중문화다. 그리고 그 자원들은 그들로부터 권리를 빼앗은(그들을 무력화시킨) 사회 시스템에서 제공된다. 따라서 대중문화는 본질적으로 모순적이고 대립적이다. 문화 자원들, 즉 텔레비전, 레코드, 의복, 비디오게임, 언어에는 경제적으로 그리고 이데올로기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지배 계층의 관심이 담겨 있다. 다시 말해서 그 자원에는 체제 유지를 위한 지배 권력이 다각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배 권력이 필요하거나 존재할 수 있는 것은 단 한 가지 이유, 즉 저항 때문이다.
-‘01 대중문화의 이해’ 중에서
마돈나는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의 이와 같은 모순된 의미를 일관하여 언급하고 있다. <라이크 어 버진>이라는 그녀의 비디오에는 하얀 드레스를 입은 신부 모습의 마돈나와 검은 옷으로 섹시하게 차려입은 가수 마돈나가 교대로 등장한다. 마돈나(성모)라는 이름이 성적으로 활발한 한 여성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 그리고 수녀가 몸에 지니는 십자가는 노출된 가슴이나 관능적으로 움직이는 배꼽 위에 걸쳐 있다. “성장하면서 나는 수녀가 아주 아름답다고 생각했어요. …그 사람들은 절대로 화장 같은 건 하지도 않으면서도 정말로 온화한 표정들이었어요. 수녀들은 섹시해요.”
-‘05 마돈나’ 중에서
도시는 높은 곳에서 볼 때 하나의 텍스트가 된다. 그것은 언어가 규제에 따라 직선적으로 배열되는 책이 아니라 신문이나 타블로이드판과 같은 것이다. 독자들은 재미있는 것을 찾아서, 잘 알고 있는 것이라도 뭔가 새로운 ‘관점’을 찾아서 어떤 방식으로든 그것을 이리저리 훑어볼 수 있다. 독자들은 새가 공중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듯이 은밀한 장소, 옥상 정원, 조깅 트랙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소유자 외는 볼 수 없는 수영장까지도 볼 수 있다. (…). 그들은 난쟁이 나라(Lilliput)의 걸리버이며 장난감 나라(Toyland)의 어른 어린이들이다. 모든 것이 축소된 세계에서는 보통의 것이 크게 보인다. 즉, 축소 모형 제작자들은 상상의 나라에서는 거인들이다. 도시는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텍스트이고 또 사람들이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다.
-‘10 매혹적인 타워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