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아시아를 넘어 유럽 지역까지 들썩이게 한 ‘한류’의 주역은 단연 K팝이다. 대중음악이 한 국가를 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현상은 K팝에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세계화와 디지털화는 현재 음악 산업의 가장 큰 흐름이다. 세계화는 전 세계 대중음악을 획일화함과 동시에 다양성을 부여했으며, 디지털화는 세계화를 촉진함과 아울러 저작권 개념 변화와 같은 다양한 문제를 야기했다. 대중음악 세계화의 개념, 디지털화의 양상 및 그 파급력을 자세한 예시와 함께 살펴본다.
지은이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국제학과 조교수다.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언론정보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미국 조지메이슨대학교에서 “K팝 세계화(Globalization of KᐨPop)에 관한 연구”로 문화연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13년 귀국 후 가톨릭대학교, 국민대학교, 인하대학교 등에서 음악 산업과 대중문화, 영상미디어 관련 과목을 강의했다. 2015년부터 인천 송도국제신도시에 위치한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국제학과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대중음악상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중음악과 관련된 다양한 학술 논문과 칼럼들을 학술지 및 다수의 온·오프라인 매체에 기고해 왔다. 저서로는 『케이팝의 시대』(2016), 『미디어와 문화』(공저, 2012) 등이 있고, 역서로 『교양의 효용』(2016)이 있다.
차례
음악 산업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01 문화 세계화의 개념
02 획일화
03 혼종화
04 새로운 음악 장르의 형성
05 음악 산업 생산 분야의 디지털화
06 음악 산업 유통·소비 분야의 디지털화
07 음악 산업의 디지털화와 저작권
08 음악 산업과 소셜 미디어
09 디지털화와 음악 차트
10 디지털화와 K팝의 세계화
책속으로
그리고 1980년대 말∼1990년대 초반 사이 냉전 체제가 붕괴하면서 전 세계가 자유로운 무역과 자본의 흐름을 기반으로 하는 전 지구적 자본주의 시스템으로 통합되기 시작한 것도 음악 산업 시스템에 큰 변화를 초래했다. 시장의 확대에 따라 대중음악은 과거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세계화되었고,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발전은 속도뿐만 아니라 세계화의 폭도 크게 확장했다. 세계화의 심화는 미국과 서유럽 중심으로 돌아가던 글로벌 음악 산업의 다변화를 불러왔는데, K팝의 세계적 성공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음악 산업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중에서
문화 세계화는 강대국의 문화가 다른 많은 나라의 문화를 지배하게 된다는 정치경제적인 관점에서 전 지구적 문화 교류를 해석하는 문화식민주의(cultural imperialism)와는 다른 것이다. 물론 문화 세계화 과정 속에서 정치경제적으로 우월한 힘을 가진 일부 국가들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수용자들은 외래의 문화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그것을 있는 그대로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다양한 방식으로 그것을 해석하고, 변용하며, 선택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이는 미국 문화 혹은 글로벌 문화처럼 ‘헤게모니를 가진’ 문화의 수용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어난다.
“문화 세계화의 개념” 중에서
현재 국내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힙합 음악은 대중음악의 혼종화 경향을 드러내는 좋은 예시가 될 것이다. 원래 힙합은 1970년대 후반 미국 대도시 빈민가의 흑인 문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음악으로, ‘흑인’과 ‘하층계급’이라는 인종적·계급적 특징을 굉장히 강조하는 음악이다(Watkins, 2005). 그러나 한국의 힙합은 중산층 젊은이들에 의해 미국에서 ‘수입’되었다는 점에서 미국 힙합과 계급 정체성에서 차이를 지닌다. 더불어 한국의 인종적·민족적 구성상 그 과정에서 미국 힙합 특유의 인종적 특징과도 큰 차이를 지니게 되었다(이규탁, 2011). 따라서 한국의 힙합은 미국과는 전혀 다른 한국 고유의 정치경제적·사회적·문화적 맥락에 맞게 재해석되어 수용되었으며, 그 결과 현재 한국의 힙합은 미국 힙합의 특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한국 특유의 정서가 강하게 담긴 독특한 스타일을 갖게 되었다.
“혼종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