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문재인 정권의 표현 자유의 현실을 해부한다
언론 자유 순위는 상승, 강준만 손석춘 진중권 홍세화 “표현의 자유 위축” 주장
2020년 8월 20일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대한민국 진보 정권이 권위주의를 드러내고, 타인에 대한 비판은 잘하면서 타인의 비판은 참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주장의 근거로 고위 공직자의 대 언론 소송의 증가를 들었다. ≪중앙일보≫의 칼럼 “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가 영부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청와대가 소송을 제기한 것과 고려대 임미리 교수가 칼럼 “민주당만 빼고”를 ≪경향신문≫에 기고한 뒤 더불어민주당에 의해 고발당한 상황, 유튜버 우종창(전 ≪월간조선≫ 기자) 씨가 전 법무부장관 조국에 대한 소문을 퍼뜨렸다가 수감된 상황 등이 포함된다.
문재인 정부와 집권 여당은 표현의 자유의 가치를 중요하게 인식한다. 그러나 진보를 표방하는 현 정부에서도 과거 보수 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일들이 잇따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인 혐의로 20대 청년이 유죄판결(‘불법 건조물 침입’)을 받은 사건이나 공무원과 교원의 정치적 자유 보장의 필요성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하지 않은 점도 마찬가지다. 현재 집권당은 야당 시절에 교원의 시국선언과 같은 정치참여 행위는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의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과연 대한민국 표현의 자유는 안녕한 걸까? 국경없는기자회의 2020년 언론 자유 순위에서 대한민국은 180개국 중 42위를 기록했다. 아시아국가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다. 노무현 정부 때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비교하면 상당히 높아졌다. 하지만 강준만, 손석춘, 진중권, 홍세화 등 진보적 지식인들은 문재인 정부에서 표현의 자유가 오히려 위축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무엇이 문제일까?
2016년 대한민국 표현 자유의 현실이라는 책을 통해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한국의 표현의 자유가 상당히 위축되어 있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는 저자는, 문재인 정권에서의 표현 자유의 현실은 과연 만족할 만한 수준인지 진단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문재인 정권이 한국의 표현의 자유를 한 단계 성장시키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
이 책은 2020년 현재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이슈, 쟁점을 보여 주는 4개 영역 10개 장으로 구성됐다. 제1 영역은 1장과 2장으로 표현의 자유 현황에 대해 개괄적으로 소개한다. 제2 영역은 3장과 4장으로 집권 여당, 대통령 비서실에 의한 언론사 칼럼 대상 소송 사례를 소개한다. 제3 영역은 5∼9장으로 패러디 규제, 교원의 정치적 표현, 대북전단 배포, 혐오표현, 차별금지법과 같이 현 정권에서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논쟁을 일으키고 있는 사건들에 대해 소개한다. 제4 영역은 10장으로 표현의 자유를 공부하고 있는 저자의 표현 위축 사례를 소개한다.
200자평
문재인 정부와 집권 여당은 야당 시절 표현의 자유의 가치를 중요하게 인식했다. 표현의 자유는 인간의 기본권이며 이를 제한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훼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의 언론자유 순위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보다는 많이 상승했다. 그러나 강준만, 손석춘, 진중권, 홍세화 등 진보적 지식인들은 문재인 정부에서 표현의 자유가 오히려 위축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진보를 표방하는 문재인 정부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태도와 문제점은 무엇일까?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2020년 대한민국 표현의 자유 현실을 진단한다.
지은이
이정기
동명대학교 광고홍보학과 조교수다. 동명대학교 매스컴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신문방송학과에서 석사 과정과 박사 과정을 마쳤다. 박사학위를 받은 후 2013년 12월까지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강의교수로 일했고, 2014년 1월 1일부터 2018년 2월 28일까지 한양대학교 교수학습지원센터 책임연구원(연구교수)으로 교수법, 교육커뮤니케이션을 연구했다. 2018년 3월 모교인 동명대학교 광고홍보학과에 조교수로 임용됐다. 동명대학교에서는 미디어리터러시와 글쓰기, 창의적 기획과 문제해결 방법, 스마트미디어론, 미디어리서치, 공공커뮤니케이션캠페인 등의 교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 연구와 미디어 효과 연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대학교육 혁신과 교육커뮤니케이션』(2019), 『팟캐스트』(2019), 『이정기처럼 사회과학 논문쓰기』(2017), 『대한민국 표현 자유의 현실』(2016) 등 17권의 저서를 집필했고, 112편의 논문을 KCI, SCI, SSCI, SCOPUS 등 전문 학술지에 게재했다. 문재인 정부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 부산국제광고제 자문위원, 부산울산경남언론학회 총무이사, 한국광고홍보학회 지역이사로도 활동했다.
차례
대한민국 표현의 자유, 얼마나 달라졌나?
01 표현의 자유 지수의 반등
02 진보 지식인의 진보 언론 비판
03 공인에 의한 표현의 자유 훼손 논란
04 대통령 비서실의 언론사 소송
05 공인에 대한 패러디 규제
06 교원의 정치적 표현의 제한
07 대북전단 살포와 표현의 자유
08 혐오표현과 표현의 자유
09 차별금지법과 표현의 자유
10 표현의 자유 위축 사례
책속으로
안타깝게도 문재인 정권에서의 표현의 자유 수준이 아주 ‘좋은’ 상태는 아닌 것처럼 보인다. 국경없는기자회와 영국의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국가인권위원회와 일부 진보적 지식인들에게 이르기까지 문재인 정권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문재인 정권에서 표현의 자유가 이전 정권에 비해 가시적으로 확장됐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_ “대한민국 표현의 자유, 얼마나 달라졌나?” 중에서
국경없는기자회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비해 문재인 정권의 언론의 자유 순위가 높아졌지만, 한국 사회의 표현의 자유가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서는 언론의 독립성 보장을 위한 사장 선임제도 개정이 이루어져야 하며, 여전히 최대 7년의 징역을 선고할 수 있는 명예훼손죄에 대한 개정, 북한 정보의 통제와 위축효과를 유발할 수 있는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_ “01 표현의 자유 지수의 반등” 중에서
일부 진보적 지식인, 시민단체, 그리고 정당들의 더불어민주당 비판의 핵심은 진보개혁 세력인 집권 여당이 지식인의 비판적 표현을 고발하는 것은 비판적인 발언을 봉쇄하겠다는 ‘입막음 소송’으로 발언자의 위축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집권 여당의 고발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_ “03 공인에 의한 표현의 자유 훼손 논란” 중에서
2020년 6월 23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대자보를 붙인 20대가 벌금형을 받는 사건이 도출됐다. 문재인 정권에서 공인 대상 패러디, 풍자 관련 제1호 판례였다. 2019년 11월 24일 보수 성향 청년 단체 소속 26세 김모 씨는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 건물 내부 등에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인 혐의로 기소됐다. 대자보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얼굴과 함께 “나(시진핑)의 충견 문재앙이 한·미·일 통맹 파기, 공수처, 연동형 비례제를 통과시키고 총선에서 승리한 후 미군을 철수시켜 완벽한 중국의 식민지가 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칠 것”이라는 문장이 쓰여 있었다.
_ “05 공인에 대한 패러디 규제” 중에서
차별금지법은 성별, 장애, 성적 지향, 국적 등을 이유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법률이다. OECD에 가입한 대부분의 국가가 차별금지법을 제정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차별금지법 입법을 둘러싼 표현의 자유 논쟁이 발생하고 있다. 일부 보수 기독교계는 차별금지법이 종교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국가인권위원회와 일부 종교계는 소수자들이 차별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위해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_ “09 차별금지법과 표현의 자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