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우리는 왜 시를 읽지 못할까? 시집 한 권에 백여 편의 시가 있다. 이 시를 읽고 또 저 시를 읽는다. 첫 시를 읽어 내면, 두 번째 시가 독자를 기다린다. 두 번째 시를 세 번째 시가 덮고 다시 네 번째 시가 쌓인다. 상처입기도 전에 상처는 아물고 헤어지기도 전에 이별을 다시 만난다. 그러면, 시는 평평해진다. 정말 시는 그렇게 평평할까? 카톡과 페이스북에서 매일 만나는 그냥 그런 말일까?
좋고 쉬운 시 시가 너무 어렵다는 불평이 많다. 그래서 읽기 힘들다고 한다. 독자의 게으름인가? 아니다. 쉽고 좋은 시도 많다. 잘 쓴 동시가 바로 그렇다. 지만지 한국동시문학선집 100종에 실린 111인의 작품 9940편 가운데 31 작가, 35 작품을 찾았다. 선정 기준은 간단하다. 가슴 찡한 느낌을 피할 수 없는 시. 아름답다.
보물처럼 숨은 시 시를 보면 잠이 온다고 한다. 독자의 불감증인가? 아니다. 시집의 불친절이다. 이 시집 《동시》에는 시가 있는 쪽보다 없는 쪽이 더 많다. 35편의 동시, 144쪽의 시집이다. 빈 곳, 곧 백지는 뭔가? 독자의 공간이다. 사유의 시간이다. 이 시집에서 시를 보기는 쉽지 않다. 여기저기에 보물처럼 숨어 있다.
시와 백지의 결단 동시와 백지가 만났다. 동시는 쉽다. 투명하고 단순하지만 울림이 오래간다. 어떤 어른도 거부할 수 없는 자신의 오리지낼러티가 그곳에 있다. 한 편의 동시를 읽고(이건 정말 잠깐이다.) 백지 위에 눈이 머물면, 마음은 그 시작된 곳을 향해 원정을 시작한다. 사건의 시간이 시작되고 오랫동안 지금 여기로 돌아오지 못한다.
《동시》 이 시집의 제목은 ‘동시’다. 동시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읽기 쉽고 부담 없고 재미있고 소중하다. 시도 그렇지만 시를 읽는 독자도 그렇다. 어느 어른이, 지금 대한민국에 살면서 자신이 무엇인지, 어디서 와 어디로 가는지 알겠는가, 돌아보겠는가? 시집 《동시》를 열면 우리는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된다. 백지 위에 가만 머물다 보면 그것이 나였음을 알게 된다.
200자평
지만지 한국동시문학선집 100종에 실린 111인의 작품 9940편 가운데 가슴 찡한 느낌을 피할 수 없는 아름다운 시를 골라 모았다. 31명 작가의 작품 35편이다. 시를 읽고 사유하는 시간을 위해 시와 시 사이에 긴 여백을 두었다.
지은이
김구연
김영일
강소천
송재진
이혜영
강현호
공재동
방정환
박방희
안학수
한명순
남진원
권영상
이상문
권태응
박경종
문삼석
박두순
오순택
윤동재
윤석중
이창건
하청호
김숙분
정두리
김소운
김종상
박일
윤동주
정진아
차례
귀여운 나의 새 김구연
수양버들 김영일
소낙비 강소천
두근두근 송재진
바람의 고민 이혜영
홍시 2 강현호
초승달 공재동
잘 가거라! 열다섯 살아 방정환
개밥그릇 박방희
시계 소리 안학수
진리가 질린다 한명순
할머니 남진원
강아지만 모르게 권영상
못 이상문
감자꽃 권태응
기동이 엄마 박경종
할아버지 안경 문삼석
수재민 박두순
할미꽃 송재진
눈 오는 날 오순택
풀 윤동재
어제 신문 윤석중
소나무 꽃가루 날아와 이상문
거미 이창건
풀베기 하청호
실과 바늘 김숙분
하늘을 보면 정두리
밥풀 권영상
별똥별 김소운
할아버지 말씀 김종상
별 13 문삼석
망설이는 빗방울 박두순
봄비 박 일
少年 윤동주
난 내가 참 좋아 정진아
책속으로
감자꽃
권태응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
파 보나 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 보나 마나 하얀 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