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점차 늘어나고 있는 가정폭력 문제를 다뤘다. 극은 남편과 아이를 살해한 혐의로 수감 중인 피고인과 그녀의 국선변호인의 접견 장면들로 구성된다. 피고인은 변호인의 노력으로 점차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의붓아버지의 일상적인 구타, 어머니의 외면, 의붓오빠의 성폭행을 감내해 온 피고인은 결혼 후에는 남편에게 폭행당하면서도 그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참아 살게 된 사연이 드러난다.
가정 폭력은 매우 심각하고 오래된 우리 사회의 병폐다. 하지만 우리는 뉴스에서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가정 폭력 문제를 일시적인 소모성 가십거리로만 여길 뿐이다. 피해자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이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소원해 있는 판에 박은 듯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
누구보다 믿고 의지해야 할 가족으로부터 고통당하면서도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못한 채 곪아 가는 상처를 안고 사는 가정 폭력 피해자에 대한 공동체 차원의 책임감 있는 관심을 환기하는 작품이다.
200자평
제19회 월드 2인극 페스티벌 참가작. 가정 폭력 문제와 이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무관심을 고발한다. 가정 폭력 피해자에서 살인 사건 가해자가 되어야만 했던 ‘하서린’의 이야기를 통해 가정 폭력 문제에 대한 이웃의 관심과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작품이다.
지은이
김승철 : 1964년 11월 11일 서울 출생이다. 1990년 동국대학교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창작공동체 아르케 대표와 상임연출이며, 극작가이자 극동대학교 겸임교수다.
<아름다운 살인자! 보이첵>으로 2008년 밀양여름공연예술제 젊은연출가전 대상, 연출상 수상, <어느 물리학자의 낮잠>으로 2015년 서울연극인대상 연출상 수상, <소뿔자르고주인오기전에도망가선생>으로 2015년 ‘공연과이론’ 작품상 수상, <툇마루가 있는 집>으로 2015년 창작산실 대본공모 우수작 수상, 동일 작품으로 2018년 서울연극제 우수작품상 수상했다. 주요 창작 희곡으로는 <그류? 그류!>(2009), <전야제>(2009), <즐거운 나의 집>(2010), <수갑 찬 남자>(2015), <툇마루가 있는 집>(2017), <들꽃>(2018) 등이 있다.
차례
작가의 말
나오는 사람들
1
2
3
4
5
6
7
김승철은
책속으로
변호인: 피고인은 여전히 누군가의 보호가 필요한 미성년 나이에 집을 뛰쳐나와야 했습니다. 피고인을 집 밖으로 내몬 건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 당해야 했던 가정 폭력이었습니다. 결혼 후에는 알코올중독에 빠진 남편의 폭력을 수없이 견뎌 내야 했습니다. 평생 가정 폭력에 피고인의 삶이 뼛속까지 검붉게 멍들어 가는 동안 우리 사회는 무엇을 했습니까? 미성년자인 피고인이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받으며 몸과 마음이 병들어 가는 동안 그들의 이웃은 어디에 있었습니까? 피고인의 남편이 알코올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하도록 원인을 제공하고 방치한 건 누구입니까? 피고인이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고 있음을 인지하고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지역의 경찰과 공무원들은 제 역할을 다한 것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