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라파엘 알베르티의 극작품이다. 일상 세계를 전위적인 시법으로 표현해 냈다고 평가받는 시인이자 극작가다. 그는 미술에도 재능이 있었다. 이 작품에는 미술에 대한 알베르티의 해박한 지식과 시적 대사 표현이라는 극작 스타일이 집약되어 있다. 1936년 스페인 내전 당시 프랑코군의 프라도 미술관 폭격 사건을 소재로 했다. 프라도 미술관을 배경으로 고야, 루벤스, 벨라스케스 등 유명 화가의 작품 속 인물들이 등장한다. 1808년 나폴레옹과 프랑스군에 저항한 스페인 민중이 학살당한 사건과 1936년의 사건이 오버랩된다. 그림 속에서 살아 나온 인물들의 증언을 통해 역사와 현재는 절묘하게 뒤섞인다. 이들은 미술관을 지키기 위해 바리케이드를 쌓기 시작한다. 바깥에서는 폭격이 계속되고 있다.
원래 단막으로 된 이 작품은 브레히트에게 전달되었다. 그는 스페인 역사에 대한 정보가 포함된다면 극이 훨씬 나을 거라고 판단했다. 브레히트의 제안에 따라 알베르티는 프롤로그를 추가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본이 막 완성되었을 때 알베르티는 브레히트의 사망 소식을 들어야 했다.
200자평
1936년 스페인 내전. 프랑코 반군이 프라도 미술관을 폭격한다. 정부군은 이를 대비해 중요 미술품들을 지하로 옮긴다. 폭격이 계속되는 마드리리드의 밤, 고야와 벨라스케스 회화 속 인물들이 미술관을 지키기 위해 바리케이드를 쌓는다. 라파엘 알베르티의 희곡이다.
지은이
라파엘 알베르티(Rafael Alberti Merello)는 1902년 스페인 남서부에 위치한 카디스 지방의 푸에르토 데 산타마리아에서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혼란스러운 정세 가운데 1931년 공산당 당원이 되면서 자신의 정치색을 분명히 했고, 문인으로 활동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정치적 목소리를 냈다. 내전 중에는 사회주의 세력이 연합한 인민전선파에 가담했지만 1939년 반란군인 프랑코의 국민전선파가 승리를 거두고 독재가 시작되자 프랑스를 거쳐 아르헨티나로 망명을 떠났다. 1961년 이후에는 이탈리아에서 살다가 프랑코 사후 2년 만인 1977년 스페인으로 돌아갔고, 곧바로 공산당 소속으로 의원에 당선되고 카디스 지역의 대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4개월 만에 사퇴하고 창작에 전념하여 1983년에는 세르반테스상을 수상했고 1999년, 고향에서 생을 마감했다.
옮긴이
김재선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Universidad Complutense de Madrid)에서 스페인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지금은 대학에 출강하고 있다. 후안 마요르가의 ≪다윈의 거북이(La tortuga de Darwin)≫(2009), ≪맨 끝줄 소년(El chico de la última fila)≫(2014), ≪비평가 / 눈송이의 유언(El Crítico / Últimas palabras de Copito de Nieve)≫(2016)을 번역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프롤로그
단막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외팔이: 이제 새벽이 밝아 옵니다. 서두릅시다. 가능한 한 가장 높은 곳에 파렴치함과 포악함으로 썩어 버린 두 상징을 매답시다. 이들은 절대 못 돌아올 겁니다, 절대 이 땅을 밟지 못할 겁니다, 접근할 수 없도록 바리케이드를 우리가 함께 만든다면 말입니다!
머리 잘린 사람: 마드리드! 마드리드! 이름이 예쁘기도 하다!
모든 스페인의 방파제여.
땅은 진동하고, 하늘은 넋을 잃는구나.
122∼12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