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모드는 변형 또는 수정을 뜻하는 모디피케이션의 약자로 디지털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스스로 게임의 요소들을 변형해 플레이하는 것을 말한다. 게임 안의 아이템을 변형, 추가하는 행위부터 기존 게임을 바탕으로 완전히 새로운 게임을 만드는 행위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게임 문화다. 지금까지 디지털 게임이 하나의 미디어로서 보드게임 같은 오프라인 게임과 영화 장르를 모방하면서 발전해 왔다면, 모드는 어느 정도 성숙기에 이른 디지털 게임이 매체적 가능성을 실험하는 문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디지털 게임의 모드는 수용과 창작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경험을 제공한다. 모드를 통해 디지털 게임의 진화 방향을 살펴 볼 수 있다.
지은이
윤혜영
가톨릭대학교 글로컬문화스토리텔링 융복합전공 조교수다. 이화여자대학교 광고홍보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 융합콘텐츠학과에서 게임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화여자대학교, 홍익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아주대학교, 한림대학교 등에 출강하여 게임 스토리텔링과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강의했다. 저서로 『게임사전』(공저, 2016),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이해』(공저, 2015)가 있으며, 논문은 “디지털 게임 모드하기의 문화적 의미 고찰”(2016), “MMORPG 서사 양식 전환에 따른 사용자 정체성 연구”(2015), “퍼즐 게임 플레이에 나타난 엔트로피 감소의 시뮬레이션”(2013) 등이 있다. 게임과 디지털 스토리텔링 영역 전반에 나타나는 창작과 수용의 결합 현상에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이다.
차례
01 모드란 무엇인가
02 모드의 역사
03 광의의 모드와 협의의 모드
04 기술적 상상력과 문화 소프트웨어
05 디지털 게임의 서사적 이종 세계
06 자기 반영적 메타 게임
07 <하프라이프> 모드: FPS 장르의 오마주
08 <엘더스크롤 V: 스카이림> 모드: 환상 세계의 확장
09 <게리 모드>: 패러디 게임의 원더랜드
10 게임의 진화
책속으로
모드를 통해 개발자와 사용자는 소프트웨어라는, 상호 관계를 위한 공통의 언어를 갖게 되었다. 이는 게임에서 작가와 작품의 아우라가 소멸하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전통적으로 어떤 예술 미디어에서든 그 분야의 작가로서 권위를 갖는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해당 미디어의 장인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컴퓨터 메타미디어로서 소프트웨어는 이미 그 자체로 영화, 사진, 그림, 이야기와 같은 각 미디어의 숙련된 기술을 기능화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사용자는 기술적으로 어떤 미디어에서든 장인이 될 수 있다. 작가의 권위라는 관점에서 디지털 게임의 문화 소프트웨어화는 컴퓨터의 언어를 독점한 개발자의 창작자이자 장인으로서 권위를 무너뜨린다.
“디지털 게임, 유토피아를 향한 시뮬레이션” 중에서
모드에 대한 정의는 비교적 명쾌하지만 어디까지를 모드로 볼 것인가의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모드의 스펙트럼은 광범하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모든 게임에 모드가 존재한다. 사용자가 게임 내 객체들을 사용해 게임을 플레이해 나가는 과정, 캐릭터나 환경을 최적화하고 맞춤화하는 선택과 조합의 행위, 사용자 간의 관계에 의한 창발적 행위까지도 게임에 가하는 변형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넓은 의미에서 모드는 디지털 게임의 주변적인 문화 현상이 아니라 디지털 게임에 내재해 있는 본질적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모드의 범위와 유형을 구분하는 기존의 연구들은 넓은 스펙트럼 안에서 모드의 범위를 다룬다.
“광의의 모드와 협의의 모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