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필름 형태로 상영되던 시절의 관객은 오늘날 디지털 영화에서 나타나는 지각적 차이에 놀라곤 한다. 포스트 디지털 시대엔 극장 상영 영화가 대부분 디지털 영화다. 중요한 사실은 디지털 시대 영화는 매체와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시간성의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오늘날 관객이 영화에서 지각하는 시간성은 필름 시대와는 크게 다르다.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는 영화 이미지를 운동-이미지와 시간-이미지로 나누었다. 오늘날 영화 이미지는 필름 이미지에서 매우 멀어졌다. 이미지는 디지털 매체가 일으키는 기술적 변화를 거치면서 미학적으로 새로운 해석을 요구한다. 이 책은 디지털 영화에서 시간-이미지가 이전과 다른 특성을 나타내면서 변화하는 측면에 초점을 둔다.
지은이
장미화
현재 다중지성의 정원에서 영화미학을 강의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1대학교(팡테옹 소르본느)에서 영화 시청각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중앙대학교에서 영화이론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코리아나화장품 홍보실, 이랜드 그룹 카피라이터로 재직했다. 『히치콕에게 묻고 싶은 것들』(2014), 『디지털 할리우드 스펙터클 영화의 시간성: 들뢰즈 이후 시간-이미지의 진화』(박사학위 청구논문, 2019)를 썼다.
차례
01 포스트컨티뉴이티
02 프레임과 픽셀 간격
03 베냐민과 들뢰즈의 시각적 촉각성
04 가상 카메라와 디지털 미미크리
05 합성 롱 테이크의 계시성
06 촉각적 스크린의 인터페이스
07 불릿 타임과 멀티튜드
08 모션캡처, 몰핑의 시간성
09 디지털 영화와 게임의 상호작용
10 홀로그램-이미지와 바깥
책속으로
고다르의 영화 이미지에서 믹싱은 시각적인 것과 음향적인 것 사이의 틈새를 나타낸다. 영화 이미지에는 음향적인 요소들의 배분, 시각적 요소들의 미분적 관계 설정으로 인한 틈새들의 도처에서 증식한다. 동시대 영화의 이미지에서는 유리수적 약분 대신 무리수적 절단이 주요하게 나타나서 운동-이미지의 체제를 흔들었다. 전자 이미지의 등장은 이미지의 시간성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왔다. 필름의 시간성과 구별되는 전자 이미지의 시간성은 부조화의 간격으로 생성된다. 고다르의 전자 이미지에서 짧은 숏들의 불연속 편집은 부조화의 간격을 생성한다.
“프레임과 픽셀의 간격” 중에서
디지털 영화에서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융합하는 시간성의 출현은 컴퓨터로 새로운 시간 감각을 조절하는 방식을 통해 지각적으로 창조된다. 디지털 매체의 특성은 사진적 모방을 넘어 새로운 감각을 창조하는 역량을 갖고 있다. 디지털 매체의 특성은 가상 카메라의 개념에서 알 수 있듯이 컴퓨터와의 합성 기술과 결합한다. 필립 로젠이 디지털의 매체성을 규정하기 위해 사용한 “디지털 미미크리”라는 용어는 디지털이 필름과 대비되는 이미저리 형식들을 창조함을 뜻한다.
“가상 카메라와 디지털 미미크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