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몬터규 가문의 로미오, 캐퓰릿 가문의 줄리엣, 어리고 물정 모르는 두 젊은이는 서로가 원수 집안인 줄도 모르고 첫 만남에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다. 연인의 바람과 달리 집안의 반목은 더욱 심해져 가고, 우발적인 칼부림 가운데 로미오의 친구이자 영주의 친척 머큐쇼가 줄리엣의 친척 티볼트 손에, 티볼트가 로미오의 손에 죽고 만다. 영주의 명으로 로미오는 결국 추방당하고 줄리엣과 재회하기 위해 둘의 결혼을 주재했던 신부를 찾아가 묘책을 얻는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오랫동안 반목했던 원수 집안의 자제들이라는 점은 이들의 사랑에 커다란 장애로 작용한다. 그러나 사랑하는 연인들 앞에 가로놓인 장애는 도리어 그들의 사랑을 더욱 강하게 결속한다. 흔히들 로미오와 줄리엣을 운명의 장난에 희생된 연인으로 간주하고 불운한 연인의 전형으로 삼는다. 그리하여 로미오와 줄리엣의 순수한 사랑의 좌절과 죽음은 독자들의 동정과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그들의 사랑은 순수하다. 그들은 사랑 이외에는 아무것도 염두에 두지 않는다. 사랑만을 믿고 숭배한다. 여기에 그 어떤 것도 끼어들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들 앞에 주어진 운명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결국 둘의 열렬한 사랑은 죽음 이후에야 결실을 맺는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육체는 죽었지만 사랑이란 이름으로 영원히 결합한다.
200자평
이탈리아어로 된 포르토의 작품을 페인터가 ‘쾌락의 궁전’이라는 제목으로 영역해 출판했다. 13세기부터 전해 내려오는 반목하는 원수 가문의 연인 이야기가 셰익스피어 손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불멸의 고전으로 재탄생했다.
지은이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1564년 4월 23일 존 셰익스피어와 메리 아든 사이에서 태어났다. 주로 ≪성경≫과 고전을 통해 읽기와 쓰기를 배웠고, 라틴어 격언도 암송하곤 했다. 열한 살에 입학한 문법학교에서 문법, 논리학, 수사학, 문학 등을 배웠는데, 특히 성경과 더불어 오비디우스의 ≪변신≫은 셰익스피어에게 상상력의 원천이 된다. 셰익스피어는 그리스어도 배웠지만 그리 신통하지는 않았다. 이 당시에 대학에서 교육받은 학식 있는 작가들을 ‘대학재사’라고 불렀는데, 셰익스피어는 이들과는 달리 대학 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타고난 언어 구사 능력과 무대예술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 다양한 경험, 인간에 대한 심오한 이해력은 그를 위대한 작가로 만드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그는 쌍둥이 자녀가 태어난 1585년 이후 7∼8년간 고향을 떠나 떠돌아 다녔는데, 이 기간 동안 셰익스피어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다만 1590년경에야 런던에 도착해 이때부터 배우, 극작가, 극장 주주로 활동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뿐이다. 대작가의 생애는 대부분의 경우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포함하지만, 셰익스피어의 경우는 그리 흥미로운 이야기를 발견할 수 없다. 런던으로 이주한 셰익스피어는 눈부시게 변하고 있던 수도 런던의 모습에 매료되었다. 엘리자베스 여왕(1558∼1603)이 통치하던 이 시기의 런던은 많은 농촌 인구가 유입되어 대단히 북적거리고 활기 넘치는 도시였다. 인구의 급격한 팽창으로 도시는 지저분해지고 많은 문제점들이 야기되었지만, 북적거리는 사람들과 활발한 경제 활동, 다양한 문화 활동과 행사, 특히 빈번한 연극 공연은 많은 사람들에게 여흥을 제공하면서 셰익스피어가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1590년대 초반에 집필한 ≪타이터스 안드로니커스≫, ≪헨리 6세≫, ≪리처드 3세≫ 등이 런던의 무대에서 상연되었다. 특히 ≪헨리 6세≫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그에 대한 악의에 찬 비난도 없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학 교육도 받지 못한 작가 셰익스피어 작품의 인기는 더해갔다. 1623년 벤 존슨은 그리스와 로마의 극작가와 견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셰익스피어뿐이라고 호평하며, 그는 “어느 한 시대의 사람이 아니라, 모든 시대의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1668년 존 드라이든은 셰익스피어를 “가장 크고 포괄적인 영혼”이라고 극찬했다. 셰익스피어는 1590년에서 1613년에 이르기까지 10편의 비극(로마극 포함), 17편의 희극, 10편의 역사극, 몇 편의 장시와 시집 ≪소네트≫를 집필했고, 대부분의 작품이 살아생전 인기를 누렸다. 1616년 4월 23일에 세상을 떠났다.
옮긴이
김종환은 1981년 계명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1992년 네브라스카 주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6년 이후 계명대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95년에 재남우수논문상(한국영어영문학회)을 수상했고, 1998년에는 제1회 셰익스피어학회 우수논문상을, 2006년에는 원암학술상을 받았다. 한국영어영문학회 부회장을 지냈고 현재 한국영미어문학회의 편집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셰익스피어와 타자≫, ≪셰익스피어와 현대 비평≫, ≪셰익스피어 연극 사전≫(공저)이 있으며, 세 권 모두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었다. 그 외 저서로 ≪셰익스피어 작품 각색과 다시쓰기의 정치성≫, ≪인종 담론과 성 담론≫, ≪명대사로 읽는 셰익스피어 주요 비극≫, ≪명대사로 읽는 셰익스피어 희극≫, ≪음악과 영화가 만난 길에서≫, ≪상징과 모티프로 읽는 영화≫가 있다. 셰익스피어의 주요 작품 17편을 번역했고 현존하는 소포클레스의 작품 7편을 완역했다. 아이스킬로스의 오레스테스 3부작을 번역했고 에우리피데스의 비극을 번역하고 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서사
제1막
제2막
제3막
제4막
제5막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로런스: 젊은이들의 사랑은 마음속에 있지 않고
눈 속에 있나 보구나. 기가 막힌 일이다!
로잘라인 때문에 얼마나 많은 눈물로
네 창백한 뺨을 씻었더란 말이냐?
맛없는 사랑에 간을 맞추기 위해,
얼마나 많은 짠 눈물을 헛되이 흘렸더냐?
아직도 태양은 한숨으로 생긴 구름을
하늘에서 거두지 않았고, 네 신음 소리가
늙은 내 귀에 쟁쟁 울리고 있어.
자, 보아라! 이전에 흘렸던 눈물 자국이
네 볼에 아직 씻기지 않고 남아 있어.
네가 이전의 너이고, 그 고민들이 네 거라면
네 고민들은 모두 로잘라인 때문이었다.
아니, 사람이 변했단 말인가? 그럼 이런
격언 한번 외어 봐. “사내 못 믿을 세상이니,
타락한 여자인들 어찌 탓할 수 있으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