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피렌체에서 여관을 운영하고 있는 미란돌리나. 우아한 풍모와 재치로 여관에 투숙한 모든 남자 손님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현재는 몰락한 귀족인 포를리포폴리 후작과 돈을 주고 귀족 작위를 산 알바피오리타 백작이 그녀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여성혐오자를 자처하는 리파프라타 기사만은 그녀를 거칠고 퉁명스럽게 대하는데, 이에 자존심이 상한 미란돌리나는 복수를 다짐한다. 여자로서의 명예를 걸고 온갖 수완을 발휘해 그로 하여금 자신을 사랑하도록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그녀의 집요한 유혹과 술책에 철옹성 같던 기사의 마음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경계심은 차츰 믿음과 호감으로 바뀌고, 그 역시 미란돌리나의 매력에 온 마음을 빼앗긴다. 하지만 그녀의 복수는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녀의 궁극적인 목적은 기사를 절망으로 밀어 넣어 마침내 자신의 발밑에 무릎을 꿇게 하는 것이다. 복수는 완벽하게 성공한다. 졸지에 조롱거리가 된 기사는 분노하고, 위기감을 느낀 미란돌리나는 종업원 파브리치오와 결혼하겠다고 선언한다.
오늘날 이른바 ‘연극’과 ‘세계’의 화해를 모색했던 골도니의 이념을 중심으로 다양한 해석과 무대화 작업이 시도되고 있는 작품이다.
200자평
여관 여주인 미란돌리나는 투숙객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모두가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안달할 때 기사 리파프라타만은 미란돌리나를 본 체 만 체한다. 이에 자존심이 상한 미란돌리나는 기사를 굴복시키기 위한 작전에 돌입한다. ‘연극’과 ‘세계’의 화해를 모색했던 이탈리아 극작가 카를로 골도니의 대표작이다.
지은이
카를로 골도니(Carlo Osvaldo Goldoni)는 1707년 2월 25일 베네치아에서 아버지 줄리오 골도니(Giulio Goldoni)와 어머니 마르게리타 살비오니(Margherita Salvioni) 사이에 장남으로 태어났다. 1732년 비극 <아말라순타>를 발표한 이후 극작을 이어 왔다. 나이 사십을 전후해 극작가 골도니의 명성은 점차 확고해져 갔다. 그만큼 그와의 협업을 원하는 사람들도 많아졌고 기회도 다양해졌다. 그러다 연극예술에 대한 확신과 함께 평생 전업 작가로 살아갈 결심을 굳히게 된다. 본격적으로 작품을 쓰기 시작한 이래 1750∼1751년 시즌에는 무려 열여섯 편의 희곡을 쓰기도 했는데, 극작을 거듭하면서 그는 기존의 극작 모델과 관행에서 탈피해 새로운 원리와 형식들을 과감하게 적용해 나갔다. 1762년 루이 15세의 초청으로 파리로 건너가 왕실 지원을 받는 이탈리아 극단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 갔다. 1765년에 루이 15세의 딸인 아델라이드 공주의 이탈리아어 선생으로 부임하면서 집필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기회를 잃은 뒤로 골도니의 집필 건수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이후 혁명의 여파로 후원자뿐만 아니라 연금 혜택마저 상실한 골도니는 향년 86세에 숨을 거두었다.
옮긴이
조태준은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불어불문학과 및 동(同) 대학원을 졸업하고 앙토냉 아르토의 연극이론을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출과 객원교수를 거쳐 배재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2012년 미국 루이지애나 대학교(ULL) 커뮤니케이션학과 방문교수를 역임하였다. 연극 이론 및 극작술, 공연미학에 관련한 논문과 칼럼을 여러 편 썼으며, <골고다의 딸들>(한웅출판, 1992>, <바람의 전쟁>(열린세상, 1996> 등의 번역소설과 번역 희곡 <유령소나타>(지만지, 2014)와 <바다에서 온 여인>(지만지, 2015)를 펴냈다. 또한 그는 연극 현장에서 극작가 및 연출가로 활동하면서 연극, 뮤지컬, 오페라, 무용 등 다양한 공연 장르를 넘나들며 다수의 작품에 참여하였고 현재 극단 인공낙원 대표, 극단 하땅세 상임 연출로 활동중이다. 대표작으로는 희곡 <창밖의 앵두꽃은 몇 번이나 피었는고>, <3cm>, <푸른 개미가 꿈꾸는 곳>이 있으며, 연극 <유령소나타>, <루나사에서 춤을>, <목소리>, 뮤지컬 <포비든 플래닛>, <애랑연가>, 오페라 <류퉁의 꿈> 등을 연출하였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1막
2막
3막
해설
지은이에 대해
작품 목록
지은이 연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기사: 말세로군! 저 여자가 사람들을 죄다 홀리고 있어. 이러다 나까지 홀리게 되면 아주 볼만하겠는걸. 자, 내일이면 난 리보르노로 떠난다. 나 또한 나약한 인간인지 아닌지 확인해 볼 요량이라면 가급적 오늘 중으로 무슨 수를 써야 할 거야. 그러려면 나의 여성 혐오를 능가하는 뭔가가 더 있어야 할 거야.
8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