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영국의 인류학자’ 메리 더글러스라는 표현은 더글러스를 충분히 수식하지 못한다. 그는 영국이라는 주류 역사의 일원이었지만 아일랜드계 이주민, 가톨릭 교도, 여성, 비영어권 지역에 대한 관심 등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연구들을 남겼다. 더글러스를 널리 알린 개념이 바로 ‘깨끗함’이다. 현대인은 스스로를 ‘깨끗하다’고 믿지만 이는 경계 짓기에 따른 신화에 불과하다. 깨끗함은 문화적 구분에 근거해 그 부정인 더러움과 짝지어진다.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비체’ 개념 역시 더글러스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더글러스의 깨끗함 개념은 현대와 원시, 과학과 종교의 이분법을 재고하게 한다. 이 책을 통해 더글러스의 이론이 현대에서 페미니즘, 탈식민주의, 종교와 맺는 관계 또한 이해할 수 있다.
메리 더글러스(Mary Douglas, 1921∼2007)
영국의 인류학자. 어린 시절부터 버마에 있는 부모님과 떨어져 아일랜드에 사는 외할머니 아래서 자랐다. 가톨릭 계열 기숙학교에서 고등학교 교육을 받았고,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에드워드 에번스프리처드의 지도 아래 인류학을 공부했다. 1949년에 벨기에령 콩고에서 렐레족 현지조사를 했다. 런던의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에서 25년간 강의했다. 『순수와 위험: 오염과 터부 개념 분석』(1966)과 『자연 상징: 우주론 탐구』(1970)의 출간으로 명성을 얻었다. 노스웨스턴대학교, 프린스턴대학교 등 미국 대학교에서 11년간 강의 후 1988년에 영국에 돌아왔다. 2007년에 8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사상 분야 인류학, 종교학
연관 사상가 마르셀 모스, 에밀 뒤르켐, 줄리아 크리스테바,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200자평
이 책은 『순수와 위험: 오염과 터부 개념 분석』, 『자연 상징: 우주론 탐구』의 저자로 유명한 메리 더글러스의 사상을 10가지 키워드로 소개한다. 더러움은 단순한 물질적 오염이 아니라 우리가 꺼리는 문화적 대상이다. 원시부족의 금기와 현대인의 더러움 관념은 연속선에 있다. 이는 적절한 장소에 놓여 있지 않고 경계를 교란한다는 점에서 같다. 현대인은 깨끗함에 대한 자신의 기준이 객관적이고 과학적이라고 믿지만, 이는 하나의 신화에 불과하다. 현대인의 깨끗함 관념 또한 더러움에 따라 경계가 그려지는 유동적 범주이기 때문이다. 더글러스의 깨끗함 관념에 대한 새로운 인식은 현대와 원시, 과학과 종교의 이분법을 재고하게 한다.
지은이
방원일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과 종교학과 강사다. “인간과 종교”, “종교와 영화” 등 종교학 과목을 수년간 강의해 왔다. 인문 의학 분야 강의를 맡은 것을 계기로 의학과 종교의 만남에 관심을 두고 있다. 십 년 넘게 종교학을 주제로 한 블로그 “종교학 벌레”(http://bhang813.egloos.com)를 운영 중이다. 서울대학교에서 “초기 개신교 선교사의 한국 종교 이해”(2011)로 종교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술로는 『종교, 미디어, 감각』(공저, 2016), 『우리에게 종교란 무엇인가』(공저, 2016), 『종교와 동물 그리고 윤리적 성찰』(공저, 2014)가 있다. 옮긴 책으로는 『자연 상징: 우주론 탐구』(2014)와 『자리 잡기: 의례 내의 이론을 찾아서』(2009)가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혼합현상에 관한 이론적 고찰”(2018), “원시유일신 이론의 전개와 영향”(2017),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의 비교종교학”(2016)이 있다.
차례
01 깨끗함
02 부정
03 분류 체계
04 몸의 경계
05 의례
06 격자와 집단
07 악의 문제
08 가톨릭
09 종교 상징
10 원시인과 현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