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위기에 처한 디지털 시대의 독자를 위한 묵상독서
디지털 시대의 독자는 위기에 처했다. 대충 훑어 읽기와 같은 피상적 독서에 머물다 보니 자신을 돌아보고 사유하는 진지한 독서와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왜 책을 읽는가? 우리의 독서는 얼마나 본질에 닿아 있나? 어떻게 읽고 사유해야 참자기를 만날 수 있는가? 다시 물어야 한다. 독서와 묵상을 통해 영적 체험을 하고 내면으로 들어가 참자기를 만나고 영성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스도교에서 유구하게 전해 내려온 묵상독서를 새롭게 조명하는 이 책을 통해 그 방법을 찾아보자.
리터러시교육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묵상독서
묵상독서는 특정 종교의 의례나 종교적 지식을 습득하는 독서가 아니라, 인간 존재에 깃든 ‘자기’를 만나 존재의 본질을 인식하고 충만한 삶을 살아가는 기술을 배우는 독서다. 지속적인 묵상독서는 주의력 강화와 이해력 향상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진실한 자기 이해와 건강한 신념에 기초한 소명 의식으로 독자를 이끈다. 이 책은 현대적 리터러시 개념 안에서 주의력, 깊은 이해를 위한 체화와 추론, 상상력과 관계 짓기, 변형과 실천을 중심으로 묵상독서의 가치와 적용 가능성을 살핀다.
실천적 삶, 좋은 삶을 위한 리터러시와 묵상독서
실천적 삶을 위한 리터러시교육은 말과 글을 통해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역량,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역량, 타자의 욕망과 아픔에 공감하고 연대하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리터러시교육은 책을 넘어선 읽기, 교류적 세계로의 이행을 지향하며 참여와 변화를 위한 학습, 공동체적 실천을 강조하는 묵상독서를 통해 실현할 수 있다. 저자가 재해석한 묵상독서의 가치를 토대로 단순한 읽기, 쓰기 중심의 리터러시교육이 아니라 함께 더 나은 삶을 지향하기 위한 독서와 리터러시교육의 본질을 고민해 보자.
200자평
묵상독서는 특정 종교의 의례나 지식을 습득하는 독서가 아니다. 자신의 영성을 인식하고 참자기를 만나 충만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독서다. 이 책은 현대적 리터러시 개념 안에서 주의력, 깊은 이해를 위한 체화와 추론, 상상력과 관계 짓기, 변형과 실천을 중심으로 묵상독서를 재해석하며 이를 바탕으로 좋은 삶을 위한 실천적 리터러시 함양을 논한다.
지은이
임성미
가톨릭대학교 교육대학원 독서교육과 겸임교수다. 학교와 도서관, 교육청, 기업, 사회 교육 기관에서 학생, 부모, 교사, 사서,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오랫동안 독서교육 강의를 해 오고 있다. 가톨릭대학교에서 독서교육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담요와 책만 있다면』(2018), 『사회독서, 세상을 읽는 힘』(2018), 『초등 인문독서의 기적』(2016), 『내 꿈을 열어 주는 진로 독서』(2013), 『오늘 읽은 책이 바로 네 미래다』(2010) 등이 있다.
차례
왜 지금 묵상독서인가?
01 묵상독서의 핵심 개념
02 묵상독서와 주의력
03 묵상독서와 체화, 추론
04 묵상독서와 상상력, 관계 짓기
05 묵상독서를 통한 변형과 실천
06 묵상독서와 삼중 미메시스
07 미메시스적 텍스트 이해의 교육적 의미
08 실천적 삶을 위한 묵상독서
09 실천적 삶을 위한 리터러시교육
10 묵상독서와 좋은 삶을 위한 리터러시
책속으로
묵상독서는 자기 자신을 영적 존재로 자각함으로써 영성을 발견하고 일상에서 실천하기 위한 독서다. 우리는 전통적 묵상독서의 독자들이 그러했듯 홀로 고요히 내면으로 들어가 사색을 통해 진정한 자신을 만나는 독서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러한 독서는 인간성을 새롭게 자각하고 자기를 돌보며 삶의 위기를 헤쳐 나가는 정신 근육을 기르는 것이다. 묵상독서는 특정 종교의 의례나 종교적 지식을 습득하는 독서가 아니라, 인간 존재에 깃든 ‘자기’를 만나 존재의 본질을 인식하고 충만한 삶을 살아가는 기술을 배우는 독서다.
– xiv쪽
그간 종교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던 묵상독서는 위기를 맞은 디지털 시대의 리터러시교육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 또한 묵상독서를 재조명하고 재해석함으로써 우리가 독서를 하는 본질적 이유, 즉 리터러시의 목적에 대한 물음에 답할 수 있다.
– xvii쪽
묵상독서의 독자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깊숙한 내면으로 들어가 근원과 만나라’고 외친다. 묵상은 책을 읽은 후 자신 내면의 언어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들이 드러나도록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묵상의 시작인 읽기는 영혼(자기)에 대한 중요한 봉사다.
– 12쪽
지속적인 묵상독서는 진실한 내면의 자기가 말하는 것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무엇을 해야 하는지 소명 의식을 느끼도록 돕는다. 그리하여 그는 많은 일을 하지만 쉽게 지치지 않는다. 그는 영성의 부름, 즉 건강한 신념과 가치로 진리에 헌신하기 때문이다. 묵상독서에서 기도와 관상을 보여 준 수도승의 모습을 현대적으로 표현한다면 정체성과 소명을 인식하고 실천하는 독자의 모습일 것이다. 리쾨르의 말로 한다면, 정체성과 소명 의식의 깨달음은 서사적 이해력을 통해 서사를 재구성하는 힘, 즉 서사를 통한 자기 이해로써 얻어지는 것이다.
– 44쪽
묵상독서의 독자가 얻고자 했던 ‘관상’은 오늘날 거대한 존재의 사슬 안에 놓인 것들을 사유함으로써 돌봄과 책임의 관계망에 참여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교육으로서 리터러시는 자기를 돌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모든 생명을 돌보는 일, 고통받는 이웃을 돌보는 일로 귀착된다. 돌봄은 타자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을 요구하는데, 여기에는 삶을 읽어 내고 해석하는 힘으로서 리터러시가 반드시 필요하다.
– 9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