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문화재단, 지역문화 발전인가? 지역정치 강화인가?
지방선거 앞두고 독립성과 자율성 논란 해결해야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각 지역의 문화재단들이 정치적 처신을 두고 방황하고 있다. 지역문화 보존과 창달에 힘써야 할 문화예술단체가 왜 정치적 상황에 휘둘려야 하는가? 예산편성권을 가진 지방자치단체가 운영에 직간접으로 개입함으로써 형식적인 독립 지위를 무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재단은 법적으로 독립적인 조직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지방자치단체 산하기관으로서 독립성·자율성의 제약을 받는다. 곧 지방자치제도 시행 30년을 맞는다. 문화재단의 건전성 평가가 반드시 필요한 이때 안성맞춤인 책이 나왔다.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 회장을 역임한 저자가 다년간 문화재단 경영을 통해서 체득한 경험을 분석하고 운영 실태와 문제점, 원인과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지자체들은 해당 지역의 예술가와 문화예술단체와의 갈등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장의 정치적 입지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문화재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문화재단은 표면적으로 지역문화의 정체성 확립을 통해 지역민들의 문화적 자긍심을 고취함으로써 지역문화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목표를 내세우지만 현실적으로 이러한 목표에 도달하기는 매우 어렵다. 문화재단 경영자를 문화예술 분야 출신의 전문가가 아닌 자치단체장의 코드에 맞는 인사를 임명한다든지 선거 공신을 낙하함으로써 심한 경우 문화재단의 활동이 정치적 상황에 좌지우지 되는 폐해를 입게 되었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전국적으로 문화재단의 외형적 성장은 빠르게 진행되었고 독립성·자율성에 대한 요구는 더욱 높아졌다.
지역의 문화재단들이 예상하지 못한 난관에 부딪힌 가장 큰 이유는 해당 지자체의 무분별한 관리·감독권 행사였다. 문화재단의 조직 운영, 예산 집행, 사업 기획 등 모든 업무가 지자체의 지시에 따라 수행해야 하는 상황은 문화재단이 지자체의 수탁 기관으로 전락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문화재단의 급속한 외형적 성장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측면이 없지는 않지만, 조직의 독립성·자율성을 위한 법과 제도를 보완하도록 요구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에 따라 문화재단 경영자들은 실질적인 대안 마련을 위한 네트워킹의 필요성에 공감하게 되었고,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를 발족시켜 대응해 나가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문화재단이 지역문화의 미래를 위한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는 믿음은 변함없다. 지역민들의 문화에 대한 요구가 과거의 일회성 문화예술지원이 아닌 미래를 향한 예술의 생활화와 문화복지 개념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문화재단이 정치적 입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지역 주민들을 비롯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문화재단의 선도적 노력이 있어야 한다. 특히 경영자는 구성원들이 조직의 비전을 공유하고 지역문화를 위한 창의적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올바른 조직문화 형성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200자평
문화재단은 지역문화 정체성 확립을 통해 지역민의 문화적 자긍심을 고취함으로써 지역문화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정치적 종속 등 다양한 문제가 표출되었고 이 시점에서 문화재단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평가 결과를 문화재단이 오롯이 받아들이기에는 불편한 진실이 너무도 많다는 것이다. 문화재단의 건전성 평가가 반드시 필요한 이때, 다년간 문화재단 경영을 통해서 체득한 경험을 분석하고 그 원인과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지은이
김혁수
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주임교수다. 단국대학교에서 문화예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겸임교수, 강원도립극단 예술감독, 춘천문화재단 이사, 김유정문학촌 운영위원, 문화컨설팅 금병의숙 대표 등으로 활동 중이다. 용인문화재단 대표이사,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 회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한국공연예술경영인협회 경기지부 위원장, 경기도문화재단협의회 부의장 등을 역임하면서 문화예술 조직 경영과 정책 개발을 비롯하여 충청남도·경상남도·울산시·광주시·세종시·수원시·성남시·아산시 등의 문화재단 및 관련 기관 경영평가 위원으로 활동하였다. 그 외에도 문화체육관광부 지역문화협력위원회 위원·공공디자인위원회 위원, 지역문화진흥원 이사, 정동극장 이사, 한국문인협회 이사, 서울세계등축제 자문위원, 한국방송대상 심사위원, 서울메트로 문화예술 자문위원, 인천시립극단 운영위원, 서울문화재단 창작공간사업단장, 한국연극연출가 협회 이사,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사무국장, 한국연극협회 사무국장, 월간 한국연극 편집장, 연극의 해 집행위원, 문화의날 기획위원·기념식 연출 등으로 활동하였다. 아울러 현장 예술가로서 극작가·연출가·소설가로도 꾸준히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이론서 『연극만들기』, 희곡집 『유정-봄을 그리다』, 『무대 뒤에 있습니다』, 연구논문으로는 “지역문화재단 경영자의 변혁적 리더십이 조직구성원의 직무태도에 미치는 영향”, “서울대표축제로 확대 개편된 하이서울 페스티벌 발전방안 연구” 등이 있다.
차례
문화재단의 출범과 의의
01 문화재단과 지역문화진흥법
02 독립성과 자율성
03 전문인력 양성
04 재원조성
05 경영자의 특성
06 조직 구성원의 특성
07 공조직과 사조직
08 경영평가
09 취업과 이직
10 문화재단의 미래
책속으로
문화재단 특히 기초문화재단은 환경적 특성에 의해 풀뿌리 지역문화 발전을 위한 초석이자 원천으로 자리 잡고자 하였다. 그러나 기초자치단체 문화재단의 경우 사업의 기획 및 추진은 재원 확보의 어려움 때문에, 구성원의 전문성은 지역문화 전문인력 부족 현상 때문에, 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기 어려웠다.
_“01 문화재단과 지역문화진흥법” 중에서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는 드러난 사실조차 부정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을 대상으로 성명을 발표하고 이를 언론에 제공하였지만, 그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변화의 의지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야말로 성토로 끝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문화예술계 일부에서는 문화재단의 독립성·자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오히려 조직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 지방자치단체장, 공무원, 시·군·구의원 등과의 소통 강화를 위한 경영자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하였다.
_“02 독립성과 자율성” 중에서
지방자치단체장에 의해 지속되고 있는 문화재단 경영자 임명과 관련한 부정적인 현상을 들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지방자치단체장의 측면에서 볼 때, 산하기관인 문화재단 경영자와 자신 간의 관계 설정에서 강력한 변혁적 리더십보다 변화되는 상황에 따라 수시로 조치가 가능한 거래적 리더십이 더욱 긍정적으로 느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문화재단 비전 및 경영자 리더십의 중요성을 증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_“05 경영자의 특성” 중에서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공조직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은 점점 강화되고 있다. 임원에 대한 임명과 해임, 직원의 채용과 계약을 비롯하여 조직 규모와 예산의 집행, 사업의 조정 등 경영의 모든 부문에 대해 관리·감독 및 평가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는데, 문화재단과 같은 공조직의 입장에서 대응 방법이 마땅치 않다. 게다가 공조직을 바라보는 따가운 사회적 시선이 관리·감독 및 평가를 무조건 부정하고 거부할 수만은 없게 하고 있다.
_“07 공조직과 사조직” 중에서
채용과 관련하여 예상하지 못한 또 하나의 문제가 표출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출자·출연한 문화재단들이 규모 면에서 볼 때, 비교적 조직 구성원이 많지 않고 직무 역시 크게 세분화·전문화 되어 있지 않다. 문화예술 분야의 경우 공연기획·축제기획·예술교육·홍보·무대기술 등으로 구분되어 직무를 수행하지만, 실질적으로 무대기술 분야를 제외한 모든 분야는 문화예술 행정 전공자들이 순환하면서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_“09 취업과 이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