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 박희순이 읽는 지하련의 도정

해방 후 이념적 혼란 속에서 민족의 도정(道程)과 역사의 진로를 모색해 가는 지식인의 계급적 성찰과 각성을 그리고 있는 소설이다. 1946년 8월 조선문학가동맹 기관지 ≪문학≫ 창간호에 발표된 작품으로 조선문학가동맹에서 제정한 제1회 ‘조선문학상’ 후보작으로 추천되어 이태준의 ＜해방 전후＞와 경합을 벌였다. 당시 심사평에 따르면, 문학자의 엄중한 자기비판과 광범한 인민층의 지지를 바탕으로 하는 인민적 민주주의 민족문학론의 핵심을 보여 주는 작품으로 평가되었다.

지하련(1912~?)의 본명은 이숙희이다. 1940년 백철의 추천으로 단편 ＜결별＞을 ≪문장≫에 발표하여 등단했다. 초기에는 소시민의 자의식을 섬세한 심리묘사로 그려낸 작품들을 썼으나 해방 직후 창작한 ＜도정＞과 ＜광나루＞(1947) 등에서는 새 시대가 요구하는 삶의 방향을 작품 속에 담기 위해 노력했다. 해방 이후 남편 임화와 함께 ‘조선문학가동맹’에 가담했고, 1947년 남편을 따라 월북했다.

박희순은 서울예술대학 연극과를 졸업하고 극단 목화의 단원으로 활동했다. 1990년 연극 ＜심청이는 왜 두 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로 데뷔했다. 영화 ＜세븐 데이즈＞, 연극 ＜백마강 달밤에＞, 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 등에 출연했다.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 대한민국 영화대상 남우조연상, 이천춘사대상영화제 남우조연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