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깊은 신뢰로 우정을 쌓아 온 발렌타인과 프로테우스는 서로의 성공과 사랑을 빌며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하고 헤어진다. 프로테우스는 연인 줄리아와 베로나에 남기로 하고 발렌타인은 명성을 쫓아 밀라노로 향한다. 발렌타인은 곧 밀라노 공작의 신임을 얻게 되었지만, 동시에 자신이 그토록 한심하게 여겼던 사랑의 포로가 되어 버린다. 공작의 딸 실비아를 남몰래 사랑하게 된 것. 실비아를 향한 발렌타인의 조심스런 구애가 결실을 맺을 때쯤 프로테우스는 아버지에게 떠밀려 친구가 있는 밀라노에 도착한다. 프로테우스가 밀라노에 도착하면서 이들의 우정과 사랑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프로테우스가 친구의 연인 실비아에게 첫눈에 반해 버린 것이다. 프로테우스는 실비아를 차지하기 위해 친구와 연인 줄리아를 배신하기로 결심한다. 그의 머리에서 친구를 파멸할 무서운 간계가 꾸며지고, 발렌타인은 결국 모든 걸 잃은 채 공작의 명령에 따라 밀라노에서 쫓겨난다. 만토바의 변경에서 헤매던 발렌타인은 자신을 습격한 산적들을 포섭해 그들의 두목이 되고, 발렌타인을 찾아 도망친 실비아와 그녀를 추적해 온 프로테우스, 실비아의 정혼자와 밀라노의 공작까지 만토바의 숲에 이르게 된다. 한때 친구였던 프로테우스와 발렌타인은 실비아를 사이에 두고 연적으로 맞닥뜨린다.
셰익스피어는 이 작품에서 ‘모험 애정극’의 전형을 보여 주며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갈등의 실타래를 해피엔드로 풀어 나간다.
200자평
발렌타인과 프로테우스의 우정과 배반, 사랑과 용서의 이야기가 이탈리아 베로나를 무대로 펼쳐진다. 연인과 친구를 배신하고 공작의 딸에게 구애하는 프로테우스, 친구의 배신으로 영지에서 쫓겨나 산적 두목이 된 발렌타인, 두 사람의 재회로 극적 긴장은 최고조에 달한다.
지은이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1564년 4월 23일 존 셰익스피어와 메리 아든 사이에서 태어났다. 주로 ≪성경≫과 고전을 통해 읽기와 쓰기를 배웠고, 라틴어 격언도 암송하곤 했다. 열한 살에 입학한 문법학교에서 문법, 논리학, 수사학, 문학 등을 배웠는데, 특히 성경과 더불어 오비디우스의 ≪변신≫은 셰익스피어에게 상상력의 원천이 된다. 셰익스피어는 그리스어도 배웠지만 그리 신통하지는 않았다. 이 당시에 대학에서 교육받은 학식 있는 작가들을 ‘대학재사’라고 불렀는데, 셰익스피어는 이들과는 달리 대학 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타고난 언어 구사 능력과 무대예술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 다양한 경험, 인간에 대한 심오한 이해력은 그를 위대한 작가로 만드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그는 쌍둥이 자녀가 태어난 1585년 이후 7∼8년간 고향을 떠나 떠돌아 다녔는데, 이 기간 동안 셰익스피어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다만 1590년경에야 런던에 도착해 이때부터 배우, 극작가, 극장 주주로 활동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뿐이다. 대작가의 생애는 대부분의 경우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포함하지만, 셰익스피어의 경우는 그리 흥미로운 이야기를 발견할 수 없다. 런던으로 이주한 셰익스피어는 눈부시게 변하고 있던 수도 런던의 모습에 매료되었다. 엘리자베스 여왕(1558∼1603)이 통치하던 이 시기의 런던은 많은 농촌 인구가 유입되어 대단히 북적거리고 활기 넘치는 도시였다. 인구의 급격한 팽창으로 도시는 지저분해지고 많은 문제점들이 야기되었지만, 북적거리는 사람들과 활발한 경제 활동, 다양한 문화 활동과 행사, 특히 빈번한 연극 공연은 많은 사람들에게 여흥을 제공하면서 셰익스피어가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1590년대 초반에 집필한 ≪타이터스 안드로니커스≫, ≪헨리 6세≫, ≪리처드 3세≫ 등이 런던의 무대에서 상연되었다. 특히 ≪헨리 6세≫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그에 대한 악의에 찬 비난도 없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학 교육도 받지 못한 작가 셰익스피어 작품의 인기는 더해갔다. 1623년 벤 존슨은 그리스와 로마의 극작가와 견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셰익스피어뿐이라고 호평하며, 그는 “어느 한 시대의 사람이 아니라, 모든 시대의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1668년 존 드라이든은 셰익스피어를 “가장 크고 포괄적인 영혼”이라고 극찬했다. 셰익스피어는 1590년에서 1613년에 이르기까지 10편의 비극(로마극 포함), 17편의 희극, 10편의 역사극, 몇 편의 장시와 시집 ≪소네트≫를 집필했고, 대부분의 작품이 살아생전 인기를 누렸다. 1616년 4월 23일에 세상을 떠났다.
옮긴이
김종환은 1981년 계명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1992년 네브라스카 주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6년 이후 계명대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95년에 재남우수논문상(한국영어영문학회)을 수상했고, 1998년에는 제1회 셰익스피어학회 우수논문상을, 2006년에는 원암학술상을 받았다. 한국영어영문학회 부회장을 지냈고 현재 한국영미어문학회의 편집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셰익스피어와 타자≫, ≪셰익스피어와 현대 비평≫, ≪셰익스피어 연극 사전≫(공저)이 있으며, 세 권 모두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었다. 그 외 저서로 ≪셰익스피어 작품 각색과 다시쓰기의 정치성≫, ≪인종 담론과 성 담론≫, ≪명대사로 읽는 셰익스피어 주요 비극≫, ≪명대사로 읽는 셰익스피어 희극≫, ≪음악과 영화가 만난 길에서≫, ≪상징과 모티프로 읽는 영화≫가 있다. 셰익스피어의 주요 작품 17편을 번역했고 현존하는 소포클레스의 작품 7편을 완역했다. 아이스킬로스의 오레스테스 3부작을 번역했고 에우리피데스의 비극을 번역하고 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1막
2막
3막
4막
5막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프로테우스: 새로운 상대를 만나, 내 사랑에 대한
이전 기억은 희미해지고 말았어.
그녀는 내 거야. 발렌타인이 칭찬해서인지
그녀가 정말 완벽한 사람이라서인지
아니면 몹쓸 내가 탈선해서인지는 모르지만,
그녀는 아름다워. 왜 이유도 없이
내가 이렇게 따지려고 하지?
내가 사랑한 줄리아도 아름다웠지.
전에는 사랑했지만 이제 내 사랑은
사라져 버렸어. 불에 녹은 밀랍 인형처럼
예전 모습은 사라지고 말았어.
발렌타인에 대한 뜨거운 우정도 차게 식었어.
전처럼 그를 좋아하지 않아.
아, 발렌타인의 애인이 너무 좋아!
6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