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변신〉은 정신과 몸을 바꾸는 고통스러운 전환을 견뎌 내고 남자로 변신한 세 트랜스젠더 소년들의 우정과 연대를 다룬 이야기다. 세 주인공은 고유하고 내밀한 경험담을 나누며 시공간을 오간다. 작품을 읽은 뒤 이렇게 질문하고 싶어질 것이다. “왜 트랜스젠더가 되는가?” “외과 수술로 몸을 바꾸면 진정 다른 성으로 바뀌어 살 수 있을까?” “성은 유전학자들이 말하듯 이건 타고나는 것일까 아니면 후천적 경험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일까?”
〈변신〉은 팔로마 페드레로의 당혹스러운 경험에서 출발한다. 페드레로의 딸(지금은 아들이 된, 딸이든 아들이든 상관없는)이 어느 날 고백했다. “엄마, 난 남자예요.” 평소 연극을 통해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 온 작가였다. 젠더 이슈에 더 그랬다. 그런 페드레로도 자녀의 고백에 당황하며 무지한 질문을 쏟아냈다고 한다. 그러고 스스로 “가장 만족한 작품”이라고 평한 <변신>을 완성했다.
두 권의 희곡집 《밤의 유희》와 《머릿속의 새들》에서 페미니스트 드라마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탁월한 재능을 보여 준 팔로마 페드레로의 장편 희곡이다. 처음 한국어로 출판한다.
200자평
지금 스페인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 작가는 단연 팔로마 페드레로다. 도전적인 주제로 남성 엘리트 중심의 스페인 연극계를 도발해 왔다. 두 편의 희곡집으로 한국에 소개됐다. 최신 장편 희곡을 한국어로 처음 출판한다. 트랜스젠더 소년들의 우정과 연대의 드라마다. 작가 스스로 “가장 만족한 작품”이라고 평한다.
지은이
팔로마 페드레로(Paloma Pedrero, 1957∼)
마드리드에서 태어났다. 콤플루텐세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이후 술레마 카츠, 도미니크 데 파시오, 존 스트라스버그, 마르틴 아드헤미안과 알베르토 바이너 등 국제적인 석학들에게서 연기와 연극 연출을 수학했고 헤수스 알라드렌에게서 발성법을, 헤수스 캄포스와 페르민 카발에게서 연극 구성을 배웠다. 청소년기부터 연극에 관심이 많아 학교에서 연기 생활을 했으며 ‘잡동사니(cachivache)’라는 독립극단을 창단해 1978년부터 1981년까지 극작 활동과 배우로서 연기 생활을 했다. 텔레비전과 영화에도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길을 가던 팔로마 페드레로는 1985년에 쓴 <개인 수령증(Resguardo personal)> 연출을 맡으며 연출가로도 활동을 시작한다. ‘하늘에서 떨어진 자들(Caídos del cielo)’이란 NGO 극단을 만들어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연극을 올리고 있다. 배우이자 연출가, 작가, 교수, 칼럼니스트로서 전방위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작품들은 프랑스어, 영어, 독일어는 물론 포르투갈어, 폴란드어, 카탈루냐어, 이탈리아, 슬로바키아어로 번역되어 유럽과 중남미 아프리카에서도 공연되었다.
옮긴이
박지원
충북대학교에서 영문학과 불문학을 전공하고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에서 석사 수료했다. 주요 논문으로는 〈Semejanzas y diferencias entre dos cuentos ‘angeles’〉(Sincronía Spring, 2008) 등이 있다. 스페인 현대 희곡과 시 창작, 로르카의 시 번역에 관심을 두고 있다.
차례
서문
감사의 말
나오는 사람들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9장
10장
11장
12장
13장
14장
15장
16장
17장
18장
19장
20장
21장
22장
23장
24장
25장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샤를로트 :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그땐 말이야, 멕시코에서 이미 첫 번째 커밍아웃을 했어. 부모님께 레즈비언이라고 선언하고 여자애들과 데이트했지. 비록, 모르겠어, 모든 게 편하기만 했던 건 아니지. 뭔가 내게 맞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 그건 마치… 뭔가 하나 부족한 듯한 느낌이랄까. 그리고 뭔가가 남는다는 느낌이랄까. 머리를 잘랐지, 치마도 입지 않았어, 남자처럼 걷기 시작했어… 그리고 엄마 아빠는, 우리나라에선 하루에도 열 명씩 여자들이 죽어 나가, 겁에 질리기 시작했지. 공포에 질리셨어. 그래서 결국 반항적인 청소년기에, 가장 좋은 건… 긴 여행일 거라는 결론을 내리셨지.
4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