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복잡계적 인식은 현대 건축의 거시적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유용한 접근이다. 이 책은 복잡계 건축의 시대 배경과 조형 가능성, 실제 사례를 논의해 현대 건축의 복잡계적 함의를 탐구한다. 프랙털, 블라비텍처, 지형 건축 등 복잡계 건축 이론과 그레그 린, 프랭크 게리 등 복잡계 관련 건축가, 카타르국립박물관, 벤저민프랭클린기념관 등 복잡계 관련 건축물을 설명한다. 건축이란 분야를 통해 복잡계를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역으로 복잡계를 통해 다양한 현대 건축을 이해하는 기회를 찾는다. 건축 전공자나 전문가는 물론 미래 건축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도 부담 없이 복잡계 건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복잡계 건축의 기본 개념과 특성을 정리했다.
지은이
김영조
건축사사무소 ‘여헌’의 대표 건축사다.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대표 프로젝트 ‘서울미술관’에서 건축의 여백주의라는 복잡계 건축의 지형 건축을 구현하려 했다. ‘서울미술관’으로 녹색건축대전 우수상을 받았다. 설계 작품으로 갤러리박영, 뮤즈빌딩, 효남빌딩, Y하우스, 여의도 B&B타워, 베네키즈 베네피아 등이 있다. 자연, 인간, 건축을 아우르는 테마로 다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최창현
금강대학교 글로벌융합학부 초빙교수다. 20여 년간 복잡계 과학을 적용한 연구를 해 오고 있다. 미국 뉴욕주립대학교에서 행정 및 정책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복잡계 이야기: 카오스를 넘어 신과학 복잡계로!』(2010), 『복잡계와 동양사상』(2007), 『복잡계로 바라본 조직관리』(2005) 등 40여 권의 저서와 역서를 집필했다. 논문은 “복잡사회체제의 모형화 및 시뮬레이션”과 “C-P-N-D 생태계와 ICCT”(2014), “국력요소 중, 소프트파워로서의 문화경쟁력 비교분석 연구”(2014) 등 30여 편이 있다. 한국조직학회 회장, 관동대학교 교수, 뉴욕주립대학교 록펠러행정대학원 객원교수, RPI테크노경영대학원 초빙교수, 한국조직학회 회장과 한국행정학회 부회장을 지냈다.
차례
01 복잡계 건축의 조형
02 복잡계 건축의 배경
03 복잡계 건축
04 생태계와 건축
05 자연에서의 은유
06 프랙털 건축
07 프랭크 게리의 유동적 프랙털
08 블라비텍처
09 혼돈의 경계
10 지형 건축
책속으로
복잡계 건축(complexity architecture)이라는 키워드를 확인해 보면 해외에서는 여러 서적과 논문, 기사 등에서 논의되어 왔으나 국내에서는 아직 소수의 학위논문으로밖에 다루어지지 않았다 . 이 책은 복잡계적 특성의 현대 건축을 더 잘 이해하도록 돕는다. 복잡계의 융합적 사고가 앞으로 새로운 현대 건축을 이해하는 데에 통찰력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 복잡계는 세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프레임이자 방법론으로써 많은 순수과학 분야와 모든 조직을 아우르는 사회현상에까지 그 적용 범위를 넓혀 가고 있다. 이 책은 복잡계 자체에 대한 자세한 이해를 담기에는 지면의 제약이 있어 개별 장들에서 따로 자세히 다루지는 못했다. 그러나 복잡계를 처음 접하거나 다른 책을 참고하기 어려운 독자를 위해 복잡계의 주요 특성들을 간략히 설명하겠다.
“복잡계 특성과 건축” 중에서
인위적이기보다 자연의 법칙을 추구하는 복잡계 건축은 불규칙적이고 유기체적이며, 디자인 과정에서 복잡성이 증가해 불확실하고 불안정하지만 그것으로 새로운 개념과 조형 질서를 이루어 낸다. 복잡계 건축의 첫 번째 조형적 특성은 유클리드와 대비되는 프랙털적 형상이다. 자기 유사성을 의미하는 프랙털은 단조로운 동질의 반복이 아니라 동일성이 해체된 비동일적 카오스를 보이며 유사하지만 동일하지 않다. 복잡계적 조형 반복은 단순한 복제가 아닌 변형된 형태로의 증식이다. 크기 또한 일관적일 수 없다. 부분 통합이 아닌 유기적 전체를 추구함으로써 이질적인 개별 조형의 특색을 보인다. 따라서 프랙털적 건축 조형의 수는 유한하지 않고 무한하다고 본다.
“복잡계 건축의 조형” 중에서
뉴욕 맨해튼의 빌딩들은 거의 다 단순한 유클리드적 비례에 속박되어 있다. 현대 도시민의 높은 우울증 발생률이 도심의 단순한 유클리드기하학적 건축들에 기인한다는 보고도 있다. 즉 자연이 가지고 있는 프랙털적 복잡성이 낮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안토니오 가우디(Antonio Gaudi, 1852∼1926)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설계해 건축 중인 성가족성당(Templo Expiatorio de la Sagrada Familia)은 프랙털적 건축을 보여 준다. 네모반듯한 현대 도시의 빌딩과 대조적으로 소용돌이치고 천장으로 상승하는 곡선들과 기둥의 장식적 디테일로서 세부 가지들은 마치 나뭇가지와 흡사하고, 전체적으로는 흰개미의 자기 조직화적 건축물과 유사하게 보인다. 성가족성당에는 오늘날 실용주의적 건축물에서는 볼 수 없는 생명과 따뜻함이 깃들어 있다.
“생태계와 건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