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무대 게임>>의 작가 빅토르 아임의 희곡이다. 작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다.
조나탕은 얼마 전까지 트럼펫 연주자였다. 일하던 클럽이 문을 닫는 바람에 실직한 조나탕은 운전사 구인 소식을 듣고 면접에 지원했다. 면접관은 조나탕에게 호감을 비치다가도 그와 경쟁하는 또 다른 구직자를 치켜세우는 식으로 조나탕을 요리한다. 면접관은 질문과 요구는 점점 도를 지나치더니, 결국 정체를 숨기고 자기 집에 잠입해 아내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 보고하라는 데까지 나아간다. 그 결과를 보고 당락을 결정하겠다는 거다. 조나탕은 취직을 위해 부당해 보이는 요구를 받아들인다. 택시 기사로 위장하고 분실한 여권을 찾아 주는 척 면접관의 집을 방문한 조나탕은 면접관 아내 클로에를 보고 매력을 느낀다. 그는 클로에와 대화하던 중 부부 사이에 심상치 않은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된다.
장면이 바뀌어 세 사람은 한 집에 살고 있다. 조나탕은 운전사로 취업하는 대신 면접관 부부를 위해 헌신하는 충실한 가정부가 되었다. 면접관은 면접장에서보다 더 고압적인 태도로 조나탕을 압박하고, 상황은 점점 더 긴박해진다.
사실인지 아닌지 믿기 힘든 클로에의 고백을 통해 면접관의 실체가 드러나고, 극 내내 어디선가 들려오는 정체 모를 비명과 신음 소리가 공포감을 조성한다. 빅토르 아임은 이 작품을 통해 직장과 가정에서의 권력 관계, 정신적 학대 문제를 성찰했다.
200자평
조나탕은 취업을 위해 면접관의 비위를 맞추려고 애쓴다. 최종 면접을 통과하기 위해 양심과 자존심도 버린다. 면접관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코믹하게 흘러가던 극의 분위기는 공포로 반전된다. 조나탕은 그간의 분노와 한을 담아 일급 수프 블루테를 요리한다.
지은이
빅토르 아임(Victor Haïm)은 프랑스 오드센 지방에 있는 아니에르에서 1935년 유대계 그리스인과 터키인 부모 사이에서 출생했다. 극작가, 영화와 텔레비전 시나리오 작가, 배우, 연출가로 활약하고 있다. 작품을 쓰기 시작한 이래로 현재까지 50여 편의 작품을 발표했으며 대부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유머로 세태를 꼬집는 현실 참여 작가로 알려져 있다. 사르트르, 브레히트, 골도니에게서 영향을 받았다. 노익장을 과시하며 현재까지 꾸준히 새로운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작품마다 다양한 인간 군상을 등장시켜 인간의 비극적이면서도 우스꽝스럽고 초라한 모습을 그린다. 뿐만 아니라, 사회와 권력의 모순과 폐해, 부조리를 유머와 재치가 넘치는 문체로 비틀어 풍자하고 꼬집는다. 모든 작품이 ‘인간에 의한 인간의 굴욕’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으며 대부분 코믹하게 그려지지만 본질은 비극적이다. 이런 이유로 아임은 자신을 ‘인간적인 인간 혐오자’라 부르기도 한다. 1983년부터 1994년까지 교육자로서 여러 연극 학교와 대학에서 공연 예술, 연기를 지도하며 후배 양성에도 힘을 쏟았다. 또한 ‘극예술작가·작곡가협회(SACD)’ 이사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극예술인들의 권리 보호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한편 프랑스연극센터 사무국장직을 맡아 연극 진흥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옮긴이
김보경은 프랑스 스탕달그르노블3대학에서 언어학 학사, 석사 학위를 받고, 리옹2대학에서 언어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에서 후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극단 프랑코포니 창단 멤버로 극단 활동에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프랑스어와 한국어 언어 문제에 대해 비교언어학 관련 연구 논문을 여러 편 썼고, ≪새한불사전≫(공저)의 한불 대역 집필 작업에 참여했으며 ≪페로 동화로 배우는 프랑스어 I, II≫(공저)를 펴냈다. 역서로는 ≪라팽 라팽≫(공저), ≪나는 감자≫, ≪뿡! 방귀 뀌는 나무≫, ≪톡! 쏘는 물고기≫, ≪무대 게임≫ 등이 있다.
차례
블루테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면접관: 내가 알 게 뭐야. 당신 알아, 저자도 역시 병들었어. 두려움 때문에 병이 들었지. 저자는 내가 짖으라고 하면 짖을 거야. 당신, 보고 싶지 않아?
8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