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도심 비 피해, 원인과 해답을 찾는다
홍수·건천화 악순환 … LID 기법 도입, 물 순환 개선해야
갈수록 커지는 장마철 비 피해를 기후 변화의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잘못이다. 물론 근래에 도시 홍수가 잦아진 주요 원인은 달라진 우리나라 강우 특성 변화에 있다. 강우 횟수는 줄어드는 대신 연평균 강우량은 증가하고 있다. 비가 오는 횟수는 줄어드는 데 반해 1년 동안 오는 비의 양은 늘어나고 있으니, 결국 비가 한 번 올 때 많이 온다는 의미이고,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비가 올 때는 금세 넘쳐 홍수가 되고 비가 그치고 나면 물이 모자라 건천화(乾川化)되는 악순환을 기후변화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왜곡된 물 순환은 빗물 관리 제도에도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그간 우리나라 도시에서의 빗물 관리 정책 목표는 ‘신속 배제’였다. 비가 오면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도시에서 내보낸다는 의미다. 빨리 ‘버리기’ 위해 지표면은 포장되었고, 포장 면에서 유출된 빗물은 신속하게 우수관을 통해 하천으로 흘러간다. 이 과정에서 하천으로 유입되는 빗물의 양은 빠르게 증가하고, 하천의 통수 능력을 초과하게 되면 빗물이 미처 빠져 나가지 못해 도시가 침수되는 것이다.
도시지역은 지표면이 대부분 포장 면으로 이루어져 빗물을 침투시키거나 저류시킬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고 빗물의 유출이 빠르기 때문에 침수 피해가 증가한다. 서울의 경우, 빗물이 땅으로 침투되지 못하는 불투수 면적 비율이 50%에 이른다. 비가 내리면 절반의 지역에서는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 기회가 전혀 없는 것이다.
도시 물 관리에서 넘침과 모자람을 해결할 수 있는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개발 이전 자연 상태의 물 순환과 유사하도록 빗물을 침투시키고 저류시키면 된다. 도로 노면의 우수가 도로변 빗물받이를 통해 우수관으로 흘러들던 기존 방식을 바꿔 도로변 완충 녹지에서 저류되고 침투되도록 하는 것이다. 침투와 저류를 통한 유출량 저감은 도달 시간 지연에 따른 홍수 피해를 줄여 줄 뿐만 아니라 지하수 복원, 증발산에 의한 대기 냉각 및 습도 조절, 생물 서식 환경 형성 등 친환경적인 물 순환 체계 복원에도 기여한다.
도시에서 빗물의 침투와 저류를 통해 물 순환에 대한 영향을 줄여 보려는 기법이 저영향 개발(LID, Low Impact Development) 기법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걸림돌로 인해 LID 기법 도입이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사업시행자는 시공에 필요한 공사비 부담과 시설의 지자체 이관이 곤란하다고 한다. 지자체는 LID 기법의 적절한 유지 관리 방법과 예산 확보가 어렵다는 불만을 토로한다. 국민도 LID 기법을 썩 반기지는 않고 있다. 기존의 ‘신속 배제’ 방식은 비가 오고 난 뒤 지표면에 쌓여 있던 오염 물질이 씻겨 나가 도시가 깨끗해지지만 LID 기법 도입시에는 비가 그치고 난 뒤에도 일부 지역에는 빗물이 고여 있게 된다.
이 책은 빗물 관리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작으로 LID 기법 도입의 효과와 관련한 제도 개선 방안을 논했다. LID 기법 도입 방안과 사례를 제시하고 LID 기법의 해외 사례와 최근 동향도 알아본다.
200자평
장마철 비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서울 도심 도로가 빗물에 잠기고 저지대, 반지하에 거주하다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들이 빈번하게 목격된다. 도시의 물 순환이 왜곡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비가 내리면 빗물 유출량이 증가해 홍수가 발생하고, 건기에는 지하수위 저하로 하천이 건천화(乾川化)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강우 시에는 넘쳐서 고민이고, 건기에는 모자라서 고민이다. 도시 물 관리에서 넘침과 모자람을 해결할 수 있는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개발 이전 자연 상태의 물 순환과 유사하도록 빗물을 침투시키고 저류시키면 된다.
지은이
최종수
한국토지주택공사 토지주택연구원의 연구위원이다. 강원대학교 환경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도시지역 비점오염원 유출 특성과 저감 방안에 관한 논문으로 2003년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5년 LH공사 입사 이래 줄곧 도시에서의 물 관리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물환경학회 이사, 대한환경공학회 학술위원, 환경부 비점오염포럼 위원, LH공사 VE 심의위원, 경기도시공사 설계심의위원 등을 역임했다. LH공사사장상, 환경부장관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 『수질환경기사』(2017), 『현장 여건을 고려한 물순환시설 도입방안』(2016), 『행복도시 LID 기법 도입방안』(2016) 등이 있다.
강두기
(주)WEMS U&E 대표이사다. 부산대학교 환경공학과에서 학사, 토목공학과 하천 및 수자원 분야의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상하수도기술사로 유역 관리 및 재난 안전 관리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또한 LID 기술 분야의 R&D 및 정책 개발, LID 계획 및 설계, LID 기술 시공 등 LID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방재학회 이사 및 한국방재학회 논문집 편집위원회 간사를 역임하고 있으며, 한국환경공단 설계자문위원, 부산시 건설기술심의위원, 울산시 설계심의위원 등을 역임했다. 안전행정부장관표창(2014), 한국수자원학회표창(2014) 등을 수상했다.
이정민
한국토지주택공사 토지주택연구원의 수석연구원이다. 2007년 부경대학교에서 도시수문학 분야 공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연구 분야는 도시 우수 유출 관리와 물 순환, 도시 홍수 방어 등으로 최근에는 LID 기법과 관련해 LH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아산탕정 신도시, 평택고덕 신도시, 행정중심복합도시 등에 우수 유출 저감 및 홍수 저감 효과 분석 등의 연구를 수행했다. 국민안전처, 경기도, 제주도 등에서 사전재해영향성검토 및 우수 유출저감사업 심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환경부(2013)와 국민안전처(2016) 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최지용
서울대학교 그린바이오과학기술원 교수이며, 환경부 저영향 개발기술연구단장을 맡고 있다. KAIST 건설환경공학과에서 공학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역임했다. 비점오염원 관리, LID 기법, 물 환경 평가 등을 연구하고 있다. 대한환경공학회 학술상, 한국물환경학회 학술상, 한국물학술단체연합회 기술상 등을 수상했고, 국가 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석탑산업훈장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유역관리서비스 보상제도 도입 및 시행방안』(2015), 『지속가능한 물순환 체계 구축을 위한 저영향 개발 적용확대 방안』(2015), 『불투수면 유출특성 조사 및 관리목표 설정』(2014) 등이 있다.
남장우
환경회복연구센터의 대표다. 서울대학교 농과대학에서 조경학을 전공하고 환경대학원에서 도시계획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토지공사(현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신도시 후보지 지구 지정, 단지 계획 등 많은 신도시 개발 업무를 수행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이라크 신도시 실시설계의 총괄 책임자로 주식회사건화에서 부사장을 지냈다. 그간 신도시 개발의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및 해외 신도시 개발에 LID를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도시지역의 빗물 관리 체계 수립을 통한 친환경 도시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강명수
한국토지주택공사 토지주택연구원의 수석연구원이다. 일본 큐슈대학 인간환경연구과에서 도시공생디자인 전공으로 인간환경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경기개발연구원 초빙연구원과 도쿄대학 아시아생물자원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을 지냈다. 자연 및 인공경관의 조화와 특화를 위한 경관 관련 연구 및 대외자문활동을 주로 수행하고 있다. 특히 LID 기법과 관련해 최근 LH공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시범사업지구에 대한 지구단위계획 적용 방안 및 조경 설계 발전 방안 등 LID 기법 도입을 위한 계획·설계 분야 실무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역서로 『유럽도시 경관가이드북』(2006)이 있다.
이은엽
한국토지주택공사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이다. 청주대학교 조경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조경학회 국제협력이사, 한국정원디자인학회 편집위원, 한국환경복원학회 기후변화대응 연구회장을 맡고 있다.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 평가위원,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설계자문위원, 한국수자원공사 심의위원 등을 역임했다. 조경의날 ‘자랑스런 조경인상’, ‘LH人 償’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 『공동주택단지 치유조경계획 가이드라인』(2015), 『공원 녹지의 탄소저감 계획 방안』(2011), 『환경계획학』(2005), 『조경설계기준』(2007), 『조경공사 표준시방서』(2009) 등이 있다.
권혁
한국환경공단 수생태시설처 과장이다. 중앙대학교 토목공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전국 유역 조사 사업, 우수 이용 및 침투에 관한 연구를 수행했다. 주로 제2차 비점오염원 관리 종합대책, 비점오염저감시설 설계, 설치 및 관리 매뉴얼 등 비점오염 관리 관련 기술 및 정책 지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2012년 이후 저영향 개발 기술요소 가이드라인 등의 집필에 참여했으며, 현재 행정중심복합도시 6-4생활권 저영향 개발 설계 협업에 참여하고 있다.
정종석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 토지주택연구원의 수석연구원이다. 2004년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에서 생애주기 비용과 장수명포장 관련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 연구 분야는 건설폐기물 재활용 분야와 도로포장 분야다. 건설폐기물 재활용 분야는 국토해양부 국책과제 “건설폐기물 재활용 연구단” 총괄 간사로 과제에 참여했다. 도로포장 분야에서 블록 포장의 포설 형태 및 포설 순서를 한국토지주택공사의 『토목설계표준도집』에 반영시켰다. LID 기법과 관련해 2012년 국토부 국책과제 “도시 물순환인프라 저영향개발 기술 연구단”에 참여하고 있다.
현경학
한국토지주택공사 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이다. 연세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에서 “빗물 관리와 인공 습지를 이용한 그레이워터(Greywater) 처리”로 공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연구 실적으로는 “LID 기반의 물 순환 도시 조성을 위한 계획·설계 통합 모델 및 적용 기술개발”(2014) 등이 있다. 주로 빗물 관리, 물 순환 등 LID 분야와 그린 인프라, 물ᐨ에너지ᐨ토지 넥서스(nexus) 및 회복탄력성(resilience) 등 지속 가능 도시 조성과 관리를 위한 도시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차례
도시 물 순환 체계 회복을 위해
01 빗물 관리 패러다임의 변화
02 LID 기법 도입에 따른 물 순환 개선 효과
03 도시 우수 유출 관리와 LID 기법
04 LID 기법 도입을 위한 제도와 재원
05 신도시 개발과 LID 기법
06 도시의 경관을 위한 LID 기법
07 LID 기법을 활용한 그린 인프라 조성
08 빗물 유출 제로화 사업의 성과
09 빗물 침투 시설과 도로 안정성
10 LID 기법의 해외 사례
책속으로
LID 기법은 유역 물 순환 개선을 위해 최근 주목받고 있는 기법이다. LID 기법은 강우 유출수를 신속하게 배제하여야 한다는 전통적인 접근 방식이 아니라 강우 유출수를 하나의 수자원으로 인식한다. 침투, 여과, 지체, 저류 기능을 이용해 개발 이전 자연 상태의 물 순환 체계로 회복하고 여과, 처리 기능을 이용하여 강우 유출수 내 포함된 오염 물질을 일정 수준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
_”02 LID 기법 도입에 따른 물 순환 개선 효과” 중에서
지속 가능한 물 순환 체계 구축을 위한 제도 추진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수도 사용량을 기준으로 부과하던 하수도 요금을 불투수 면적을 기준으로 하도록 변경하는 정책도 함께 시행해, 도시 개발로 인해 증가된 강우 유출수를 처리하는 비용을 보전하고 있다. 이렇게 보전된 비용은 기존 회색 인프라(gray infrastructure)를 그린 인프라로 대체하는 데 지원하고 있다.
_”04 LID 기법 도입을 위한 제도와 재원” 중에서
물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흐름을 유도하기 위해 물의 입체적 유도 방안도 모색되어야 한다. 이에 대한 해답은 바로 자연에서 얻을 수 있다. 개발 계획을 수립할 때, 기존 지형의 경사를 활용한 빗물의 자연유하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거시적 관점에서는 기존 지형을 활용하고, 미시적 관점에서는 계획적 마운딩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_“06 도시의 경관을 위한 LID 기법” 중에서
셋째, ‘강우 유출수 농도 저감’ 중심에서 ‘강우 유출수 유출량 저감’ 중심으로의 전환이다. 강우 시 오염 물질이 함께 유출되는 특성에 따라 유출량을 관리함으로써 수질 관리를 하는 개념이며, LID(Low Impact Development, 저영향 개발) 기법의 개념과도 가장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지자체 중심’에서 ‘주민 참여 확대’로 목표가 전환되고 있다.
_”08 빗물 유출 제로화 사업의 성과” 중에서
미국과 유럽은 이미 LID 기법을 기존 도시의 확장 내지 재생을 위한 유용한 도구와 방법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전통적인 관 위주 빗물 관리 체계에서 토지 이용과 연계하는 자연형 빗물 관리로의 변화가 비교적 뚜렷하다(현경학 등, 2014). 또한 스마트시티 조성을 위한 주요한 인프라 시스템의 하나이기도 하다.
_“10 LID 기법의 해외 사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