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서장을 포함해 총 11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에서 각 장면은 인과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지만 불심검문과 고문, 이산가족 찾기, 광주민주화운동 등 1980년대 현실의 단면을 환기하는 모티프로 일관되어 있다. 애국가가 울리는 가운데 새들이 날아오르는 장면을 슬라이드로 비추며 시작한다. 이어서 무대에 흩어진 팔다리를 줍는 말뚝이의 탄식, 언론이 이산가족과 탈북자를 다루는 방식, 화장실 낙서 등을 통해 진실이 은폐되고 시민의 자유와 권리가 억압당하는 한국 사회의 암울한 현실을 지적한다. 또한 버라이어티 쇼, 고무줄놀이, 말놀이 등 다양한 놀이 형식을 활용하고 1980년대 현실을 알레고리로 형상화해 지식인의 허위의식과 무력함을 풍자하고 관객의 비판적 성찰을 유도한다. 주인석 각색, 김석만 연출로 연우소극장에서 1988년 2월 1일∼3월 31일까지 공연했으며 1997년 서울연극제 참가작으로 자유소극장에서 재공연했다.
200자평
극단 연우무대가 황지우 시를 연극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서사극 기법을 활용해 1980년대 현실을 비판했다. 분단과 광주민주화운동의 상처를 시각적 이미지와 다양한 놀이 형식을 통해 드러낸 점이 특징이다.
지은이
주인석은 1963년 6월 27일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한국종합예술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있다. 대학 시절에 집필한 희곡 <불감증>을 1989년 5월 극단 아리랑이 공연했으며, 1988년 2월 황지우 시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를 개작한 희곡을 극단 연우무대가 공연했다. 1990년 ≪문학과 사회≫ 여름호에 중편소설 <그날 그는>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대표작은 ≪옛날이야기를 좋아하면 가난하게 산단다≫(1991), ≪사잇길로 접어든 역사≫(1992), ≪그때 시라노는 달나라로 떠나가고≫(1992), ≪한국문학의 현 단계, 1992년 겨울≫(1993), ≪지옥의 복수가 내 마음을 불타게 한다≫(1995) 등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연작 소설이다. 희곡집 ≪통일밥≫(제3문학사, 1990), ≪영원한 친구, 혹은 슬픈 인연≫(한신대출판부, 2005)와 영화 평론집 ≪소설가 구보 씨의 영화 구경≫(리뷰앤리뷰, 1997), ≪소설가 구보 씨의 영화 구경 2≫(컬처클럽, 2003)를 출간했다.
차례
서장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간막쇼
제8장
제9장
제10장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는
주인석은
책속으로
앵커맨: (고뇌하는 표정으로) 난 몹시 피곤합니다. 요 며칠 동안 통 잠을 못 잤어요. 이놈의 방송질 때문이죠. 일선 방송인의 이런 고충을 시민들은 통 모를 겁니다. 생각해 보세요. 진실만을 알려야 할 본분을 가진 언론인이 정권의 시녀로 전락하고 만 이 개탄할 만한 현실! 하루에도 몇 번씩 집어치우고 싶지만… 뭐요? 못 믿겠다고요? 이것만은 좀 믿어 주세요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