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브레히트의 비서 엘리자베트 하웁트만은 1920년대에 재발견되어 영국의 런던 및 다른 도시에서 인기리에 공연되었던 존 게이(1685∼1732)의 <거지 오페라>(1728)를 독일어로 번역했다. 그런데 배우인 에른스트 요제프 아우프리히트는 그가 새로 맡은 쉬프바우어담 극장의 개관 기념으로 공연할 작품을 찾고 있었다. 브레히트는 아직 완성되지도 않은 자신의 <거지 오페라> 번안본을 채택하도록 설득했고 작곡가로는 쿠르트 바일(1900∼1950)을 추천했다. 시연회는 아우프리히트의 30회 생일인 1928년 8월 31일로 정했다. 브레히트는 1928년 3월부터 5월 초까지 하웁트만의 초벌 번역본을 토대로 일차적인 대본을 완성해서 우선은 <뚜쟁이의 오페라>라는 제목을 붙였다.
연습 시작은 8월 10일로 정해졌고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에 브레히트와 바일은 5월 10일부터 6월 13일까지 남부 프랑스의 해변에 있는 생시르에 머물면서 집중적으로 작업에 임했다. 그러나 연습이 시작된 후에도 공연 텍스트는 끊임없이 삭제 및 보완되지 않을 수 없었다. 배우들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한 배역 변경 등으로 인하여 시연회가 예정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아마도 리온 포이히트방어의 제안에 따른 것으로 생각되는데, 제목도 급작스럽게 <서푼짜리 오페라>로 바뀌었다. 이런 우여곡절을 겪고 이루어진 시연회가 예상외의 성공을 거두어서 브레히트와 바일은 일약 세계적인 작가로 알려지게 됐다. 이 작품은 그 후 2년 동안 350회 이상 연속 공연되어서 바이마르공화국 최대의 성공작 중의 하나가 되었다.
200자평
브레히트가 존 게이의 <거지 오페라>를 번안하고 쿠르트 바일이 노래를 작곡해서 새로운 형식으로 만들어낸 작품이다. 이 작품의 성공은 연극에서 독특한 노래 문화를 정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은이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 1898∼1956)는 독일 남부 바이에른 주의 유서 깊은 고도(古都) 아우크스부르크에서 1898년 2월 10일 태어났다. 그는 이곳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장차 위대한 작가가 되겠다는 야망을 품고 문학 소년으로 자라났다. 뮌헨 대학에서는 한때 아르투어 쿠처 교수의 문학 강의를 들으며 뮌헨의 연극계와 접촉했다. 그는 1924년에 베를린으로 이주했다. 1928년에는 <서푼짜리 오페라>가 대대적인 성공을 거둠으로써 세계적인 작가로 명성을 떨쳤다. 1933년 2월 28일, 그는 나치스의 추적을 피해서 망명길에 올랐다. 그는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그리고 미국을 전전하면서 15년간 망명생활을 했다. 1948년 당시 동베를린으로 귀환한 브레히트는 첫 번째 작품으로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1949)을 공연하여 과거의 명성을 되찾았다. 그는 부인 헬레네 바이겔과 함께 베를린 앙상블을 창단하여 연극 작업에 몰두하다가 1956년 8월 14일 베를린에서 사망했다.
옮긴이
이원양은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독어독문학과와 같은 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문학박사). 독일 괴테 인스티투트 디플롬을 받았고 쾰른 및 함부르크 대학교에서 독문학을 연구했으며 뮌헨대학교 연극학연구소에서 연극학을 연구했다. 한국브레히트학회 회장, 한국독일어교육학회 회장, 한국독어독문학회 회장 그리고 한양대학교 문과대 학장을 역임했으며, 독일연방공화국 정부로부터 1등십자공로훈장을 받았다. 현재 한양대학교 독어독문학과 명예교수이며 한국브레히트연극연구소(Bertolt-Brecht-Zentrum Korea) 소장이다.
지은 책으로는 ≪브레히트 연구≫(1984), ≪독일어 기초과정≫(1995), ≪우리 시대의 독일연극≫(1997), ≪독일 연극사≫(2002), ≪만나본 사람들, 나눈 이야기≫(2006), ≪이원양 연극에세이≫(2010) 등이 있고 번역서로는 ≪한국의 봉함인≫(2005), ≪베르톨트 브레히트≫(2007) 등이 있다. 번역 희곡으로는 브레히트의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2006), <서푼짜리 오페라>(2006), <아르투로 우이의 출세>(2008), 크뢰츠의 <거세된 남자>(1987), <수족관>(1988), 슈트라우스의 <재회의 3부작>(1997), 브라운의 <베를린 개똥이>(2007), 실러의 <간계와 사랑>(2008), <빌헬름 텔>(1998), <빈 숲 속의 이야기>(2009), 클라이스트의 <펜테질레아>(2011), 폰 마이엔부르크의 <못생긴 남자>(공역, 2011) 등이 있다. 2010년 7월 밀양연극촌에서 <햄릿> 공연 사진전 <햄릿과 마주보다>를 가졌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서막
제1막
제2막
제3막
해설
지은이에 대해
지은이 연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템스 강 초록빛 물가에선
갑자기 사람들이 죽어 가네.
흑사병도 콜레라도 아니고
매키 메서가 나다닌다 하지요.
-6쪽, 서막 <매키 메서의 살인극을 노래하는 장타령> 중에서
자유가 무슨 소용이야? 그것으로 편안할 수가 없어.
부자만이 편안히 사는 법이니라!
-98쪽, <편안한 삶에 관한 오페라> 중에서
피첨: 왕의 말 탄 사자는 짓밟힌 사람들이 반항할 때는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불의를 너무 지나치게 박해하지는 말아야 되겠습니다.
-16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