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비전문직주의, 저널리즘 변방에서 중심으로
다양한 스펙트럼 속 저널리즘 영향력과 위력 커져
인터넷 등장과 더불어 전통 언론을 뜻하는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 이외에도 저널리즘과 동일한 또는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관행과 실천들이 끊임없는 등장을 반복하면서, 저널리즘 지형에서 신문과 방송 또는 엘리트 언론의 근간을 떠받치는 모델로서의 전문직주의 저널리즘(professional journalism)의 배타적 지위는 무너졌다. 오늘날 뉴스를 만드는 사람들 혹은 그들의 행위자 성격은 반드시 전문적으로 훈련받고 전문가로서의 직업윤리나 정신을 체득 또는 지향하면서 뉴스 혹은 뉴스 비슷한 것을 생산 및 유통하는 행위자들로 한정되지 않는다.
뉴스 생산 양식 자체도 전문직주의 저널리즘의 수중에서 벗어난 것은 마찬가지다. 블로거, 1인 저널리스트, 클라우드소싱 저널리즘, 팟캐스트 저널리즘, 유튜브 저널리즘 등 새로운 뉴미디어 테크놀로지를 활용하여 주류 언론 내외부에서 저널리즘 활동을 놓고 경쟁하는 새로운 유형의 뉴스 생산 양식 또는 모델들은 ‘저널리즘의 경계는 과연 어디까지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저널리즘의 전문직주의 중심성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저널리즘 영역에서 이제 비전문직주의는 더 이상 부차적이고 변방에 머무는 존재가 아니라 전문직주의와 나란히 놓고 함께 주목해야 할 대상이다.
이 책은 비전문직주의 저널리즘을 이해하는 데서 중요한 현대 사회, 특히 우리 미디어ᐨ사회적 현실의 단면들 안에서 비전문직주의 저널리즘이 갖는 의미를 파악해 본다. 비전문직주의 저널리즘의 역사, 비전문직주의 저널리즘과 전문직주의 저널리즘의 관계, 비전문직주의 저널리즘과 민주주의 정치의 관계, 비전문직주의 저널리즘에 보다 주목해야 할 필요성 등에 대해 살핀다.
200자평
저널리즘은 전문직주의 중심적 사고만으로 이해하기 벅찬 영역으로 변하고 있다. 저널리즘은 주류 언론 외부의 다양한 비전문적 행위자들에게 열려있는 장으로 변하기 시작한지 오래며 그 영향력은 전문직주의 저널리즘 영역 안으로까지 침투하고 있다. 전문직주의 저널리즘과 비전문직주의 사이의 경계마저 무너지고 있다. 이 책은 전문직주의 저널리즘 외부에서 태동하고 발전을 거듭한 비전문직주의가 저널리즘에 미친 영향력과 그 함의를 다룬다. 하지만 저널리즘의 비전문직주의가 무엇이라고 단정하진 않는다. 대신 그것을 둘러싼 변화와 그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어떤 질문과 새로운 관점들이 요구되는지를 탐색한다.
지은이
유용민
인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조교수다. 한양대에서 학사를, 연세대에서 석사와 박사를 마쳤다. 저널리즘, 미디어 정치학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철학 분야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연구논문으로 “언론 위기 담론에 대한 비판적 고찰”, “포스트 진실과 그 인식론 대응하기”, “유튜브 저널리즘 논쟁하기”, “포퓰리즘, 민주주의 그리고 미디어”, “뉴스미디어 창업 시대 프래그머티즘 저널리즘 요청”, “정치의 사법화 시대 사법 저널리즘 고찰”, “빅데이터 선거보도 문제점과 개선방안”, “경합적 민주주의 이론의 비판적 수용” 등이 있다. 주요 저서로 『새로운 방송학개론』(공저, 2020), 『데이터 테크놀로지와 커뮤니케이션 연구』(공저, 2019), 『저널리즘 모포시스』(2020, 공저) 등이 있다. 역서로는 『디지털 시대의 뉴딜』(공역, 2021)이 있다. 한국언론학회 우수발표논문상(2019/2017), 한국방송학회 학술상(번역부문)(2019), 한국언론법학회 유당신진언론법상(2017)을 수상했다.
차례
비전문직주의 저널리즘을 묻다
01 비전문직주의 저널리즘 정의하기
02 비전문직주의 저널리즘의 역사(1)
03 비전문직주의 저널리즘의 역사(2)
04 정보흐름의 역전과 저널리즘 비전문직주의
05 행동주의로서의 비전문직주의 저널리즘
06 비전문직주의 저널리즘의 제도화
07 비전문직주의 저널리즘과 언론 신뢰
08 비전문직주의 저널리즘과 민주주의 정치
09 비전문직주의 저널리즘과 뉴스 전문성
10 비전문직주의 저널리즘과 저널리즘 연구
책속으로
디지털 혁명은 전문직주의 저널리즘의 본격적인 추락과 더불어 비전문직주의 저널리즘이 주류 저널리즘과의 연관을 벗어나 자체적으로 발전하는 계기를 열어주었다. 비전문직주의 저널리즘은 주류 저널리즘에 대한 의존을 넘어서 독자적인 행위 양식으로 발전했다. 저널리즘은 뉴스 전문가들의 배타적 직무 영역을 넘어서 준전문가 또는 아마추어 그리고 그 밖의 일상 행위자들 모두에게 열린 개방된 장으로 변모했다.
_ “03 비전문직주의 저널리즘의 역사(2)” 중에서
어쩌면 이제 전문직주의 언론은 현실을 뉴스로 가공하여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일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언론이 다루는 현실은 이미 ‘뉴스화된 현실’, ‘정보화된 현실’에 해당되는 사례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 역설이 이제 전문직주의 저널리즘에게 돌아오고 있는 직업적 몫이자, 저널리즘의 상대적으로 역전된 현실의 핵심이지 않을까?
_ “04 정보흐름의 역전과 저널리즘 비전문직주의” 중에서
주류 저널리즘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경우 행동주의가 등장했다. 그에 따라 저널리즘에 도전하는 행동주의의 맥락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전통 언론들은 역사적으로 행동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자체적인 윤리적 코드와 실천 규범을 표방해 왔지만 실제로는 국민의 알 권리 실현, 사회의 민주화, 인권의 회복, 조국의 독립과 조국 근대화, 애국주의 같은 가치 실현을 위해 의제 설정을 넘어선 행동에 관여한 역사를 갖고 있다
_ “05 행동주의로서의 비전문직주의 저널리즘” 중에서
비전문직주의 저널리즘이 야기하는 병폐와 부작용, 사회적 역기능은 그것 자체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민주주의가, 제도가, 시장과 국가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이 필요한 이유는 현대 정치 주체들이 정치의 문제, 즉 사회 위기를 봉합하기 위한 대안적 헤게모니 구축을 위한 노력과 책임에 관해서는 빼놓고 미디어와 정보 그리고 저널리즘 영역의 책임만 강조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_ “08 비전문직주의 저널리즘과 민주주의 정치” 중에서
비전문직주의 저널리즘은 과거 아마추어 저널리즘으로 불리며 주류 언론의 전문성과는 대조되는 것으로 간주됐다. 그러나 오늘날 전통적인 뉴스 가치에 대한 수용자들의 주목이 줄어드는 반면 유튜브 등에서 비전문가들이 수행하는 저널리즘의 뉴스 가치에 대한 주목은 커지고 있다. 비전문직주의 저널리즘이 더 많은 성공을 지속시키는 오늘날 뉴스 전문성이란 과연 무엇이고 무엇이어야 할까?
_ “09 비전문직주의 저널리즘과 뉴스 전문성”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