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속담으로 보는 한국인의 사회심리
재밌는 속담으로 내현성격이론, 귀인이론 등 심리학 이론도 알기 쉽게 풀어
“잘 되면 내 탓, 못 되면 조상 탓”이라는 속담은 사회심리학의 귀인 이론 명제와 정확히 일치한다. 귀인 이론은 자신의 성공은 내적 귀인 시키고, 자신의 실패는 외적 귀인 시킨다는 것을 사람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발견한 것이다. 또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은 자극일반화라는 심리학적 원리의 해석과 일치하는 내용이다. 처음에 학습이 이루어진 원 자극과 유사한 자극에도 같은 학습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속담은 생성 이후 대중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여러 사람에 의해 인용되면서 시공간적으로는 전파되고 전승되어 생명력을 얻게 된다. 따라서 속담에는 대중, 나아가서는 민족의 보편적 심리가 내재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한 민족의 정신세계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방법은 속담을 이해하는 일이라고도 한다. 속담과 심리의 밀접한 관계는 속담의 간단한 분석만으로도 심리학 이론과 원리를 찾아내는 일을 가능하게 한다. ‘대머리는 공짜를 좋아한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개 눈에는 똥만 보인다’, ‘짚신도 짝이 있다’ 등에는 어떤 심리학 이론이 들어 있을까? 눈치 빠른 사람은 벌써 한두 개를 알아맞혔을 것이다.
속담은 민중이 만든 철학이요, 문학이요, 역사이며, 우리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정신적 유산이다. 속담 속에는 도덕적, 종교적, 철학적 진리가 들어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속담에 어떤 심리학 이론이 숨어 있는지, 속담을 통해 한국인들의 사회심리가 어떻게 표출되는지 알아본다. 내현성격이론 등 어려운 심리학 이론들을 여러 가지 재밌는 속담이 알기 쉽게 풀어준다.
200자평
속담은 민중의 철학이다. 속담 속에는 도덕적, 종교적, 철학적 진리가 들어 있다. 또한 대중들의 공감으로 형성되는 속담에는 그 민족의 정신적 유산으로 여러 의미가 반영돼 있으며 심리학의 이론과 원리도 반영되어 있다. 예를 들면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은 자극일반화라는 심리학적 원리의 해석과 일치하는 내용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속담을 통해 심리학의 이론을 알기 쉽게 이해하고 한국인의 사회심리도 파악해 본다.
지은이
손영화
계명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다. 성균관대학교 산업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산업심리학(소비자·광고심리 전공)으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닐슨 소비자조사부, 제일보젤 마케팅팀, (주)유공(현 SK) 바이오텍사업팀, (주)한컴(전 삼희기획) 마케팅실, (주)엠브레인 기획조사팀, SK㈜ 마케팅지원본부 고객분석팀, 한국관광공사 마케팅전문위원을 역임했다. 한국심리학회 임원, 소비자및광고심리학회 회장, 소비자학회 상임이사, 광고PR실학회 및 광고학회 정회원으로 활동했다. 저서로는『고객만족 측정 방법의 재정립』(2005), 『광고심리학』(2009), 『미디어, 소비자, 광고의 변화』(2008), 『생활속의 심리학』(2010), 『고객심리학』(2013), 『인간관계심리학』(2015), 『고객 불만족과 고객 불평행동』(2019) 등이 있다. “페이스북 이용자의 타인과의 상향비교 및 사회적 지지가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2020), “페이스북 이용자의 자기노출 수준, 자아표현 동기 및 사회교류 동기가 주관적 행복감에 미치는 영향”(2018), “대한민국 소비자가 원하는 대통령: 대통령 후보자 평가 척도 개발”(2012) 등 심리학 분야에서 다수 논문을 발표했다.
차례
속담을 통해 심리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01 내 코가 석자다: 자기개념
02 여자는 인물이 밑천이다: 타인에 대한 인상 형성
03 대머리는 공짜를 좋아한다: 도식적 정보처리
04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타인 지각의 편향
05 남의 말이라면 쌍지팡이 짚고 나선다: 타인에 관한 생각
06 장님이 넘어지면 지팡이가 나쁘다 한다: 귀인의 차원 및 방식
07 잘 되면 내 탓, 못 되면 조상 탓: 귀인 편향
08 개 눈에는 똥만 보인다: 편견과 고정관념
09 개도 꼬리를 흔들며 제 잘못을 안다: 처세
10 짚신도 짝이 있다: 남녀관계와 부부관계
책속으로
‘내 논에 물대기’, ‘내 속 짚어 남 말한다’, ‘내 코가 석자인데 남의 설움 어찌 알랴’, ‘내 떡은 작고, 남의 떡은 커 보인다’, ‘ 내 밥그릇보다 남의 밥그릇이 더 높아 보인다’, ‘내 돈 서푼이 남의 돈 삼백 냥보다 낫다’, ‘내가 먹기는 싫지만, 개한테는 던져주기는 아깝다’, ‘내 배 부르면 종의 밥 짓지 말란다’, ‘내 못 먹는 밥에 재나 뿌린다’ 그리고 ‘내 똥 구린 줄 모르고 남의 방귀 탓한다’ 등이 자기중심적인 생각과 관련된 속담들이다.
_“01 내 코가 석 자다: 자기개념” 중에서
신속한 정보처리를 위해서 사람들은 여러 방법을 동원하는데 그 가운데 대표적인 방법이 도식을 적용하는 기법이다. 앞에서 소개한 고정관념과 내현성격이론 이외에도 사람들은 특정 인물, 자기 자신 또는 사회적 역할 등에 대해서도 도식을 가질 수 있다. 영화관에서 표를 사고 좌석을 찾던 경험이 있으면 음악회에 처음 간 사람도 공연장에서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있듯이 도식은 환경을 해석하고 이에 따라서 행동할 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_“03 대머리는 공짜를 좋아한다: 도식적 정보처리” 중에서
남의 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일수록 자기 삶에는 충실하지 못한 경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속담으로 ‘남의 말이 아니면 할 말이 없다’거나 ‘남의 말 하기는 식은 죽 먹기’ 그리고 ‘강 건너 불구경은 보기 좋고, 남의 말은 하기 좋다’ 등이 있다. 그러나 ‘남의 말을 하기 좋아하는 놈이 제 허물은 모른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타인의 상황이 내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은 세상의 이치라고 봐야 할 것이다.
_“05 남의 말이라면 쌍지팡이 짚고 나선다: 타인에 관한 생각” 중에서
‘사흘 굶어 도둑질 아니 할 놈 없다’는 속담은 자신의 죄책감을 일반화시키는 것으로 자신의 의견이나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 타인에게서도 나타난다고 보편성을 과대 추론하는 거짓 합치성 효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반대의 의미로 ‘가루 가지고 떡 못 만들랴’는 속담은 가루만 있으면 누구나 떡을 만들 수 있다는 뜻으로,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을 자랑하며 뽐내는 것을 비웃는 말이다.
_“07 잘 되면 내 탓, 못 되면 조상 탓: 귀인 편향” 중에서
사람의 행복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극락 길은 곁에 있다’는 속담이 있다. 그런데 행복이라는 것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생각하기에 달려 있다. 심리학에서 행복은 긍정심리학에서 다루고 있는데, 행복을 바라보는 관점은 크게 두 가지다. 즉, 쾌락주의적 관점과 자기실현적 관점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_“09 개도 꼬리를 흔들며 제 잘못을 안다: 처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