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국 민중교육의 산 증인이라 할 수 있는 허병섭 선생이 1987년에 출간한 책을 복간한 것이다. 저자는 파울로 프레이리의 교육이론과 민중교육방법론을 정리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들을 토대로 실제 교육 현장에서 민중의 변화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내려 노력했다. 이 책은 철저히 민중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을 위한 선교와 교육에 헌신했던 저자가, 교육이론을 세우고 실천을 통해 이를 검증한 현장 보고서로서, 한국적 민중교육이론을 최초로 제시한 책이라 평가되며, 이후 민중교육의 현장 실천가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스스로 말하게 하라』가 20년 만에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스스로 말하게 하라』는 한국 민중교육의 산 증인이라 할 수 있는 허병섭 선생이 1987년에 출간한 책을 복간한 것이다. 허병섭 선생은 1970년대 빈민운동과 민주화운동, 1980년대 한국기독교민중교육연구소를 설립하여 민중교육을 연구 현장에서 실천, 1990년대 초 건설노동자 생산협동공동체를 시도, 1996년 전남 무주로 귀농 후 대안학교인 무주 푸른꿈고등학교, 온 배움터(전 녹색대학)를 설립, 생태·생명운동을 펼쳐왔다. 이 책은 그런 허병섭 선생의 초기 민중교육이론과 활동을 담은 저술이자 최초의 한국적 민중교육이론을 제시한 책이라는 점에서 복간하게 되었다.
그러나 “죽은 책을 되살려줘서 고맙다.”는 말을 했던 허병섭 선생이 2009년 초 이정진 선생님과 함께 의식을 잃고 쓰러진 후 현재까지 와병 중이다.
그리하여 오랜 세월 그와 뜻을 같이 했던 많은 이들이 함께 모여 허병섭·이정진 선생의 쾌유를 빌며 치유를 위한 모금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리고 와병 중인 허병섭 선생을 대신하여 이 책의 복간 또한 모금위원회와 함께 이뤄졌다. 저자를 대신해 박형규 목사(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가 책머리에 들어갈 ‘복간에 즈음하여’를 작성하고 박재천 사무국장(제정구 기념사업회)이 본문 검수를 맡았으며, 이철수 화백이 표지에 들어갈 판화 작품을 제작했다. 그 외에 박종렬 목사(기독교도시빈민선교협의회 전 회장), 도법 스님(전 실상사 주지, 인드라망 생명공동체 상임대표), 정일우 신부·박문수 신부(천주교 예수회 한국 관구 사회 활동 사제), 이장호(영화감독, 전주대 교수)가 추천사를 통해 복간 작업에 함께했다.
1970년대 민중과 함께하고자 했던 허병섭 선생의 삶과 뜻을 생각하며
2009년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되돌아본다
『스스로 말하게 하라』는 1970년대 민중과 함께, 민중을 위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던 저자의 경험과 노력의 결실이다. 1987년 출간 당시, 1970년대 한국 민중교육을 둘러싼 정치적·사회적 상황과 민중교육 현장의 모습을 담아낸 첫 번째 보고서이자, 한국 빈민선교 현장에서 직접 민중교육을 실천한 실천가이자 교육학과 신학을 전공한 지식인인 저자의 생생한 삶의 기록을 담은 저술로 평가되며 많은 활동가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20여 년 지난 지금, 우리 삶의 변화와 더불어 민중교육, 빈민선교와 같은 이름이 잊히듯 이 책 또한 우리의 기억 속에서 점점 잊히고 있었다. 그러나 20년이 지나, 전에 없는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이 책을 다시 들췄을 때의 감동은 남다르다. 민중의 삶은 늘 고단하다. 경제 악화로 직장을 잃고 거리를 헤매는 노숙자, 대규모 신도시 개발로 인한 철거민과 용산 참사, 전국 수백 개의 방과후교실을 찾는 아이들, 이주 노동자…… 이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내 이웃의 삶, 내 친구의 삶, 곧 나의 삶이다. 또한 도시재개발로 살 집을 잃은 철거민, 임금을 받지 못하고 직장에서 쫓겨나는 노동자, 불법시위를 빌미로 연행되는 학생과 시민들의 이야기까지, 다 지나간 일이라 생각했던 이 책에 등장하는 1970년대 사람들의 삶이 2009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과 너무나 닮아 있어 더욱 놀랍다.
2009년 초, 용산 뉴타운 개발 문제로 발생한 용산 참사도 지역 주민, 지역 세입자들의 설움과 이해관계를 잘 이해하고 그들의 요구를 올바르게 받아들이고 협의해 나가는 만남과 조직이 없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지역 주민들, 지역 세입자들을 이용하고 활용하는 대상으로만 여기고, 정부나 정치권, 또는 각 이해단체들이 자기중심적 입장과 논리만 주장하는 흐름 속에서, 민중이 주체적으로 공공의 선(善)을 향해 나설 수 있는 조직적 역량을 발휘할 힘은 없는 것이다. ― 복간의 즈음하여 중에서
저자는 이 책에서 1970년대 정치적·사회적 상황에서 민중 선교의 발전 과정, 빈민선교에 참여하는 지식인의 자세와 역할에 대한 고민들을 낱낱이 보여 준다. 실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마련된 이러한 사고는 민중이 삶의 모순과 정치적 억압, 소외를 ‘스스로 말할 수 있도록’ 하는 민중교육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진다. 민중 집단에 제3의 지식인이 개입할 경우 그 구성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만일 영향을 미친다면 그것을 교육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특히 민중교육적인 의미는 무엇인가? 이 집단에서 진행될 교과목은 어떤 것이 가능한가? 또 교과목의 진행과정은 어떻게 될 것인가? 등등, 이 과정에서 저자는 민중의 창조성과 모험심뿐만 아니라 불평과 현실인식, 그리고 기회주의적 속성까지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냉철한 지식의 눈으로만이 아니라, 연민 가득한 선교자의 눈으로 1970년대 한국의 현실을 기록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고, 모두가 존중받는 삶, 작고 미약하지만 희망을 키워나가는 삶을 살기 위해 무엇을 가르치고 배워야 할지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스스로 말하게 하라”라는 20년 전 저자의 목소리는 여전히 유효하다. 배우는 이들이 자신의 삶을 이해하고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며 타인의 삶을 존중하는 마음을 갖도록 돕는 것이 가르치는 이의 역할이자 사명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200자평
한국 민중교육의 산 증인이라 할 수 있는 허병섭 선생이 1987년에 출간한 책을 복간한 것이다. 저자는 파울로 프레이리의 교육이론과 민중교육방법론을 정리하고, 이를 적용한 경험들을 토대로 실제 교육 현장에서 민중의 변화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내려 노력했다.
이 책은 철저히 민중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을 위한 선교와 교육에 헌신했던 저자가, 교육이론을 세우고 실천을 통해 이를 검증한 현장 보고서로서, 한국적 민중교육이론을 최초로 제시한 책이라 평가되며, 이후 민중교육의 현장 실천가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지은이
1941년 김해에서 가난한 민중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려움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한국신학대학교에 입학해 1969년 동 대학원을 졸업하면서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군목(軍牧) 시절 청계천에서 빈민들을 만났으며, 1974년부터 1976년까지 수도권특수지역선교위원회의 총무로 활동하면서 빈민운동과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다. 1976년 가난한 주민들과 함께 하월곡동 산동네에 동월교회를 개척하고 그들과 함께 살면서 일하고, 국악 찬송 등 한국적 예배와 민중적 신앙고백을 몸으로 실천했다. 또한 1981년 한국기독교민중교육연구소를 설립, 소장을 맡으면서 민중교육론을 연구하여 『스스로 말하게 하라』(1987) 등을 저술하며 교육이론을 현장에서 실천했다. 이 저서는 한국적 민중교육이론을 최초로 제시한 것으로, 이후 민중교육을 현장에서 실천하는 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1990년 마지막 기득권이던 목사직을 버리고 1994년까지 미장공이 되어 건설노동자들과 함께 ‘월곡동 건축일꾼 두레’를 만들어 건설노동자 생산협동공동체를 시도했다. 그러나 생태계를 파괴하는 소비의 근원지인 도시에 희망이 없다고 판단, 나눔과 섬김, 공생의 가치가 담긴 생태적 관점으로 세계관이 확대되자, 1996년 4월 무주로 귀농하여 땅을 일구며 생태·생명운동에 뜻을 두었다. 그리고 1998년부터 1999년까지 대안학교인 무주 푸른꿈 고등학교 설립추진위원장으로서 대안학교 설립에 기여했으며, 2005년부터 온 배움터(전 녹색대학교) 대표를 맡으며 생태·생명운동과 교육에 헌신해 왔다. 평생 가난한 사람들과 벗하고 새로운 시대의 가치를 지향하며 빈민운동과 생태·생명운동 그리고 민중교육운동을 몸으로 실천해 왔다. 최근에는 자신의 전 재산인 땅과 집을 자연 생태 보존을 위해 자연환경국민신탁에 기증했다. 허병섭 목사는 패혈증으로 2012년 3월 27일 향년, 71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차례
복간에 즈음하여
추천하는 글
미리 드리는 글
제1부 서론
교회와 민중선교
머리말
현실참여의 기반을 다지다
남산 부활절사건 이후
신학이 태동하다
반성할 점들
도시주민선교의 과제와 전망
선교의식의 발상
문제 접근의 방향
빈민의 관심의 초점
도시주민선교의 신학적 전제
빈민선교를 달성하는 과정
결론과 전망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교회의 역할
개념 추적‘우리 마을’의 개발 과정
교회의 역할
제2부 민중교육을 위한 기초연구
민중교육론-1970년대 노동운동을 중심으로
머리말
배경
배경에서 본 민중교육적 의미
1970년대의 노동자 생활 상태와 구조악
구조악의 정체와 민중교육
민중의 사건
민중의 사건과 민중교육
도시산업선교 활동
UIM운동과 민중교육
민중교육이 가지는 시각
민중교육을 위한 준비 단계
민중교육의 실천 단계
맺음말
민중교육방법론에 관한 연구
일반교육방법론
민중교육방법론
민중교육 사례
민중교육의 전개와 한국적 수용
제3세계 교육론의 특색
민중교육론자와 프레이리의 이론
한국 민중교육의 특성
1970년대 민중교육과 프레이리
향후 민중교육의 과제
보론-제도교육과 민중교육
민중사실에 관한 연구
연구 배경
연구 목적
연구 범위
노동자들의 감정과 의식에 관하여
민중사실에 관한 다른 연구
맺음말
한국 노동자의 민중성에 관한 연구
머리말
민중 개념에 나타난 특징
민중의식의 문제
노동자의 민중성에 관하여
맺음말
한국 민중극 언어에 관한 연구
머리말-한국 기독교의 문화 섭취
현대 지식인의 민중극 언어
민중의 민중극 언어
맺음말
제3부 빈민지역과 교육
빈민지역과 교육선교
머리말
통전적 삶의 구원
선교위원회의 신조
활동 사례
사회운동과 교육의 논리
섬김의 신학
빈민지역에서 일어나는 교육현상
머리말
지역 안에서 발생하는 교육
교회의 프로그램을 통한 교육
맺음말
도시 빈민, 그 소외의 극복을 위한 교육
철거민 호소문에 나타난 민중의 가치관과 현실
호소문에 나타난 도시 빈민의 사회 전기
도시개발정책의 흐름과 실상
도시개발의 물리적·경제적 측면
전투경찰은 누구와 전투를 하는가
인권유린의 상황
결론-목동 철거민은 울고 있다
빈민에 관한 증언으로서의 성서 연구
제4부 노동자와 교육
민중운동·민중교육·교육과정
민중운동과 민중교육의 상호 관계
민중운동가와 민중교육가와의 관계
지식인과 민중의 관계를 이룩하는 방법
간접적 체험을 통해서 본 노동자의 의식 유형
‘의식화’가 일어나는 과정
민중교육이 일어나는 과정
노동자의 의식 유형에 따른 교육과정(시안)
민중 현장에서 지식인의 역할
대상 이해
과제들
경험의 결론
노동자와의 대화교육을 위해
사례 1 – 그리운 부모
사례 2 – 친구여 함께 가자
사례 3 – 일하는 개미들
사례 4 – 상처와 영광의 용광로
사례 5 – 돈이라는 마술사
노동자와의 대화
대화의 세계―일용할 양식과 신체의 안정(건강)
노동자 의식실태 조사보고서
현장생활 속에서 기뻤던 일
직장생활 속에서 슬펐던 일
왜 못사는가?(분반토의)
현장생활 속에서 고쳐야 할 점과 후회되는 사실
현장의 문제점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