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스타디움의 변천사와 공간에 담긴 메시지
한국 스포츠 역사와 함께 읽는 스타디움의 생성, 쇠락 그리고 소멸
시대 상황에 따라 각각 다른 의미와 기능, 역할 수행
코로나19로 주춤해졌지만 한국 스포츠 산업과 문화의 규모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게 성장한 모습이다. 스포츠를 담는 경기 공간, 스타디움도 한국 스포츠의 성장과 쇠락을 함께해왔다. 오늘날 스타디움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우리는 이 공간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을까. 먼저 스타디움의 변천사를 돌아보고 시대 상황에 따라 전해진 메시지를 살펴봐야 한다.
이 책은 한국 스포츠 역사와 함께해 온 공간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먼저 한국 체육을 상징했던 동대문운동장과 1988년 서울올림픽의 심장 잠실주경기장의 건립 과정, 그리고 한국 스포츠 역사의 큰 손실이자 아픔으로 남은 동대문운동장의 철거 과정을 돌아본다. 이어서 2002한일월드컵 개최를 위한 스타디움 신축과 폐막 이후 남겨진 공간 활용에 대한 고민도 짚어본다. 국가 주도형 스포츠 이벤트 수단이었던 스타디움이 전하는 메시지와 신축 경기장이 각 지자체와 프로스포츠단 모기업에 가지는 의미를 두루 살펴본다. 스포츠 역사에 대한 깊은 고민과 경기장에 대한 접근이 부족한 한국에서 스포츠와 스포츠 공간의 역사 모두를 아우르기에 더욱 의미 있다.
스타디움을 새로 짓는 과정은 단순한 체육 공간의 도입을 넘어 문화적인 가치까지 도모한다. 도시의 스타디움 건립은 부속 시설을 수반하고 새로운 여가 소비 공간을 생산한다. 궁극적으로 지역 사회에 다양한 문화 공간을 제공한다. 지금 일어나는 변화는 과거 스타디움이 수행했던 기능과 다른 스타디움의 시대를 보여준다.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하달되는 폭력적인 전달 매개 혹은 관심을 돌리는 수단으로써 스타디움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각각의 스타디움이 담을 수 있는 메시지는 다양해졌고 그 활용의 폭은 넓어졌다. 스타디움 신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 책은 새로운 스타디움을 맞이하는 관련자 모두에게 역사적 의미와 내일의 가치를 제시한다.
200자평
스타디움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역사와 의미를 품은 공간이다. 이 책은 88올림픽부터 2002한일월드컵까지 한국 스포츠 역사와 맥을 함께한 공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동대문운동장, 잠실주경기장, 월드컵 스타디움의 신축과 철거를 비롯하여 각종 경기장을 둘러싼 사회·정치 어젠다까지 아우른다. 스포츠 종사자는 물론 스포츠팬과 공간 운영자까지 많은 이에게 스타디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열어준다. 스타디움에서 다양한 추억을 공유한 사람에겐 한 편의 서사이자 과거의 헌정이기도 하다.
지은이
석원
대구문화방송 보도국 편집제작부 소속 기자이자, 스포츠PD로 2004년부터 근무 중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인도어와 신문방송학을 전공했고, 2020년 영남대학교 스포츠과학대학원에서 『신규스포츠 공간, DGB대구은행파크가 주변에 끼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4년 지역 MBC 최초로 스포츠기자·PD 공채를 통해 대구MBC에 입사했다.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부터 다양한 아마추어 스포츠까지 여러 종목을 취재하고 제작하고 있다. 지역방송 최초 마라톤 생중계인 경주 국제마라톤 중계와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우리 국가대표 경기를 포함해 축구 국제 신호 제작 등을 담당했다. 세계 최초로 드론 중계방송 제작하여 2015 휴스턴국제영화제 스포츠 부문 금상을 받았다. 스포츠 관련 특집 다큐멘터리를 수십 편 제작했으며, 대구에서 진행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와 DGB대구은행파크 건설의 방향성을 제시했던 다큐멘터리로 대구·경북 이달의 기자상을 연속 수상했다. 스포츠 공간은 물론 생활 속 공간과 스포츠의 영역이 함께 공유되는 부분에 대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차례
스타디움이 하고 싶은 이야기
01 동대문에서 잠실로
02 동대문운동장의 소멸
03 월드컵 경기장 시대
04 월드컵, 그날 이후의 스타디움
05 대회, 경기장을 남기다
06 야구장 어젠다
07 크든 작든, 야구장
08 새 야구장을 향한 기업의 접근
09 새 야구장을 향한 지역의 시선
10 공간의 이동, 도심으로 온 축구장
책속으로
서울종합운동장은 올림픽의 성지로 아직까지 서울의 중심에 자리한 대규모 복합 스포츠 단지다. 서울올림픽과 그보다 2년 앞서 아시안 게임을 치러낸 스타디움이자, 한국 근현대사의 발전상을 담은 공간이기도 하다. 말 그대로 전 세계에 ‘서울’이라는 도시와 ‘대한민국’의 이름을 알리는 데 국제 스포츠 이벤트의 절정인 올림픽은 적절했으며 서울종합운동장은 콘텐츠를 담는 그릇으로 확실하게 기능했다. 대회가 끼친 영향력만큼이나 종합운동장의 상징성은 강렬했다.
_“01 동대문에서 잠실로” 중에서
서울 월드컵경기장은 사각 방패연으로 승리를 향한 희망의 의미를, 전주의 경우 전통적인 디자인을 담았다. 수원은 독특한 날개 모양의 지붕을, 부산에선 지붕의 절반 정도를 돔 형태로 구현했다. 특색 없이 획일적인 구조로 그라운드와 관중석 그 사이의 트랙 등으로 구성됐던 과거의 경기장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말 그대로 공간의 새 시대를 열고 다른 풍경을 선보일 스타디움이 들어선 것이다.
_“03 월드컵 경기장 시대” 중에서
현재까지도 여전히 잠실의 새로운 야구장 프로젝트는 유효하다. 그러나 구장 형태조차 아직 정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익 모델을 만들고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방선거마다 서울시의 주요 공약 가운데 하나가 된 잠실 지역 개발 사업 그 중심에는 야구장이 늘 화두에 있었다. 새로운 야구장이 들어서기 전까지 잠실의 야구장은 지속해서 뜨거운 선거 어젠다로 자리할 것이고, 미디어는 그때마다 장밋빛 희망과 지속 가능성을 논의할 것이다. 새로운 구장이 우리 곁에 들어서는 그 순간까지.
_“06 야구장 어젠다” 중에서
수익 구조에 대해서는 저마다 해석의 차이가 존재한다. 모기업이 야구단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상황에서 야구장에 대한 투자 역시 아까워하는 건 우리 프로스포츠의 허약한 구조 탓도 크다. 하지만 지역 사회에 대한 이해나 협조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피해가기 힘들다. 지자체 역시 협상 전면에 나서지 못하는 동시에 시의회나 시민단체의 목소리를 빌려 협상을 펼치는 점에서 떳떳하기 힘들다.
_“08 새 야구장을 향한 기업의 접근” 중에서
K리그 클럽들의 홈구장들은 리그 출범 당시의 모습과 비슷했다. 올바른 연고 정착조차 이뤄지지 못한 시절이었다. 월드컵 이후 대부분의 홈구장이 월드컵 스타디움으로 대체되면서 이전에 리그에서 홈구장으로 쓰던 스타디움을 리그의 정규 홈구장으로 쓰는 곳은 드물다. 원년부터 각 구단의 시작과 함께 이어진 K리그 클럽 홈구장은 딱 세 곳에 불과하다. 우리 축구 역사에서 스타디움의 변혁은 거의 대부분 월드컵에 기인한 것이다.
_“10 공간의 이동, 도심으로 온 축구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