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시대적 소임을 실천한 이들의 생생한 증언
새문안 대학생회 활동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서 발간한 책자 또는 『새문안교회100년사』 등에 일부 기록이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순수하고 열렬했던 이들의 치열했던 운동과정과 신앙인의 자세를 충분히 알기 어렵다. 확고한 신앙과 역사의식을 지닌 당대 참여자들의 육성을 통해 새문안 대학생회 활동을 했던 회원, 소명의식을 갖고 역사의 현장에 뛰어들었던 참여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남기고자 한다. 이들의 증언은 시대적 소임을 외면한 채 비대해진 한국 교회에 대한 경종이 될 것이고 1970∼1980년대와는 다른 고민과 절망적인 상황에 직면한 오늘날의 청소년들에게도 참신한 자극이 될 것이다.
책의 구성
이 책은 전체가 3부로 이루어져 있다. 모두 5장으로 구성된 제1부는 새문안 대학생회의 역사를 서술한다. 새문안 대학생회가 활동했던 시기는 군사정부의 강압통치가 계속되던 시기였다. 그러나 대학생회 회원들은 전체 기독학생운동을 주도하면서 민주화 투쟁을 힘차게 벌여 나갔다. 이 과정에서 구속자가 수십 명이 나왔고, 그 외에 수를 알 수 없는 대학 제적자, 수배자, 강제 징집자들이 끊임없이 나오게 되었다. 이들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민주사회를 향한 운동을 계속 벌여 나갔다. 이는 진실로 대한민국의 역사와 한국 교회사에서는 물론 세계 민주주의 역사와 세계교회사에서도 길이 남을 위대한 선한 싸움이었다. 민중의 편에 서서 군사독재와 싸우며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던 대학생회는 민주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1980년대 말, 그 개혁자적 도전과 저항의 역사를 멈추게 된 것이다.
모두 2장으로 구성된 제2부는 역사 참여자들의 증언과 회고이다. 제1장은 대학생회 회원들 각자의 활동에 대한 개성적인 목소리를 들려준다. 또한, 이들이 현재 목사, 교수, 사회운동가, 사업가, 과학자, 시민단체 임원, 지역사회 리더, 해외 의료 봉사자 등 다양한 영역에서 아직도 대학시절의 이상을 간직하며 활동하고 있는 모습도 들어 있다.
제2장에는 당시 대학생회 학생들을 지도하며 본회퍼의 신학사상을 알려 준 홍성현 목사를 비롯한 지도 목회자들의 육성을 담고 있다. 당시의 새문안 대학생들이 아직도 우리 사회의 도처에서 민주주의와 사회 정의, 민족통일과 평화 그리고 종교 혁신을 위하여 훌륭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하여 이들을 가르쳤던 당사자로서 자부심을 표현하고 있다.
제3부는 새문안 대학생회의 역사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 모음이다. 구체적으로 대학생회의 연혁과 활동사항 및 관련 사진, 대학생회 회원과 지도위원 명단 등이 있다.
책이 나오기까지
이 책이 완성되기까지 대학생회 회원들을 중심으로 8차례의 편찬위원회 회의, 집필과 검독 등으로 1년 2개월이 걸렸다. 제1부의 역사에 대한 집필은 기독교역사를 전공한 회원인 탁지일 박사가 담당했는데, 그 집필 원칙과 관점은 수차례의 편찬위원회 회의를 거쳐 정해졌다. 그리고 편찬위원회 회원들은 집필을 위한 다양한 자료들을 폭넓게 수집하고 세밀하게 검토했다. 또한 역사 참여자인 대학생회 회원들과 목회 지도자들은 “나와 새문안 대학생회”라는 주제로 당시 활동에 대한 각자의 기록을 이번에 새롭게 작성했다. 그 기록들은 바로 이 책의 제2부에 담겨 있다. 결국 이 책은 기록을 남겨 준 대학생회 회원 28인, 목회지도자 3인, 편찬위원회 위원 24인 등 다수가 참여하여 창조해 낸 집단지성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새문안 대학생회 창립 50주년을 맞아서
이 책의 편찬과 집필에 참여한 사람은 새문안 대학생회 전체 회원의 일부에 불과하지만, 새문안교회 청년정신은 회원 모두의 인생을 이끌고 받쳐준 철학이며 버팀목이었다. 책의 집필에 참여하지 못했던 많은 회원들도 대학생회가 추구했던 순수한 신앙과 열정에 각자 영향을 받아, 자신의 영역에서 더욱 성실하게 공익을 추구하며 살고 있지만, 기록으로 남기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또한, 1970년대 중반 이후로 갈수록 민주화 투쟁이 격화되고 수사 강도가 커져 감에 따라 사진 자료나 문서 기록을 제대로 남길 수 없었던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런 점에서도 이 책이 갖는 기록으로서의 역사적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2016년은 새문안 대학생회가 활동을 시작한 지 50년이 되는 해다. 창립 50주년을 맞아 이러한 역사책을 발간하는 의미는 1970년대, 1980년대 기독청년들의 위대한 역사를 침묵 속에 묻어 둘 수 없기 때문이요, 각자의 한계를 극복하며 악한 세력과 싸웠던 그 정신과 신앙을 오늘에도 강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 시절 대학생회 회원들이 아직도 젊은 기운을 유지하며 꿈을 꾸는 사람들로 남아 있게 만든 것은 바로 대학생회의 기억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겠다. 대학생회 회원들의 아름다운 믿음의 꿈들을 더욱 더 키워 전체 사회로 뻗어 나가게 하자는 것이 이 책의 발간 정신이다.
200자평
한국 기독청년운동의 역사에 생생한 일차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새문안교회 대학생회의 역사와 그 참여자들의 활동상을 기록한 책. 1966년 시작한 새문안 대학생회는 1970년대와 80년대에 기독학생운동의 선봉장이 되어 시대의 이슈였던 민주화운동을 줄기차게 전개했던 모임이다. 새문안 대학생회는 독자적으로 농촌봉사활동, 빈민 가정을 위한 야학 운영 그리고 노동운동을 벌여 당시 학생운동, 기독청년학생운동(KSCF, EYC), 산업선교, 빈민선교 등과 전체 민주화운동과 사회개혁운동에 상당한 공헌을 했다.
지은이
대표집필
탁지일(83학번, 부산장신대학교 교회사 교수)
회고와 증언
권진관(71학번), 김신혜(67학번), 김의수(67학번), 김형기(70학번), 류태선(73학번), 변창배(79학번), 부길만(71학번), 서경석(66학번), 서원석(66학번), 서창석(70학번), 심상완(75학번), 안태랑(72학번), 양해경(73학번), 염미봉(73학번), 오인환(67학번), 윤조덕(69학번), 윤종인(82학번), 윤호기(70학번), 이근복(73학번), 이인숙(73학번), 이인영(68학번), 이일영(63학번), 이호숙(70학번), 장신규(77학번), 최용길(86학번), 현영석(71학번), 황혜헌(72학번)
차례
발간사 새문안교회 대학생회 역사편찬위원회
축사 이만열 교수
축사 윤경로 교수
1부 새문안 대학생회의 역사
01 새문안 역사와 청년(1885∼1989)
새문안 청년회의 조직과 언더우드 선교사(1885∼1919)
일제강점기 새문안 청년과 차재명 목사(1920∼1943)
해방 전후 새문안 청년과 김영주 목사(1944∼1954)
새문안 청년의 사회참여와 강신명 목사(1955∼1980)
새문안의 청년성과 김동익 목사(1981∼1989)
02 대학생회 창립과 활동(1966∼1970)
대학생회 창립총회
예배와 친교
연구 발표회와 세미나
신앙고백과 교육
사회봉사 활동
03 전태일사건과 대학생회의 사회참여(1970∼1973)
전태일사건과 금식기도회
도시빈민 선교와 공명선거를 위한 참여
야간학교의 설립
독서모임과 성서 연구
위수령 금식기도회
04 유신정권과 대학생회의 민주화운동(1973∼1980)
언더우드학술강좌와 민주화 횃불시위
민청학련사건과 대학생회
민주화와 구속자를 위한 기도회
야간학교의 운영
유신체제하 대학생회 활동과 고난
05 대학생회와 교회 청년운동(1980∼1989)
청년대학생선교대회와 언더우드학술강좌
청년대학생 예배와 성서 강좌
대학생회의 자치활동
경찰난입사건과 대학생회 기능 정지
대학생회의 해체
결론 청년 언더우드, 청년 새문안, 그리고 대학생회
에필로그 새문안 대학부 오늘
2부 회고와 증언
01 대학생회원의 회고와 증언
“바른 삶을 살도록 이끌어 준 새문안 대학생회” 이일영(63학번 초대회장)
“새문안 대학생회의 처음 이야기” 서원석(66학번)
“기독청년학생운동과 새문안 대학생회의 역할” 서경석(66학번)
“새문안 뜰에서 만난 그 얼굴들” 김신혜(67학번)
“진리의 길과 실천적 삶을 선물해 준 새문안 대학생회” 김의수(67학번)
“믿음과 마음의 고향 새문안 대학생회” 오인환(67학번)
“내 생애 가장 의미 있는 만남” 이인영(68학번)
“사회를 위한 헌신의 길로 이끌어 준 새문안 대학생회” 윤조덕(69학번)
“복음, 에큐메니칼, 민족, 민주 정신을 품은 새문안 대학생회” 김형기(70학번)
“하나님과 이웃 사랑의 신앙을 가르쳐 준 새문안 대학생회” 서창석(70학번)
“균형 잡힌 예수님의 삶을 가르쳐 준 새문안 대학생회” 윤호기(70학번)
“새문안 친교실에서 만난 젊은 우리들” 이호숙(70학번)
“고난을 이기는 힘을 배운 새문안 대학생회” 권진관(71학번)
“나를 키운 새문안 대학생회” 부길만(71학번)
“우울한 젊은 날의 보금자리 그리고 자긍심의 원천” 현영석(71학번)
“새문안 대학생회 그리고 우리들” 안태랑(72학번)
“낮은 곳에서의 순순한 삶을 꿈꾸게 해준 새문안 대학생회” 황혜헌(72학번)
“아름다운 삶의 여정으로 이끌어 준 새문안 대학생회” 류태선(73학번)
“새문안 대학생회와의 우연한 만남이 준 인생의 선물” 양해경(73학번)
“주님께서 예비하신 길을 걸으며” 염미봉(73학번)
“든든한 그루터기가 되어준 새문안 대학생회” 이근복(73학번)
“나의 부끄러움을 일깨워 주는 새문안 대학생회” 이인숙(73학번)
“내 삶의 한복판에 있었던 새문안 대학생회” 심상완(75학번)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장신규(77학번)
“예수와 역사의식을 선물해준 새문안 대학생회” 변창배(79학번)
“80년대 전환기의 새문안 대학생회” 윤종인(82학번)
“뜨거운 나이와 시대에, 뜨거운 열정으로 만난 대학생회” 최용길(86학번)
02 지도목회자의 회고와 증언
“새문안 대학생회와의 만남 50년” 홍성현 목사(1966∼67 지도목사)
“잊을 수 없는 새문안 대학생회의 도전과 외침” 김종렬 목사(1969∼72 지도목사)
“삶과 사역의 영원한 동반자 새문안 대학생회” 김용복 목사(1978∼81 지도목사)
3부 새문안 대학생회의 발자취
01 연혁 및 활동
대학생회 연혁
대학생회 활동
02 회원 및 조직
대학생회 회원 명단(1963∼89)
대학생회 임원 명단(1967∼88)
대학생회 지도위원 명단(1967∼88)
참고문헌
새문안교회 대학생회 역사편찬위원회 활동
편집 후기
책속으로
1969∼1972년 대학생회를 지도했던 김종렬 목사는 새문안 대학생회의 신학적 의의에 대해, “교회 젊은이들의 도전과 절규, 그리고 과격한 행위는 날로 예루살렘성전처럼 되가는 기성교회를 비판하고 거부하는 행위”이며, “나는 이 같은 교회 젊은이들의 행위 속에서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심판의 소리는 한국 교회와 우리 사회가 모두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 앞에 서 있다는 예언자의 소리였다.”고 평가한다. 또한 1978∼1981년 지도목사였던 김용복 박사는, “한국기독교학생청년운동은 한국적 역사변혁의 지평과 세계 역사변혁운동과 융합되어 새로운 세계적인 기독운동의 지평을 여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왔다. 나의 청년학생운동 사역은 성경연구 중심의 사역이었으며, 성경공부는 역사변혁운동의 기반을 형성하여 준 신앙적·영적·학구적 운동이었다.”고 그 의미를 부여한다.
‘발간사’ 중에서
청년 언더우드가 목회하던 구한말 새문안교회의 청년들은, 열강의 침탈 속에 고통 받는 한국 사회에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며 이웃에 봉사했다. 일제강점기하 새문안 청년들은, 조선 독립과 민족의 해방을 꿈꾸며 기도했다. 해방과 한국전쟁 시기의 새문안 청년들은, 교회 분열의 극복과 교회갱신을 위한 개혁자의 모습으로 살았다. 군사독재정권하 새문안 청년들은, 산업화의 모순과 민주화의 열망을 가지고 예언자적인 삶을 살았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민주화가 본격화되던 1980년대 중반, 오히려 한국 교회의 사회참여는 약화되고, 새문안 대학생회의 활동도 중단된다.
‘1장 새문안 역사와 청년’ 중에서
“참회와 호소의 금식기도회”를 계기로, 대학생회원들은 전태일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선한 사마리아인은 대학생회가 닮고 싶은 성서적 모델이 되었고, 산업화의 이면에서 고통 받는 농민, 도시빈민, 노동자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새문안 대학생회의 선택적 선교가 아니라 운명이 되었다.
‘3장 전태일사건과 대학생회의 사회참여’ 중에서
유신체제의 성립과 이에 대한 저항이 거세지던 1973년 11월 27일, 제17회 언더우드학술강좌가 끝난 후에 100여 명의 새문안 대학생회원들은 예배당 앞마당에서 기도회를 갖고 성명서를 낭독한 후, 이 중 50여 명이 유신철폐를 외치며 광화문에서 횃불시위를 시작한다.
‘4장 유신정권과 대학생회의 민주화운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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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50년을 맞는 새문안교회 대학생회의 역사와 증언을 읽으며 마치 그 시대를 직접 체험하는 것 같은 감동을 금할 수 없었다. 그 시대의 아픔과 예언자적 외침을 망각한 채 역사의식도 거의 마비된 듯한 오늘날 이 교회가 한때 활화산처럼 에너지를 뿜어댔다니 믿기지 않는다. 소수의 젊은이들이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며 한국 교회를 선도해 갔던 것이다. 이 책은 한 교회 대학생회의 역사를 정리한 것 치고는 너무나 엄청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만열 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
작금 하루에도 수백 권의 책이 쏟아지는 출판물 ‘공해시대’라 하지만 ‘역사’라는 이름으로 출간되는 책은 그렇게 많지 않지요. 그만큼 역사서를 세상에 펴낸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 하겠습니다. 익히 아는 대로 새문안교회는 한국 교회의 모교회로 130년의 역사성을 지닌 남다른 교회입니다. 한국 개교회사의 효시라는 역사성 외에도 한국현대사 중 가장 엄혹했던 1960∼80년대 군사독재와 유신시대 출범한 새문안 대학생회의 위상 또한 여느 교회의 그것과는 크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굳게 믿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정의를 이 땅에 구현하기 위한 오롯한 신앙심에 토대하여 새문안 대학생회는 1966년 창립되었습니다. 이로써 올해로 새문안교회 대학생회 발족 50년을 맞습니다. 이러한 뜻 깊은 해를 보내며 새문안교회 대학생회의 역사가 간행되니 얼마나 반갑고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윤경로 (사)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이사장, 한성대학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