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자평
시민기술은 네트워크 사회에서 시민들이 ICT나 뉴미디어를 통해 협력·제안·실천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사회가 직면한 문제에 창의적 해결 방안을 제시하며 공공 부문 변화를 지원한다. 이제 ICT나 뉴미디어는 전문가, 기술자, 마니아의 독점적 소유물이라는 배타적 인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시민기술은 정부 협력자로서 거버넌스를 이룰 수 있도록 시민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이 책은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시민기술 안내서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발전한 시민기술의 개념을 살펴보고, 사회 여러 부문에서 진행되는 시민기술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시민기술의 영향력을 평가해 발전 방향을 모색한다.
지은이
조희정
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이다. 서강대학교에서 전자투표 연구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국회입법조사처에서 근무했다. 전자정부 정책과 온라인 선거운동을 주로 연구한다. 관심 주제는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기술의 실질적 역할과 제도적 지속가능성이다. 저서로 『민주주의의 전환: 온라인 선거운동의 이론, 사례, 제도』(2017), 『민주주의의 기술: 미국의 온라인 선거운동』(2013), 『네트워크 사회의 정치와 민주주의: 정부, 정당, 시민사회의 변화와 전망』(2010)이 있다. 공저는 『공동체의 오늘, 온라인 커뮤니티』(2016), 『소셜미디어와 정부PR』(2013), 『소셜미디어의 이해』(2012), 『정치적 소통과 SNS』(2012) 등이 있다.
차례
01 시민기술의 등장 배경과 개념
02 정보공개 시민기술
03 토론과 투표 시민기술
04 청원 시민기술
05 의회 시민기술
06 선거 시민기술
07 대안정당 시민기술
08 공유 시민기술
09 시민기술 모델
10 시민기술의 특징과 효과
부록 이 책에 소개된 시민기술 인터넷 주소
책속으로
인터넷 접속조차 어려운 아프리카 지역에서 정치적 부정부패를 세계에 알린 기술, 환경과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 의회의 복잡한 법을 쉽게 풀어서 누구나 찾기 좋게 재배열하는 기술, 정부 비밀을 구체적으로 폭로하는 기술, 어린아이가 개발한 싸고 사용하기 편한 컴퓨터 기술 모두가 시민기술(civic technology)이다. 이 책은 주로 경제와 정치 분야에 초점을 맞춰 시민기술의 최근 사례를 소개하고, 대안정치 실험의 정치적 의미와 가능성을 평가한다. 데이터 공개·토론(포럼)과 표결·청원·정당 형태로 촉진되고 있는 정치 시민기술은 인터넷과 신기술이 활성화되면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시민기술은 정치 분야 외에도 공유경제(크라우드펀딩), 환경, 에너지, 장애인, 교육 분야 등 사회 전 영역에서 제도 공백을 메우고 있다.
“시민, 기술, 민주주의” 중에서
2011년 10월 말, 미국의 기습 폭설 위기로 시작된 소화전 입양하기(Adopt a Hydrant)는 구글 지도 위에 소화전 위치를 표시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소화전을 입양한 시민은 주인의식을 갖고 소화전 위에 쌓인 눈을 치웠고, 교통이 마비된 상황에도 시민이 집 주변 소화전을 직접 관리하니 불이 나더라도 재빨리 소화전에서 물을 끌어다 쓸 수 있게 됐다. 특히 이 서비스의 소스코드는 2012년 여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재활용되어 폭설이 아니라 쓰나미에 대비하는 사이렌 입양하기로 이용되었다.
“정보공개 시민기술” 중에서
오픈노스(Open North)의 설립자 제임스 매키니(James McKinney)는 정부가 시민이 가공한 데이터를 활용하도록 돕는다면 정부 스스로 공공데이터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즉, 정부가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비판만 제기하기보다는 시민 예산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정부의 예산 구성을 돕는 방식으로 정부에 데이터를 제시하고 설득하는 방식의 접근도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시민기술의 특징과 효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