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제라르 드 네르발의 작품에는, 그가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구별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현실과 몽상이 뒤섞여 있다. 여기 번역 소개할 <실비> 역시 그러한 작품에 속하며, 작가가 젊은 시절에 겪은 사랑의 실패와 몽상적인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젊은 시절 얻을 수도 있었던 옛 사랑의 행복을 상기하고, 잃어버린 시간을 재생시키려는 노력을 감명 깊게 표현하고 있다. 작품의 구성을 볼 때 이 이야기는 1820년부터 1845년 사이에 일어난 일을 1853년에 기록한 작품이다. 1830년대(제1장, 3장, 8∼13장)에 우연히 작가의 눈에 띈 “‘시골의 꽃다발 축제.’ 내일 상리스의 궁수들이 루아지의 궁수들에게 꽃다발을 증정하기로 되어 있음”이라는 신문 광고가 이야기 전체를 이어가는 중심축이 되고 있다. 제2장과 4, 5, 6, 7장은 중심축에서 과거의 추억을 더듬는 부분이고, 제14장에서는 중심 이야기마저 추억으로 남게 된다.
그리고 <산책과 추억>은 <오렐리아>와 함께 작가가 마지막으로 남겨놓은 ‘회고록’의 일종이다. ‘산책’과 ‘추억’이라는 명칭이 말해주고 있듯이, 이야기 속에서 ‘장소’와 ‘과거의 기억들’이 특별한 의미로 작용하고 있다. 작가는 파리와 생제르맹, 샹티이, 상리스, 에르므농빌을 순례하면서 이 고장에서 겪은 유년시절과 젊은 시절의 아픔과 사랑을 떠올리면서 상실의 세월과 광기를 몰아내어 털어버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실비>가 태어날 수 있었던 배경과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은 또한 1850년대의 파리를 중심으로 한 그 주위의 사회상과 작가의 반응을 엿볼 수 있게 해주며, 특히 4∼7장에서는 작가 자신의 가장 아픈 과거를 압축해서 보여주고 있으니, <실비>뿐만 아니라 작가의 다른 여러 작품들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200자평
제라르 드 네르발의 작품 두 권을 실었다. 제라르 드 네르발의 작품에는, 그가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구별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현실과 몽상이 뒤섞여 있다. ‘실비’ 역시 그러한 작품에 속하며, 작가가 젊은 시절에 겪은 사랑의 실패와 몽상적인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젊은 시절 얻을 수도 있었던 옛 사랑의 행복을 상기하고, 잃어버린 시간을 재생시키려는 노력을 감명 깊게 표현하고 있다.
‘산책과 추억’은 ‘오렐리아’와 함께 작가가 마지막으로 남겨놓은 회고록의 일종이다. ‘산책’과 ‘추억’이라는 명칭이 말해주고 있듯이, 이야기 속에서 ‘장소’와 ‘과거의 기억들’이 특별한 의미로 작용하고 있다. 작가는 파리와 생제르맹, 샹티이, 상리스, 에르므농빌을 순례하면서 이 고장에서 겪은 유년시절과 젊은 시절의 아픔과 사랑을 떠올리면서 상실의 세월과 광기를 몰아내어 털어버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지은이
본명 제라르 라브뤼니. 1808년 파리에서 태어나, 로망주의가 격동했던 프랑스에서 독특한 문제의식과 서정성 가득한 문체를 완성했다. 19세의 젊은 나이에 괴테의 <파우스트>를 처음으로 프랑스어로 번역 소개하였고, 그 유려한 번역에 괴테가 깊이 감동했음은 유명한 일화이다. 이로써 문단의 주목을 받은 그는 로망주의의 총아(위고, 고티에, 보렐)들과 교류하면서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군의관인 부친의 희망이었던 의사로서의 길을 포기하여 평생 부친과 갈등을 겪으면서도 다양한 독일 문학작품 번역, 문학잡지 창간, 극작품 창작, 신문 기고 등의 다양한 문학 활동을 했다. 33세인 1841년에 첫 정신병 발작을 겪었고, 10년의 잠복기가 지난 뒤 다시 정신적 위기로 입원과 퇴원이 이어진다. 1842년에 행해진 장기간의 동방 여행과 기회 있을 때마다 끊임없이 떠돌아다녔던 그의 편력은 ≪동방여행기≫와 여러 산문에서 주옥같은 이야기로 나타난다. 1852년 초, 두 번째 정신병 발작 이후, 필생의 작품들을 책으로 엮는 동시에 걸작들을 새롭게 발표하였고, ≪불의 딸들≫에 이르러 그의 문학 절정을 이루었다. 1855년 1월의 새벽에 비에이유-랑테른가에서 목을 맨 시체로 발견되었다. ‘신비주의와 제교 통합주의(諸敎 統合主義 syncretisme)’로 일컬어지는 그의 작품 세계는 자살이라는 비극적인 결말로 인해 한동안 편견과 망각 속에 놓여 있다가 20세기 이후 브르통, 프루스트, 아르토에 의해 새롭게 발굴되었다. 오늘날에는 루소, 스탕달, 프루스트와 함께 프랑스 최고의 산문가 중의 한 작가로 손꼽힌다. 주요 작품으로 ≪몬테네그로 사람들≫, ≪라마잔의 밤≫, ≪동방 기행≫, ≪실비≫, ≪오렐리아≫, ≪불의 딸≫, ≪보헤미아의 작은 성들≫, ≪콩트와 해학≫, ≪환상 시편≫ 등이 있다.
옮긴이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한 후 파리 소르본(파리4대학)에서 프랑스 낭만주의와 제라르 드 네르발 연구로 문학 석사 및 박사 학위(1980년)를 취득했다. 1981년부터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07년에 정년퇴임한 뒤 현재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2002년에는 한국불어불문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프랑스 문학사(I)≫(세손출판사, 1993), ≪제라르 드 네르발의 삶과 죽음의 강박관념≫(고려대출판부, 1994), ≪프랑스 문학사(II)≫(세손출판사, 2002), ≪고대 신화와 프랑스 문학≫(고려대출판부, 2004) ≪프랑스 문학과 신비주의 세계≫(고려대출판부, 2005) 등이 있고, 역서로는 ≪불의 딸들≫(아르테, 2007), ≪실비 / 산책과 추억≫(지식을만드는지식, 2008), ≪오렐리아≫(지식을만드는지식, 2013)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18세기 프랑스 신비주의와 G. de Nerval>, <테오필 고티에와 환상문학> 외 다수가 있다.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실비
산책과 추억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한 수녀를 여배우의 모습으로 사랑하다니!… 그런데 가령 그 사람이 동일한 여자였다면! 거기엔 사람을 미치게 하는 그 무엇이 있다! 고인 물의 등심초 위로 달아나는 도깨비불처럼, 그것은 알 수 없는 누군가가 마음을 끌어들이는 운명적인 마력과 같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