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카프카 최초의 장편소설. 열일곱 살의 카를 로스만은 하녀를 유혹해 아이를 임신시켰다는 이유로 가난한 부모에 의해 미국으로 쫓겨나지만, 부모가 아닌 또 다른 가부장적인 권력과 권위에 의해 끊임없이 보호를 받는다. 그러나 카를은 여기서도 공동체의 질서를 지키지 못하고 거듭 추방당한다. 카프카는 의도적으로 이 작품을 미완성으로 남겨놓음으로써 이러한 인간 존재의 불안과 고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200자평
카프카는 1911년부터 1914년에 걸쳐 집필한, 그의 최초의 장편소설 ≪실종자≫에서 권력에 대한 공포를 서술하고 있다. 소설의 도입부에서 자유의 여신상이 손에 횃불 대신 들고 있는 칼은 무자비한 폭력의 상징이며 소설의 사회비판적 내용을 암시한다. 이 소설은 이데올로기로서의 미국의 자유를 분명하게 드러내는데, 미국의 자유의 배후에는 폭력과 권력이 숨어 있다.
지은이
프란츠 카프카(1883∼1924)는 독일어를 사용하는 유대 상인의 아들로 체코 프라하에서 태어났다. 대학에 다니던 시절에 막스 브로트와 평생에 걸친 우정을 시작했다. 1906년에 프라하 법과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난 후, 1년 동안 프라하의 형사 법원과 민사 법원에서 실무를 익혔고, 1907년에 ‘일반보험회사’에, 1908년에 프라하에 소재한 ‘노동자재해보험공사’에 취직했다. 그는 재해 예방 부서의 중요하고 높은 지위에서 활동하면서 상사와 부하로부터 두루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의무에 대한 충실, 전문 지식, 친절한 언행이 그를 돋보이게 만들었다. 그는 노동자 재해의 기술적 예방책의 개선에 대해 지도적이며 고무적인 역할을 했다. 직업과 문학적 소명 사이의 갈등 때문에 몹시 시달리면서도 그는 시민적 직업의 요구를 회피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신념을 지켰다.
대학을 졸업한 직후인 1906년에서 1907년 사이에 그는 미완성 작품 <시골의 결혼 준비>를 썼다. 1909년에 그는 잡지 <히페리온>에 이미 1904년과 1905년에 쓰인 <어느 투쟁의 기록>에서 두 개의 대화를 발췌해서 출판했다. 1910년에 그는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일기는 그에게는 성찰의 형태일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문학적 창조물들, 즉 형상, 비유, 이야기의 형태를 지닌 자기 해명과 자기 형성의 중요한 수단이었다. 1913년 1월에는 <어느 투쟁의 기록>에 들어 있는 짧은 산문 소품들과 1910년에서 1912년 사이에 쓰인 다른 산문 스케치들을 모아서 단편집 ≪관찰≫을 출판했다. 1911년에서 1914년까지 그는 장편소설 ≪실종자≫를 집필했다. 1912년 9월 12일에 단편소설 <선고>를 썼다. 디킨스의 영향을 받은 소설 ≪실종자≫의 서술 형식과 달리, 이 작품을 그는 새로운 문학적 표현방법으로의 돌파로 느꼈다. <선고>를 집필하고 난 직후 그는 단편소설 <변신>을 창작했다. 1914년 10월에는 세계대전의 영향을 받아 <유형지에서>를 썼다. 거의 같은 시기인 1914년 가을에 그는 장편소설 ≪소송≫을 쓰기 시작했다. ≪소송≫의 창작은 1915년에도 계속됐다. 1915년에는 1913년에 출판된 ≪화부≫(장편소설 ≪실종자≫의 첫 장)로 폰타네 상을 수상했다. 1916년과 1917년에 대부분의 단편소설들이 창작됐고, 1919년에 ≪시골 의사≫라는 제목으로 묶여 출판됐다. ≪단식광대≫라는 제목을 달고 1924년에 출판된 네 개의 단편소설은 1921년에서 1924년 사이에 쓰였다. 마지막 단편소설(<여가수 요제피네>)은 1924년 3월에 쓰였다. 카프카는 1921년에 그리고 특히 1922년 ‘밀레나 위기’ 동안에 장편소설 ≪성≫을 썼다.
카프카는 현실성의 결여, 흥미 추구, 공허함 등을 문학 작업의 위험 요소로 인식했다. 그는 문학 작업의 목표를 대단히 높게 설정했다. 그에게 문학은 ‘예언자적 임무’를 지닌 것이다. 문학은 고차원의 관찰 형식이며, 우연성을 법칙성으로 바꾸고, 진리를 인식하는 데 봉사하는, 일종의 ‘기도 형식’이다.
옮긴이
서울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위 논문은 <카프카 문학에 나타난 진실과 허위의 모티프 연구>다. LG 연암문화재단 해외연구교수로 선발되어, 카프카 전문가인 카를하인츠 핑거후트(Karlheinz Fingerhut) 교수의 초청으로 독일 루트비히스부르크 대학교에서 수학했다. 전주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카프카의 ‘파괴할 수 없는 것’ 연구 – 폴 틸리히의 ‘궁극적 실재’와 관련하여>라는 논문으로 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카프카학회 회장을 지냈고, 현재 전주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에서 키워드가이드(카프카, 독일 문학, 성경공부)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프란츠 카프카≫, ≪카프카 문학의 이해≫, ≪독일 현대 작가와 문학 이론≫(공저), ≪동서양 문학 고전 산책≫(공저), 역서로는 ≪프란츠 카프카, 지상의 마지막 말들 1: 인생에 대하여≫, ≪프란츠 카프카, 지상의 마지막 말들 2: 문학에 대하여≫, ≪프란츠 카프카: 그의 문학의 구성 법칙, 허무주의와 전통을 넘어선 성숙한 인간≫(2012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학술도서), ≪카프카의 엽서≫, ≪카프카와의 대화≫, ≪실종자≫, ≪카프카 문학사전≫(공역) 등이 있다.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실종자
1장. 화부
2장. 외삼촌
3장. 뉴욕 교외의 별장
4장. 람제스로 가는 길
5장. 옥시덴탈 호텔에서
6장. 로빈슨 사건
7장. 도심에서 떨어진 교외의 길이었음에
8장. 로빈슨이 “일어나! 일어나!”라고 외쳤다
미완성 부분
브루넬다의 이사
카를은 길모퉁이에서 보았다
그들은 이틀 밤낮으로 기차를 탔다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이 사태를 오해하지 마라. 정의의 문제가 중요할지 모르지만, 동시에 규율의 문제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