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전문용어, 왜 쉬워져야 하는가?
소통이 중시되는 현대사회에서 의사와 환자는 물론 전공이 다른 의사, 의료 관련 인력 사이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의학용어는 쉬워져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대한의사협회는 오래전부터 전문용어 순화에 체계적으로 심혈을 기울여 왔다. 저자들은 이러한 활동에 오랜 기간 관여해 왔으며 그간의 경험을 실제적인 예를 통해 체계적으로 보여 줌으로써 전문용어 순화와 제작에 관여하는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이 책을 집필하였다.
의학과 언어학의 만남이 이뤄 낸 아름다운 결실
해부학, 피부과학, 언어학이라는 전공이 다른 세 저자가 우리 사회 전문용어의 과거, 현재, 미래를 말한다. 전문용어를 만드는 해당 분야 전문가가 한국어 전문용어에 대한 연구서를 내는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언어학자와 의학자가 함께 책을 내는 것도 첫 시도다.
1, 2장은 일본어에서 들어온 전문용어의 문제점과 쉬운 우리말 전문용어의 정당성을 언어학의 입장에서 입증한다. 3, 4장은 한국어 전문용어의 역사적 변천과 쉬운 우리말 해부학 용어 만들기의 실제를 제시함으로써 쉬운 용어 만들기의 실천적 모습을 보여 준다. 5, 6, 7, 8장은 용어 평가 기준을 제시하고 문제가 있는 용어에 대해 쉬운 우리말 용어 만들기를 위한 구체적 방법들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기존 전문용어뿐 아니라 미래의 전문용어 만들기를 위한 방법론을 제공한다.
200자평
좌창, 단골, 와우. 쉬운 우리말로 바꾸면? 여드름, 짧은뼈, 달팽이다. 한국어 전문용어는 자유로운 소통과 질 높은 진료를 위해 필수적이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언어학자와 의학자가 모여 쉬운 전문용어 만들기의 길을 제시한다. 한국어 전문용어의 역사와 특성을 밝히고, 순화 과정에서 부딪히는 한자어·고유어의 문제 해결 방법, 접두사·접미사의 활용, 명사형 어미, 관형사, 은유와 직유 등 실제 사례를 살펴본다.
지은이
은희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전임강사, 서울대학교 전임강사, 조교수, 부교수를 거쳐 현재 의과대학 피부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93년 대한의사협회 용어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전문용어 만들기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알기 쉬운 의학용어를 수록한 것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는 『의학용어집』 4판을 발간하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대한피부과학회 용어집편찬위원장을 맡아 『피부과용어집』을 발간했다. 또한 『의학용어집』 5판의 토대가 된 『필수의학용어집』 발간에도 기여했으며 현재까지 약 20년 동안 쉬운 우리말 의학용어 만들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송영빈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와세다대학교 문학연구과에서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나고야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과학기술원 전문용어언어공학연구센터에서 전문용어를 연구하였다. 이화여자대학교 인문과학부 전임강사, 조교수, 부교수를 거쳐 현재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된 연구는 한국어 전문용어이며, 한국어에 미친 일본어 전문용어의 문제점을 규명하는 데 관심이 있다. 대표 저서로 『다국어 어휘의미망』(공저), 『한자의 미래』(번역), 『전문용어학』(공역) 등이 있고, 논문은 “전문용어의 난해함에 대해: 물리학 용어를 중심으로”, “자음어기의 품사 구성에서 본 물리학 전문용어”, “알기 쉬운 전문용어 만들기의 가능성”(일문), “한자전문용어의 고유어화에 대해”, “한영일 의학 전문용어의 특징” 등이 있다.
정인혁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전임강사, 조교수, 부교수, 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가톨릭대학교 응용해부연구소에서 초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92년 대한의사협회 남북의학용어비교소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였고 대한해부학회 용어심의위원장을 맡아 알기 쉬운 해부학용어 만들기를 추진하여 난해한 일본어 전문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꾼 『해부학용어』를 발간했다. 나아가 대한의사협회 의학용어 실무 위원장을 맡아 의학용어 전체를 포괄하는 『의학용어집』 4판을 발간해 쉬운 우리말 용어를 만듦과 동시에 전문용어 고유어화의 가능성을 입증하였다. 우리말 용어 만들기에 대한 공을 인정받아 2004년 외솔상을 수상했다.
차례
추천사
머리말
1장 전문용어와 언어의 힘
1. 전문용어와 언어의 역학 관계
2. 한국어 전문용어의 역사
3. 전문용어를 위한 기본 이론의 필요성
2장 쉬운 전문용어를 위한 언어학적 논의
1. 전문용어의 특성
2. 전문용어 개정에 대한 편견 극복
3. 전문용어 정착과 보급을 위한 과제
3장 우리나라 의학용어의 역사
1. 조선시대의 의학용어(1900년 이전)
2. 의학용어에 일본 영향 시대(1900∼1945년)
3. 현대(1945년∼현재)
4장 해부학용어를 만든 과정과 그 내용
1. 의학용어를 전문학회에서 만들기 시작하게 된 배경
2. 해부학용어 1판(1978)과 2판(1981)의 내용
3. 조직학·발생학용어 1판(1980)과 2판(1982)의 내용
4. 해부학용어 3판(1990)
5. 해부학용어 4판(1996), 해부학용어 5판(2005), 해부학용어 전자판(2012)
6. 해부학용어를 다듬은 예(1978∼2012년)
5장 의학용어 만들기의 실천 원리
1. 용어 제작 원칙과 기본 과정
2. 형태적 관점에서의 전문용어
3. 전문용어 순화의 지침
4. 언어학적 관점과 실용적 관점에 입각한 개별 전문용어의 평가
6장 순화 과정에서 유의할 기술적 관점과 실제 활용 예
1. 제1항 한자어에 대응하는 적절한 고유어 활용
2. 제2항 동일한 의미를 가진 평이한 한자어 활용
3. 제3항 고유어와 한자어의 창조적 재구성
4. 제4항 고유어로 통일하였으나 일부 용어만 한자어 사용
5. 제5항 한자어로 통일하였으나 일부 용어만 고유어와 다른 한자어 사용
6. 제6항 용어의 세분화
7. 제7항 접두사와 접미사의 활용
8. 제8항 ‘성, 적, 상, 양’ 같은 관형사 기능을 하는 접미사류의 생략
9. 제9항 동사, 형용사의 관형형 어미
10. 제10항 명사형 어미: -음, -기
11. 제11항 피동동사와 사동동사
12. 제12항 관형사
13. 제13항 부정
14. 제14항 어근+명사, 어간+명사
15. 제15항 동사 연쇄
16. 제16항 은유와 직유
17. 제17항 의성어와 의태어의 활용
18. 제18항 음차 용어 사용의 자제
19. 제19항 음차 용어와 우리말(고유어 혹은 한자)의 합성
20. 제20항 음절 생략의 예외
21. 제21항 사족과 반복적인 음절 생략
22. 제22항 같은 의미의 여러 말 정리
23. 제23항 방언(북한어 포함)의 활용과 영향
24. 제24항 순화된 용어(주로 고유어)가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
25. 제25항 용어 자체가 원래 잘못된 경우
26. 제26항 일부 단어를 추가해 의미가 보다 명확해지는 경우
27. 제27항 앞뒤 단어가 바뀌어 흔히 혼용되는 경우
28. 제28항 색깔 관련 용어
29. 제29항 한 용어에서 복수 의미 부여에 문제가 있는 경우
30. 제30항 낙인과 혐오
31. 제31항 같은 내용이나 한 용어를 의학계와 다른 분야 간에 다르게 사용하는 경우
32. 제32항 체계의 통일
7장 새로 제안하고 싶은 의학용어
1. 의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고유어나 한자어의 정리
2. 일부 용어의 통일 문제
3. 새로운 각도에서 연구할 필요가 있는 용어들
4. 음차 용어의 적극적 우리말 전환
5. 문법적 관점과 기술적 관점에서의 다양한 시도
6. 기형아와 관련된 용어
8장 결론
1. 용어 순화 과정의 예
2. 고유어 적용의 범위
3. 결론과 향후 바람직한 정책 방향
참고문헌
책속으로
저자들은 그동안 의학용어를 대상으로 알기 쉬운 전문용어를 만드는 일을 해 왔다. 알기 쉬운 전문용어 만들기가 시대적 요청이자 학문 발전을 위한 초석이라는 믿음으로 짧게는 10여 년, 길게는 20여 년 동안 적지 않은 세월을 전문용어에 대해 고민하면서 왜 전문용어가 쉬워져야 하는지, 왜 이러한 작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나아가 왜 반대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 이 책은 이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하는 데서 출발한 것이다.
_ “머리말” 중에서
고유어로 바꾸는 것은 동음이의어 문제를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단골보다는 짧은뼈가 소리 차원에서 명확한 것은 분명하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고유어를 사용한다는 것이 한자어를 없애는 것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고유어로 용어를 많이 만든 해부학용어에서도 한자어는 여전히 42.92%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라진 한자어와 살아남은 한자어가 어떤 성격을 갖고 있는가를 비교해 보면 쉬운 전문용어 만들기가 어떤 성격이었는지가 명확해진다.
_ “2장 쉬운 전문용어를 위한 언어학적 논의” 중에서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듣는 즉시 알기 쉬운 한자어와 고유어는 편견 없이 선택에서 최우선 지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뿐 아니라 많은 국어학자들의 생각이다. 왜냐하면 이들 두 가지는 모두 우리말의 실질적인 중추가 되기 때문이다. 용어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 기존 용어를 순화하여 최종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것을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은 기억해 주길 바란다.
_ “8장 결론” 중에서
추천글
이 책은 막연한 당위론에서 벗어나, 바로 ‘언어 현실’ 속에서 전문용어가 무슨 일을 하는지, 또 어떤 문제들을 찾아내어 바로잡아야 하는지에 대해 실천적으로 고민하고 경험해 온 모든 것을 부어 넣은 것이다. 또한 서로 다른 영역에서 서로 다른 일을 해 온 전문가들이 공동의 고민을 어떻게 풀어내 가야 할지를 모색해 놓은 기록물이기도 하다. 내가 아는 언어가 아니라, 우리가 아는 언어가 아니라면 그 학문적 성과는 근본적으로 문제 해결의 결과가 아니라 의문의 대상일 뿐이라는 성찰을 드러낸다. 더 나아가 전문용어가 구체적으로 밟아 나가야 할 미래의 모습을 진지하게 보여 준다.
_ 김하수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이 책은 완성되지 않은 의학용어의 정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오랜 경험에서 온 소중한 기준을 제시한다. 용어 순화 과정에서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언어학적인 형태론, 구문론을 귀띔해 주는 건전한 학문적 방향 제시도 담고 있어 이런 일을 할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읽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의학의 전문용어를 쉽고 아름다운 한글로 만드는 과정에서 인식이 다른 집단 사이에 있었던 갈등의 흔적도 주목할 만하다.
_ 백상호 가천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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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13년 4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