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남사당패인 어떤 할아버지가 화개장터 주막집에 들러 딸 계연을 맡기고 떠난다. 이후 주막집 아들 성기와 계연은 사랑하는 사이가 되나, 주막집 여주인은 아들 성기를 절로 보내는 등 둘을 떼어 놓으려 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여주인도 남사당 할아버지의 딸이었다.
결국 성기는 할아버지의 외손주였던 것이다. 사랑을 잃은 성기는 아픈 상처를 달래며 그 집안에 내려오는 역마살 낀 내림대로 떠난다.
이 영화는 한국 시나리오계의 베테랑 작가로 인정받던 김강윤이 김동리의 소설을 각색, 연출한 작품이다.
운명적으로 한 군데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이 삶을 사는 한 청년의 기구한 운명을 통해 인생의 덧없음을 허무적으로 잘 그려내고 있지만 심리 묘사보다는 외형적인 스토리 전개에 치우친 감이 없지 않다는 평을 받기도 하였다.
한편, 영화 속에서 묘사되는 성기와 계연의 사랑은 엄밀한 의미에서 근친상간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러한 시각보다는 젊은 남녀의 순수한 사랑으로 표현된다. 성기가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보이는 반응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저주가 아니라 모든 것이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는 운명에 대한 저항보다는 순응하면서 모든 것을 가슴으로 삭이려는 한국적 정서라고 할 수 있다.
200자평
남사당패 할아버지가 화개장터 주막에 딸 계연을 맡기고 떠난다. 주막집 아들 성기와 계연이 사랑하게 되나, 여주인은 성기를 절로 보내어 둘을 떼어 놓는다. 여주인도 남사당 할아버지 딸이었고 성기는 할아버지의 외손주였던 것이다. 사랑을 잃은 성기는 아픔을 달래며 집안에 내려오는 역마살 낀 내림대로 떠난다. 한국 시나리오계의 베테랑 작가인 김강윤이 김동리의 소설을 각색, 연출한 작품이다. 운명적으로 한 군데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이 삶을 사는 한 청년의 기구한 생을 통해 인생의 덧없음을 그려내고 있다.
지은이
최금동
전라남도 함평에서 태어났고, 1938년 경성 중앙 불교전문학교를 졸업하였다.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나리오 <애련송>을 발표하여 등단하였다.
<3·1운동>(1959), <8·15 전야>(1960) 등 민족의식을 주제로 한 작품을 비롯하여, 견실한 구성과 기교 있는 문체의 작품을 발표하였으며, 한국 시나리오 발전의 선구적 역할을 담당하였다.
시나리오작가협회 회장을 지냈으며, 1990년 대한민국예술원회원이 되었다. 그의 주요 작품에는 <산유화>(1957), <에밀레종>(1961), <팔만대장경>(1972) 등이 있다.
김강윤
그는 평생 98편의 시나리오를 영화화해 극장에 올렸는데 그 중 57편이 1960년대의 10년 동안 완성된 것이었으니 한국 영화의 황금기가 바로 그의 시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평안북도 삼풍에서 태어난 김강윤은 경복 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국문과로 진학하지만 3학년 때 학업을 작파하고 영화계로 뛰어든다.
그의 시나리오 데뷔작은 나운규와 더불어 한국 영화의 초창기를 개척한 지사감독 윤봉춘의 <승방비곡> 본래 일제 시대에 ≪조선일보≫에 연재되었던 최독견의 장편소설을 1930년 이귀영 감독이 영화화했던 작품인데 당시의 영화에 배우로 출연했던 윤봉춘이 이번에는 직접 연출을 맡으면서 그 시나리오를 김강윤에게 맡겼던 것이다.
이듬해인 1959년 김강윤은 일제하의 광주학생운동을 다룬 <이름 없는 별들>을 연출함으로써 감독으로도 데뷔했다.
대표작으로는 1964년에 신상옥의 <빨간 마후라>, <벙어리 삼룡>, 1970년 정진우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 1981년 정진우의 <앵무새 몸으로 울었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