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성립
한나라 무제가 유학을 관학으로 삼은 뒤 분서갱유로 망실되었던 서적이 다시 세상에 나오기 시작했다. 예에 관한 것으로는, 고당생이 <사례(士禮)> 17편을 전했고 하간헌왕이 고례에 관한 기록 131편을 모아 정리했으며, 이후 기록을 더해 유향이 214편으로 엮었다. 고당생의 학문은 소분을 거쳐 대덕·대성·경보 등에게 내려온다. 그들은 흩어져 있는 예설을 수집·편찬했는데, 대대(大戴)라고 불린 대덕이 편찬한 책은 ≪대대례기≫ 85편이고, 소대(小戴)라 불린 대성이 편찬한 책은 ≪소대례기≫ 49편이다. 한나라 학자 정현이 ≪주례≫·≪의례≫와 함께 ≪소대례기≫에 주석을 붙여 ‘삼례’라 칭하게 된 후, ≪소대례기≫가 ≪예기≫로 일컬어지게 되었다.
내용
정현과 원나라 오징의 분류를 종합하면 ≪예기≫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의례에 대한 해설 부분이고, 둘째는 예 일반에 대한 철학적 이론 또는 잡다한 기록 부분이다. 주된 내용은 중국 고대사회의 생활 의식에 관한 것이다. 고대사회에서 예의 영역은 국가의 통치 제도에서부터 사회적인 도리(道理)의 규정, 개인의 수신(修身)에 이르기까지를 망라하는 광범위한 것이었다.
영향력
≪예기≫는 유교적 예치주의(禮治主義)를 선양하기 위한 교재로 중시되었으며, 그 영향은 ‘삼례’ 중에서 가장 컸다. 또한 중국 전국시대와 진한 시기의 유교사상이나 사회사상을 연구하고 유교적 예치주의를 이해하는 데에도 기본이 되는 책이며,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부터 우리의 생활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200자평
오경(五經)의 하나인 ≪예기(禮記)≫는 주나라 말기에서 진한 시대까지의 예(禮)에 관한 이론과 실제를 기록한 책이다. ≪주례(周禮)≫, ≪의례(儀禮)≫와 함께 ‘삼례(三禮)’로 꼽히는데, 그중에서도 영향력이 가장 컸다. 의례를 해설하고 음악·정치·학문 등 일상생활의 사소한 영역에 이르기까지 예의 다양한 근본정신을 기록한다.
이 책은 현대인에게 시사하는 의미가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약 15%를 발췌했다.
엮은이
대성은 생몰년이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기원전 1세기 전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전한시대의 경학자로 자(字)는 차군(次君)이며, 양(梁) 땅 출신이다. 금문예학(今文禮學)인 소대학(小戴學)의 창시자다. 한나라 선제(宣帝) 때에 구강태수(九江太守)를 지냈으며, 학관에 예(禮)가 설치되었을 때 박사(博士)가 되어 궁정에서 예를 강의했다. 기원전 51년에 개최된 석거각회의(石渠閣會議)에 참가해 ‘오경동이(五經同異)’를 강론했다. 숙부인 대덕과 함께 후창에게 예를 배웠다. 대덕은 ‘대대’, 조카인 대성은 ‘소대’라고 일컬어졌다. 자신의 학문을 동향(同鄕) 사람인 교인(橋仁)과 양영(楊榮)에게 전수했는데, 이로 인해 그의 학문은 교인과 양영 두 학파로 나뉘게 되었다.
옮긴이
도민재는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 유학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교 대학원 동양철학과에서 석사와 박사과정을 마치고, <조선전기 예학사상 연구>라는 논문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중국 북경대학 철학과에서 고급진수과정을 이수했고, 성균관대학교·대구한의대학교·상지대학교에서 강의했다. 영산대학교 교수를 거쳐, 현재 청주대학교 사범대학 한문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유가철학과 예학 분야로, 특히 전통 예절의 현대적 의미 및 고전교육과 인성교육에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공저로 ≪논어의 종합적 고찰≫(심산, 2003)과 역서로 ≪효경≫(지식을만드는지식, 2012), ≪예기≫(지식을만드는지식, 2014)이 있으며, <한강 정구의 학문과 예학 사상>, <한국의 전통 가정교육과 유교>, <유교 제례의 구조와 의미>, <전통사회 ‘소학’ 교육과 청소년 예절교육의 방향> 등 다수의 연구 논문이 있다.
차례
해설
엮은이에 대해
1. 곡례 상(曲禮 上)
2. 곡례 하(曲禮 下)
3. 단궁 상(檀弓 上)
4. 단궁 하(檀弓 下)
5. 왕제(王制)
6. 월령(月令)
7. 증자문(曾子問)
8. 문왕세자(文王世子)
9. 예운(禮運)
10. 예기(禮器)
11. 교특생(郊特牲)
12. 내칙(內則)
13. 옥조(玉藻)
14. 명당위(明堂位)
15. 상복소기(喪服小記)
16. 대전(大傳)
17. 소의(少儀)
18. 학기(學記)
19. 악기(樂記)
20. 잡기 상(雜記 上)
21. 잡기 하(雜記 下)
22. 상대기(喪大記)
23. 제법(祭法)
24. 제의(祭義)
25. 제통(祭統)
26. 경해(經解)
27. 애공문(哀公問)
28. 중니연거(仲尼燕居)
29. 공자한거(孔子閒居)
30. 방기(坊記)
31. 중용(中庸)
32. 표기(表記)
33. 치의(緇衣)
34. 분상(奔喪)
35. 문상(問喪)
36. 복문(服問)
37. 간전(間傳)
38. 삼년문(三年問)
39. 심의(深衣)
40. 투호(投壺)
41. 유행(儒行)
42. 대학(大學)
43. 관의(冠義)
44. 혼의(婚義)
45. 향음주의(鄕飮酒義)
46. 사의(射義)
47. 연의(燕義)
48. 빙의(聘義)
49. 상복사제(喪服四制)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예의란 것은 사람의 큰 단서다. 믿음을 강론하고 화목을 닦는 것은, 마치 사람이 피부의 생김과 근육이나 뼈의 결속을 굳게 하여 육체를 강하게 하는 것과 같다. 예는 산 사람을 봉양하고 죽은 이를 장사 지내 보내며 귀신을 섬기는 큰 단서가 된다. 그러므로 천도(天道)에 통달하고 인정을 따르게 하는 중요한 수단인 것이다. 그러므로 오직 성인만이 예를 버릴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나라를 무너뜨리고 집을 잃고 사람을 망치는 것은 반드시 먼저 그 예를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예는 사람에게 마치 술의 누룩과 같이 중요한 것으로, 군자는 예를 열심히 배우고 소인은 예를 가볍게 여긴다.
-50쪽
악(樂)은 사람의 내면으로부터 나오고, 예(禮)는 밖으로부터 일어나는 것이다. 악은 내면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고요하고, 예는 밖으로부터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형식이 있다. 훌륭한 음악은 반드시 그 곡조가 쉽고, 훌륭한 예는 반드시 그 형식이 간편하다. 악이 지극하면 원망이 없게 되고, 예가 지극하면 다투지 않게 된다. 인사하고 겸양하여 천하를 다스린다는 것은, 바로 예악을 두고 하는 말이다.
-91~9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