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서울문화재단 서울예술치유허브(전 성북예술창작센터)는 “예술을 통한 시민의 삶과 사회 치유”를 목표로 대내외적인 치유 특화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사업의 근간을 이루는 예술치유의 이론적 근거를 위해 2013~2014년 <예술치유 모델/평가체계 개발 및 발전방향 연구>, <성북예술창작센터 예술치유 모델/평가체계 적용 사례 연구>를 통해 예술치료, 예술교육, 문화예술일반, 사회일반 등 각 부문에서 논의되는 예술치유 개념과 범위를 정리·고찰하고 센터에서 실행하는 사업의 평가체계를 제시하고 실제 사업에 적용한 바 있다. 프로그램만 보급하는 문화센터의 개념이 아니라 다양한 ‘힐링’작업이 가능하도록 조성된 아트레지던시인 만큼 힐링아트랩이라는 이름 아래 지속적인 R&D 활동을 하며 서울을 대표하는 예술치유의 플랫폼으로 기능하고자 했다. 특히 2015년을 기점으로 그간 축적된 ‘콘텐츠 확산’ 방식의 터닝포인트로서 ‘위기계층 치유 콘텐츠’의 개발과 전사적 확산, 장르별 자가치유가 가능한 ‘예술치유 매뉴얼 연구’를 기획했다. 세월호라는 대형 참사 이후 국민적 트라우마를 치유할 공공의 역할은 증대되었고 아픈 사회에 살고 있는 현대인의 마음 돌봄과 회복은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수위로 체감되었다.
서울예술치유허브는 개관 6년차에 접어든 시점에서 시대 적합한 예술콘텐츠 확산 방법 또한 심도 높은 변화를 모색했다. 사회적으로 이슈화 되고 있는 특수직군(지하철 기관사, 콜센터 상담원, 어린이집 보육교사)과 특정집단(한부모 양육가정,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예술치유 확산 시범콘텐츠 개발을 시도했다. 장르 간 통합과 치료사, 예술가 간의 협업으로 설계된 콘텐츠 개발과 6개월간 55회에 걸쳐 진행한 ‘예술치유확산 시범사업’은 서울예술치유허브의 정체성과 노하우에 기초한 방법론을 효과적으로 구현하고 ‘시민과 사회 공동체의 치유’라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한 본격적이고 획기적인 시도였다. 이 책은 그 모든 것을 담은 예술치유 보고서다.
200자평
심리적 치유가 가장 필요한 사람들은 누구인가? 직업적, 사회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지하철 기관사, 어린이집 보육교사, 한부모, 콜센터 상담원, 독거 어르신 등이다. 이들의 우울과 고통을 감싸 안는 것은 공동체의 의무다. 실질적인 복지 지원책과 함께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위험요소에 스스로 대응할 수 있는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 것이다. 그 해법은 예술치유다. 이 책은 6개월간 55회에 걸쳐 모두 381명이 참여한 서울예술치유허브 ‘예술치유확산 시범사업’을 모두 담아 낸 보고서다.
지은이
서울문화재단 서울예술치유허브
예술로 더 새롭게, 문화로 다 즐겁게
서울문화재단은 ‘시민과 예술가가 함께 행복한 문화도시 서울을 만든다’는 목표 아래 문화예술의 창작과 보급, 예술교육, 시민의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의 문화예술 진흥을 위해 2004년 서울시에서 설립했으며, 문화예술 창작활동 지원 사업을 비롯해 문화예술 공간 운영, 시민 문화향수 확대사업, 서울을 대표하는 거리예술축제, 시민의 미적 감수성 증진을 위한 예술교육, 서울메세나 지원 사업 등 다양한 문화예술 사업을 진행하며 행복한 시민이 주인이 되는 문화시민도시 구현에 앞장서고 있다.
서울예술치유허브는 옛 성북구 보건소의 이전에 따른 유휴 공간을 리모델링해 조성한 공간으로 과거 보건소라는 장소적 특성을 살려 예술을 통해 마음을 치유하는 ‘예술보건소’를 모토로 2010년 개관 이래 예술치유사업을 특화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와 치유 전문가의 창작·치유 활동의 발굴 및 지원 사업을 중심으로 외부 단체·기관과 연계해 다양한 예술치유 콘텐츠를 개발·보급하고 시민의 삶과 밀착된 예술, 생활 속에서 지속가능한 예술을 육성해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널리 전파하고 있다.
특히 사업의 근간을 이루는 예술치유의 이론적 근거를 위해 2013∼2014년 “성북예술창작센터 예술치유 모델/평가체계 개발 및 발전방향 연구”(2013), “성북예술창작센터 예술치유 모델/평가체계 적용 사례 연구”(2014)를 통해 예술치료, 예술교육, 문화예술일반, 사회일반 등 각 부문에서 논의되는 예술치유 개념과 범위를 정리·고찰하고, 센터에서 실행하는 사업의 평가체계를 제시하고 실제 사업에 적용한 바 있다. 센터는 프로그램만 보급하는 문화센터의 개념이 아니라 다양한 ‘힐링’ 작업이 가능하도록 조성된 아트 레지던시인 만큼 지속적인 R&D 활동은 물론 서울을 대표하는 예술치유의 플랫폼으로 기능해오고 있다. 2015년을 기점으로 그간 축적된 ‘콘텐츠 확산’ 방식의 전환점으로서 ‘사회적 위기 계층 대상 치유 콘텐츠’의 개발에 따른 전사적인 확산과 장르별 자가치유가 가능한 ‘예술치유 매뉴얼 연구’를 기획·진행하였다.
앞으로도 ‘예술을 통한 시민의 삶과 사회의 치유’를 목표로 예술치유 특화 콘텐츠의 연구 개발을 지원하고, 삶의 고단한 일상에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에게 예술을 통한 위로와 심리적 재활을 지원하는 따뜻한 예술을 전하고자 한다.
차례
머리말 보다 긍정적인 사회를 위한 치유의 한 걸음
01 독거 어르신 프로그램
옛날, 옛날에. 오늘, 오늘이
프롤로그 외로움에 갇혔던 독거 어르신, 구연동화로 세상과 다시 만나다
Part 1 만남부터 친밀감 형성까지
Part 2 친밀감 형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Part 3 점점 마음의 문을 열던 어르신들
Part 4 드디어 시작된 행복한 구연동화
에필로그 초고령 사회에 필요한 사회적 대안
인터뷰 자큰북스 김해리: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기 위한 소중한 시간
인터뷰 똥자루무용단 이성재: 어르신 프로그램을 위한 지속적 네트워크 필요
인터뷰 서울예술치유허브 나희영 매니저: 몸을 치료하는 곳에서 마음을 치유하는 곳으로
02 보육교사 프로그램
아트멘토
프롤로그 나를 알고 스스로를 조절하는 자기 성장의 시간
Part 1 서로 다른 생각의 방향을 배우다
Part 2 협업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감정 보기
Part 3 감정의 시각화, 그리고 자존감 향상
Part 4 실전 대화, 상대방에 대한 진실한 이해
에필로그 보육교사 교육의 새로운 차원을 열다
인터뷰 미술치료사 조득현: 자아를 찾아가던 참여자들의 모습이 인상적
03 한부모 가정
몸짓 속에 담긴 색 이야기
프롤로그 건전한 가족 관계의 형성을 위하여
Part 1 색깔을 통해 나를 찾아가는 시간
Part 2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를 위로하다
Part 3 영화를 통해 이뤄진 풍성한 가족 이야기
Part 4 심리극, 힘든 마음속으로 들어가다
에필로그 이제, 다시 희망을 향해 날아갈 새가 되어
04 콜센터 상담원
콜미콜미 마음극장
프롤로그 고객과 생긴 문제점, 회복탄력성으로 극복하기
Part 1 삶의 피곤함을 넘어서는 소통의 시작
Part 2 나와 잘 지낼 수 있는 방법 찾기
Part 3 과거의 성공으로 미래를 살아갈 힘을 얻다
Part 4 행복의 기준을 다시 세우기
에필로그 이길 수는 없어도, 견딜 수는 있기를 기대하며
인터뷰 미술치료사 오희정: 민-관이 함께했다는 점이 큰 의의
05 기관사
마음으로 달리는 기차, 춤추는 마음
프롤로그 지하를 벗어나 활기차고 밝은 공간으로
Part 1 오랜만에 함께하는 음악을 통한 소통
Part 2 몸을 흔들어 심신의 고단함을 털어내다
에필로그 보다 안전한 시민 교통수단을 위하여
인터뷰 음악치료사 임은영: 긍정적인 상호 교류를 바탕으로 정서적 지지 경험
언론보도 한국일보 김기중 기자: 긴장·압박감에 시달려 온 지하철 기관사들…경쾌한 율동에 ‘웃음꽃’
끝내는 말 새로운 희망을 찾은 사람들
목록
서울문화재단 예술치유총서 01
책속으로
4회기부터는 눈에 보이는 뚜렷한 변화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간에는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진행이 매우 원활했다고 볼 수는 없었다. 이는 독거 어르신들의 특성에 기인한다. 외부 활동을 거의 안 하던 어르신들이다보니 보다 적극적으로 활동을 이끌어내기까지는 4~5회기의 시간이 걸렸던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일단 활동에는 즐겁게 참여하는 단계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막상 개인적인 이야기를 끌어내려고 했을 때는 창피해하거나 이를 숨기려는 태도도 많았다. 따라서 독거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에는 다수보다는 소수의 인원으로 구성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01 독거 어르신 프로그램: 옛날, 옛날에. 오늘, 오늘이’ 중에서
보육교사는 집단 내에서 끊임없이 관계를 형성하고 소통하고 상호작용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물론 일반적인 직장, 더불어 전반적인 사회관계도 모두 마찬가지다. 그러나 보육교사의 일터에는 다른 점이 있다. 우선 주로 상대해야 하는 대상이 아직 정신적, 정서적으로 미성숙한 아이들이라는 점이고, 또 다른 대상은 그런 아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쏟아 붓고 있는 부모들이라는 점이다. 특히 부모들은 자녀들을 대할 때 객관적으로 보기보다는 주관적인 관점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말 그대로 ‘내 자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면에서 보육교사는 다소 이기적인 부모들과 맞닥뜨려야 할 경우가 많고, 이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02 보육교사 프로그램: 아트멘토’ 중에서
한부모들이 하는 가장 큰 심리적 좌절과 고통은 바로 ‘부모의 상처’가 ‘자녀의 상처’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다. 부모의 이혼에서 아무런 의사결정도 할 수 없었던 아이들이 일방적으로 가져야할 상처, 그리고 평생 동안 ‘이혼한 부모의 자녀’라는 멍에를 짊어져야 하는 것이 큰 부담이 된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에 대한 자괴감도 크
다. 왜 나는 정상적인 가정을 꾸리지 못할까, 왜 나는 그런 배우자를 만났을까, 왜 나는 아이들에게 정상적인 부모가 되지 못할까라는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03 한부모 가정: 몸짓 속에 담긴 색 이야기’ 중에서
콜센터 상담원이 기본적으로 적지 않은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기정사실이었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걸음 나아가 그들의 근무 환경 자체도 매우 열악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동료들과 같은 공간에서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칸막이 사이에서 쉴 틈 없이 전화 업무를 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사내에서는 동료들과의 기본적인 소통도 없었고 스트레스 해소도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뿐만 아니라 과중한 업무량, 고객에 대한 지나친 감정소모, 인격적 모독에 대한 자괴감이 상존했으며, 더욱 큰 문제는 그 스스로도 이러한 문제의 해결방법이 없다는 사실 때문에 불만감과 무력감마저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04 콜센터 상담원: 콜미콜미 마음극장’ 중에서
철도 기관사의 일이란 곧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일이기도 하다. 한번 사고가 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며, 또한 그것이 ‘대중교통’이라는 점에서 더욱 사회적 파장이 클 수도 있다. 이는 곧 기관사의 업무 강도가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반면, 직장 내에서 그들의 스트레스 대처에 대한 교육은 그리 많지 않다. 있다고 하더라도 예술치유와 관련된 것은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있지 않다. 특히 이번에 실시했던 춤과 음악은 빠른 시간 내에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활력을 안겨다준다는 점에서 꼭 필요한 스트레스 대처방안이기도 하다. 향후에는 기관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대중교통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05 기관사: 마음으로 달리는 기차, 춤추는 마음’ 중에서
추천글
예술작품은 아픔을 겪은 자들만이 빚어낼 수 있는 각고의 결과물이다.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자들은 부디 그들의 처방전에 귀기울일지어다.
주철환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스트레스를 세끼 밥처럼 먹고 사는 게 현대인이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어디서 오느냐에 따라 푸는 방법은 다를 것이다. 지하철 기관사라면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야 하고 콜센터 상담원은 친절 아래 억눌린 자신의 감정을 표출할 필요가 있겠고 독거노인이라면 누군가를 만나서 뭔가를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할 것이다. 이 책은 국내 처음으로 직종별 집단별 예술치유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진행한 기록이다. 어떤 때는 음악과 춤이, 미술과 영화가, 또는 구연동화가 치유의 매개가 되었다. 모든 것은 예술로 통한다.
조선희 소설가, 전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예술치유는 예술이 갤러리와 공연장 등 닫힌 공간에서 평범한 이웃들의 일상에 들어와
치유와 활력을 제공하여 살아 있는 예술적 가치를 창조한 유쾌한 만남이다.
최대헌 심리극장 청자다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