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예술은 경제적 세계화나 국제 자유무역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 예술은 왜 중요한가? 예술은 왜 신자유주의의 흐름을 따르는 대신 개별 지역사회와 연계되어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저자의 답은 ‘민주주의’다. 우리 삶의 행복추구권이자 지역예술의 버팀목이 돼줄 ‘문화다양성’의 자유와 보호에 관한 연구로, 문화적 기본권이 세계화에 위협 받는 지금 절실히 필요한 책이다
책의 내용
이 책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뉜다. 1부는 현재의 상황을 분석하고, 2부는 변화를 위한 제안을 포함한다.
예술작품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오락이 되기도 하고 계몽이 되기도 하는 매체다. 2장의 논의처럼 문화 영역에서 생산수단의 소유, 배급, 홍보 문제는 핵심적 현안이다. 3장에서는 살고 있는 나라의 빈부 여하를 불문하고 예술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공정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나의 주장이 이어진다. 4장은 사회적 삶에서 차지하는 예술가의 역할을 지역적, 그리고 지구적 수준에서 고찰한다. 5장은 소비의 ‘대상’에는 제약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고찰한다.
2부에서는 문화 영역에서 복합기업의 대안을 찾는 일에 대한 몇 가지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6장은 유네스코에서 만든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에 관한 협약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7장은 어떤 종류의 규제가 적절할지에 관한 상상력을 자극할 것이다. 문화시장에 대한 규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추가적으로 지역, 권역, 국가 단위의 정부가 나서서 다양한 예술적 표현의 생산과 배급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려고 할 것이다(8장). 9장은 현재의 저작권 제도가 폐지되고 대안이 마련되면 오히려 예술가, 공공 영역, 제3세계가 혜택을 받게 된다는 분석 결과를 제시할 것이다 10장은 이처럼 소홀히 다루어졌던 주제에 초점을 맞추어 문화적 장을 생태적 장에 비교한다. 마지막으로 11장에서는 ‘표현과 커뮤니케이션의 자유’라는 매우 중요한 가치, 예술가 및 예술가의 매개자와 생산자들이 갖추어야 할 책임과 함께 논의할 것이다. 자유 대 책임, 아니면 자유와 책임, 어느 것이 옳은가? 이는 매우 중요한 질문임에도 거의 논의되지 않았으며, 그 답에 따라 세계의 문화지도가 새롭게 그려질 수도 있다.
200자평
『예술의 위기』는 기획, 생산, 배급, 수용, 효과의 순환에 초점을 맞추어 문화복합기업이 주도하는 세계화 속에서 다양한 지역문화의 생존을 공적인 제도를 통해 유지할 것을 고민하고 그 대안을 제안한다. 다양한 지역문화 생존과 공존을 국제법적으로 보장하는 문화다양성협약에 대해 요스트 스미르스 교수의 연구작업을 통하여 보여 주는 이 책은 지역적 삶과 밀접한 지역문화의 탄생과 변화를 증명한다.
지은이
요스트 스미르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예술대학교(Utrecht School of the Arts) 예술정치학과 교수다. 미국 UCLA 국제문화예술학과(Department of World Arts and Cultures) 방문 교수를 역임하였으며, 현재 유럽 비교문화정책 및 예술 연구소(ERICArts)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스미르스 교수는 전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는 문화 분야의 의사결정에 관한 연구와 저술, 강연 활동을 폭넓게 펼치고 있으며, 특히 창의적 지적재산권과 저작권, 공공 영역을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옮긴이
김영한
서울대학교 영어교육학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영과를 졸업했다. 런던대학교 골드스미스 칼리지에서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한국 방송노동시장의 유연화 연구-1990년대 이후 방송노동자의 유연화 경험과 인식을 중심으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9년 KBS에 입사하여 라디오본부에서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연출했으며, 현재 라디오 1국 프로듀서로 재직 중이다. KBS PD협회 운영위원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사무처장을 지냈다. 미디어 생산과 노동, 문화연구에 관심이 있다. 논문으로는 “The broadcasting audience movement in Korea”, “1970년대 대중문화와 여성의 재현-대중가요 음반의 영상기호분석”(공저)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숀 무어스의 『미디어와 일상』(공역)이 있다.
유지나
이화여자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했다. 같은 학교 대학원을 거쳐 프랑스 파리 7대학 기호학과에서 영화기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한국영화아카데미를 졸업했다. 현재 동국대학교 영화영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BS의 <세계의 명화> 해설 등을 진행하면서 현장 영화평론가로서 대중과 가까운 거리에서 비평 활동을 펼쳤다. 국제문화다양성 보호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5년에 프랑스교육공로훈장 기사장을 받았다. ‘유지나의 시네 콘서트’(크로스오버 콘서트)를 진행하며 새로운 문화 공연을 연출하거나 출연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유지나의 여성 영화 산책』, 『영화논쟁 100라운드』, 『섹슈얼리티와 대중문화』, 『스크린쿼터와 문화주권』(공저)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말의 색채』, 다니엘 로요의 『할리우드』, 로버트 C. 앨런의 『영화의 역사: 이론과 실제』, 기 고티에의 『영상기호학』, 시드 필드의 『시나리오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차례
옮긴이의 말
한국의 독자들에게
이 책에 관하여
머리말
1부 기업 시대의 예술적 표현
01 예술과 세계
예술: 투쟁의 장
커뮤니케이션의 특정한 형식
삼각 하이테크 군도
02 결정권
절대 규모의 효과
소유 문제
문화 상품, 정치적 목적, 경제적 이해
이차적 층위의 기업
대량생산 대량배급
시각예술 시장: 주식시장에 버금가는 불안정성
자기전신, 그 후
03 의심스러운 원본성
21세기 최고의 상품
불법복제 단속?
MP3, 냅스터, 프리넷, 카자(Kazaa)…
원본성의 개념
창조는 여전히 예술가의 몫
서구적 개념
04 지역의 예술적 삶
탈지역화
문화 생산물의 광대한 영역
10년도 채 안 돼 파괴된 다양성
전통, 민속, 대중성, 세계
정체성: 차이들의 경계
왜 도처에 잡종성인가?
05 기업화된 문화
미학과 욕망의 땅
말할 것, 팔 것
상업적 메시지 환경
폭력의 난무
영향력
욕망의 자극, 기억의 환기, 판타지의 창조
문화기업이 말하지 않는 이야기
2부 자유와 보호
06 무역과 문화의 균형
원으로 네모 만들기
또 하나의 세계전쟁, 무역
문화다양성에 관한 새로운 국제조약
07 문화다양성 보호 규제
문화복합기업으로부터 벗어나는 길
소유 규제
내용 규제
공적 책무
08 문화 정책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원칙
영화 배급의 지역 인프라
09 저작권 없는 세상 상상하기
상상 불허
대안?
예술가, 생산자, 후원자로서의 기업가
해결책: 시장과 임시 사용권
신문화시장과 공정한 경쟁의 장
시험대에 올리기
10 문화유산
역동적이고 적대적인 세계에서 문화유산 보호하기
예술에 대한 공격
약한 것에 대한 보호 필요성: 문화와 생태
11 표현의 자유 대 책임
담론 생산의 일상적 통제
겉보기와 다른 디지털 영역
후주(後奏) – 위기에 처한 가치 있는 모든 것
문화운동 전략
참고문헌
찾아보기
책속으로
이 책은 두 가지 주제를 강조한다. 첫째, 어떤 문화산업도, 그것이 국내 기업이든 해외 기업이든, 문화적 환경을 지배해서는 안 된다. 생산, 배급, 마케팅, 수용은 그 수단의 소유를 분산하는 방향으로 시장의 규제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한 다양성이 보장되어야만 민주적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저작권은 생각보다 그렇게 좋은 제도가 아니다. 영화, 도서, 음악 분야의 대기업들은 저작권을 통해 투자에 대한 보호를 보장받는다. 그들은 저작권을 기반으로 삼아 블록버스터, 스타,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낸다. 이는 수많은 예술가들이 현실에서 만들어내는 진정한 다양성을 공적 관심사에서 배제시켜 문화시장의 주변부로 밀어낸다.… 따라서 저작권을 폐지하고, 그와 동시에 시장 지배적 문화기업의 규모를 상당한 수준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분명 그러한 결정을 내리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한국의 독자들이 이 책에서 제안한 나의 주장과 해법에서 용기를 얻어, 한국, 아시아, 나아가 전 세계에서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을 위한 투쟁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_ ‘한국의 독자들에게’ 중에서
유럽 같은 서양보다 더욱 미국화된 한국 사회(도시 거리마다 깔린 미국 프랜차이즈 커피점과 식당, 24시간 편의점을 보라)는 이 책에서 제시하는 남미의 인디언이 뉴욕 현대미술관 납품용으로 피카소, 클레, 미로의 그림을 직조하는 어이없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 이것은 잡종문화의 세계화, 즉 경제 강대국 중심으로 우리의 다양한 문화취향마저 함몰시키는 표준화의 우울한 초상이다.
다양한 지역문화 생존과 공존을 국제법적으로 보장하는 문화다양성협약은 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는 제도다. 그 과정에 열정적으로 참여한 요스트 스미르스 교수의 연구 작업을 보여주는 이 책은 다양한 문화의 중요성과 의미, 즉 지역적 삶과 밀접한 지역문화의 탄생과 변화를 증명한다.
_ ‘옮긴이의 말’ 중에서
추천글
세계화 과정의 결과로 문화적 기본권이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절실히 필요한 책이다. 요스트 스미르스 교수는 이러한 위협을 명쾌하고도 자세하게 분석하고 있다. 그는 문화다양성 보호를 위한 강력한 논거를 제시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지적재산권 영역을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_ 세스 J. 하멜링크, 암스테르담 대학교·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 교수
예술이 위기에 처하면 문화정체성과 창의적 다양성이 위협받는다. 무역 규제와 일국적/초국적 법제의 복잡한 세상에서 우리는 혼란에 빠지기 쉽다. 요스트 스미르스 교수는 경제학자의 언어가 전 세계를 지배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독자에게 일러준다. 『예술의 위기』는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는 인상 깊은 책이다.
_ 올레 레이토브, 덴마크 문화개발센터(DCCD) 예술문화 지원국장
이 책은 세계화 시대의 저작권이 지금과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를 자세히 기록한다. 요스트 스미르스 교수는 위기에 처한 예술을 비판적으로 고찰할 뿐만 아니라, 그에 못지않게 전 세계 예술가들의 삶에도 진지한 관심을 갖고 있다.
_ 루스톰 바루차, 캘커타 극단 연출가, 『문화적 실천의 정치학』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