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유가 사상에 입각한 정치사상 교과서
한나라가 안정된 최초의 통일 왕조를 수립해 문화적 성취를 이루는 데 가장 중요한 바탕이 되어 준 것이 유가 사상이다. ≪신서≫는 중국의 건국 사상이나 문화가 유가적으로 정초된 것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바탕이 되어 주는 일종의 정치사상 교과서다. 유가적 민본 사상에 근거를 두어 강력한 국가를 구상하고, 그 주장을 건의하는 가의의 이 책은 동양의 정치철학 및 정치사상사 연구에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적 아이디어로 가득한, 한나라 초 정치철학의 압권
선진의 제자백가에 연속한다는 의미에서 육가의 ≪신어≫와 연속선상에 있는 ≪신서≫는, 새로운 국가 건설의 격동기에 정치 안정에 대해서 고민하고, 중앙집권 대일통의 국가를 구상해서 실제로 황제를 설득해 실천에 옮겼던 가의의 논리와 이념으로 정치사상이 전개된다.
가의는 한나라 초엽의 천재 사상가이자 당시 가장 유명한 정치 이론가로, 한나라 유가 제국을 위해 패기 넘치는 아이디어들을 내놓아 한나라가 탄탄한 정치 기반을 구축해 가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젊은 나이 그 이상으로 논리적 탁월성을 띠고 정치의 핵심을 건드린 그의 글은 한대 최고의 문장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200자평
≪신서≫는 한 문화의 토대를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을 준 중국 전한 초기의 사상가 가의의 결정판이라고 할 만한 정치 이론서다. 이 책은 전체 10권 58편 가운데 가의의 정치사상이 가장 잘 녹아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권1의 11편, 권2의 5편, 권9의 편을 발췌 번역했다. 동양의 유가 사상을 바탕으로 정치철학에 관한 가의의 논리가 잘 담겨 있어, 중국의 정치ㆍ사회ㆍ문화가 유가적으로 자리 잡은 이유와 그 바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어 준다.
지은이
가의(賈誼)
한 고조 7년(서기전 200년) 낙양에서 출생해 한 문제 12년(서기전 168년) 32세의 나이로 요절했다. 어려서부터 천재로 알려진 그는 18세 때 하남군수 오공(吳公)의 문하에서 공부했고, 나중에 장창(張蒼)에게 ≪좌전≫을 배웠다. 오공의 추천으로 한 문제 때 박사(博士)로 초빙되고 이어서 태중대부가 되었다. 24세에 장사왕(長沙王) 오차(吳差)의 태부(太傅)로 좌천되었다가 서기전 174년 다시 수도로 올라와 양회왕(梁懷王) 유읍(劉揖)의 태부가 되었다. 서기전 169년 유읍이 입조하다 말에서 떨어져 죽자 가의는 스스로를 자책하다 이듬해 병사했다. 장창은 순자(荀子)의 제자고, 오공은 순자의 제자인 이사(李斯)의 제자이므로 가의는 순자의 학문을 계승했다고 할 수 있다. 유가를 자임했으나 다른 사상 학파도 넘나들었다. 작품으로는 ≪신서≫ 58편, ≪오조관제(五曹官制)≫ 5편, ≪가의부(賈誼賦)≫ 7편, ≪춘추좌씨전훈고(春秋左氏傳訓詁)≫ 등이 있었다고 하나 모두 실전되고 지금은 ≪신서≫ 58편(그중 2편은 제목만 있음)과 부 5편 및 ≪한서≫ <굴원가생전>에 있는 <진정사소(陳政事疏)> 등 몇몇의 주소(奏疏)만 전해지고 있다.
옮긴이
장현근
대만의 중국문화대학교 대학원에서 ≪상군서(商君書)≫ 연구로 석사학위를, ≪순자(荀子)≫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다. (사)한국정치사상학회 회장과 용인대학교 중앙도서관장을 역임하였다. 중국 고대 사상을 연구의 발판으로 삼아 전통문화와 사상에 대한 재해석과 비판적 계승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관념의 변천사 : 중국의 정치사상≫(2017년 세종도서 선정), ≪맹자 : 바른 정치가 사람을 바로 세운다≫, ≪중국 사상의 뿌리≫, ≪성왕 : 동양 리더십의 원형≫ 등 저서와 유택화(劉澤華) 주편의 ≪중국 정치사상사 1,2,3≫(제2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순자≫, ≪논어≫ 등 역서를 합해 30여 권의 책을 출간하였다. 또한 <도덕군주론 : 고대 유가의 聖王論>, <사회철학으로서 현대 유학의 행로>, <순자(荀子)의 ‘화성기위(化性起僞)’적 정치 의의>, <군주권력의 공공성을 둘러싼 논쟁 : 공천하인가, 사천하인가>, <Differentiation and Fusion of “Ritual as common” and “Law as public” in Ancient Chinese Political Thought : Reinventing Qin(秦)·Han(漢) Governments> 등 한국어·중국어·영어로 8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차례
권1
1. 진나라의 과실 (상) 過秦 上 事勢
2. 진나라의 과실 (중) 過秦 中
3. 진나라의 과실 (하) 過秦 下
4. 최고 수장 宗首
5. 정치 안정에 관한 서술 數寧
6. 번국 제후들의 위해 藩傷
7. 번국 제후들의 강성 藩强
8. 읍성의 확대 大都
9. 등급의 동등함 等齊
10. 주제넘은 복식 服疑
11. 봉지의 증가 益壤
권2
12. 권세의 과중함 權重
13. 다섯 가지 미덕 五美
14. 봉지 제도의 불확정 制不定
15. 기미를 살핌 審微
16. 존비의 등급 階級
권9
51. 큰 정치 (상) 大政 上
52. 큰 정치 (하) 大政 下
53. 아름다운 정치 격언 (상) 脩政語 上
54. 아름다운 정치 격언 (하) 脩政語 下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정치에 관해 들어 본 얘기들 가운데 백성을 목숨처럼 여기지 않는 경우는 없었다. 국가도 백성을 목숨으로 여기고, 군주도 백성을 목숨으로 여기고, 관리들도 백성을 목숨으로 여긴다. 그래서 국가는 백성에 따라 생존과 멸망이 결정되고, 군주는 백성에 따라 혼군과 명군이 결정되고, 관리들은 백성에 따라 현명함과 불초함이 결정된다. 이것이 백성을 목숨처럼 여기지 않는 경우가 없었다고 말하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