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창작-제작-유통-소비로 이어지는 웹툰 생태계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웹툰 길라잡이
웹툰은 만화와 마찬가지로 이미지 언어에 뿌리를 두기 때문에 흔히 만화에서 ‘분화’되었다고 생각한다. 언어와 문법의 측면에서는 맞지만, ‘창작-제작-유통-소비’로 연결되는 생태계적 측면에서는 ‘분화’보다는 ‘탄생’이 더 적절하다. 생태계는 항상 매체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인쇄 매체와 디지털/인터넷 매체의 차이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새로운 매체로 등장한 웹툰을 이해해야 한다. 이런 인식이 결여될 경우 결정적인 판단에서 오류가 발생한다.
이 책의 목표는 웹툰이 어떻게 새로운 매체로 탄생해 정착했고, 어떤 매체적 특징을 갖고 있으며, 창작의 특징은 무엇인가에 대해 체계적으로 조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1부는 먼저 개념과 역사를 정리했다. 2부는 웹툰의 서사와 소비의 특징을 살펴본다. 새로운 매체이자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인 웹툰의 특징이 가장 첨예하게 드러나는 서사적 특징과 이를 소비하는 대중의 방식에 집중했다. 이를 통해 만화와 다른 웹툰의 고유한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3부에서는 창작과 관련한 이슈를 점검했다. 페이지 만화와 구분되는 웹툰 연출, 전체 제작 공정이 디지털화된 웹툰의 저작 도구, 창작자와 유통사가 연령 가이드에 맞춰 실행하는 자율 규제, 웹툰 역사에서 벌어진 다양한 분쟁 사례를 정리했다.
웹툰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웹툰의 역사, 특징, 쟁점을 정리하여 웹툰의 전체적인 지형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입문서는 없다. 스토리텔링, 드로잉 등 전문 분야 교재는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그런 책으로는 전체 개념을 정리하고, 연결 구조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 많은 학교에서 웹툰 학과가 신설되고, 관련 교양 과목이 많아지는 데 제대로 된 입문 교재가 없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학기 교재로 사용하기 적당한 분량과 내용, 수준으로 만든 기획 교재다. 웹툰을 처음 접하는 학생과 이를 직업이나 연구 대상으로 삼고자 하는 이들
에게 가장 쉽고 정확한 입문서가 될 것이다.
200자평
웹툰은 만화와 다르다. 언어와 문법의 측면에서는 유사하지만, ‘창작-제작-유통-소비’로 연결되는 생태계적 측면에서는 완전히 다른 매체다. 따라서 인쇄 매체와 디지털/인터넷 매체의 차이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웹툰을 이해해야 한다. 이 책은 웹툰이 어떻게 새로운 매체로 탄생했는지, 어떤 매체적 특징을 갖고 있으며, 창작의 특징은 무엇인지 알려준다. 웹툰을 처음 접하는 학생과 이를 직업이나 연구 대상으로 삼고자 하는 이들에게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입문서가 될 것이다.
지은이
박인하
서울웹툰아카데미 이사장이다. ≪스포츠서울≫ 신춘문예 만화평론에 당선된 이후 만화 평론가로 활동했다. 전시 큐레이터, 만화 프로젝트 기획, 컨설팅, 만화 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연구와 실무 작업에 참여했다. 2002년 3월 청강문화산업대학교에 임용되어 2020년 8월까지 만화콘텐츠스쿨 교수로 재직했다. 한국 만화 역사의 계보를 연결하고, 한국 만화와 일본, 서구 만화의 상호작용, 당대 대중과 만화의 관계 등을 연구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어린이 만화, 예술 만화, 다큐 만화 등 다양한 만화 영역의 큐레이션에 관심이 많다. 저서로는 『지금은 이런 만화』(2020), 『시대를 읽는 만화』(2019)가 있고, 『백성민』(2021), 『이두호』(2018), 『이현세』(2018)로 만화웹툰작가평론선에 참여했다.
성인수
2014년 인수니즘 코믹스를 설립했다. 2016년 웹툰 <세 번째 삶>으로 일본에서 데뷔했고 그때부터 독립만화, 출판 만화 전문 팟캐스트 <성인수의 만화클래식>을 진행하고 있다. 웹툰인사이트, 지금만화, 디지털만화규장각 등에 필진으로 참여했고 『만화 읽고 쓰다 1, 2권』을 공저로 출간했다. 2019년 독립만화 서점 ‘SideB’를 오픈했고 <정신과 시간의 만화방 2호점, SideB>, <홍콩, 봄 초 단편 만화 온라인 전시회>, <독립에서 독립하기>, <하고 싶은 만화전>을 기획, 감독 및 작가로 참여했다. 2020년 대만에서 진행된 <반항의 그림 붓: 홍콩 항쟁 1주년 예술전시회>에 작가로 참가했고 2021년부터 만화 산업 팟캐스트 <툰에어>에 패널로 참여 중이다. 일러스트 아카데미 아크AC에서 매년 ‘홀로 서는 만화 생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SWA서울웹툰아카데미에 멘토로 출강 중이다.
이재민
웹툰 IP 평론가. 웹툰 전문 웹진 ‘웹툰인사이트’에서 에디터로 일 하고 있다. 2013년부터 팟캐스트 ‘웹투니스타’를 진행, 운영하고 있다. 2016년 한국만화가협회 공로상을 받았다. 2017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만화평론공모전 우수상, 2019년 한국콘텐츠진흥원 만화평론공모전 기성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2019년부터 독립만화 온라인 서점 ‘SideB’를 공동 운영 중이다. 2019년 <정신과 시간의 만화방 2호점>, 2020년 <온라인 초단편 만화 전시 홍콩, 봄>, 2021년 <하고 싶은 만화전> 등을 기획했다. 2021년 디지털만화규장각 총괄 PM을 맡아 운영했다.
조경숙
만화 평론가.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13년 인문만화교양지 ≪SYNC≫에서 그래픽노블 리뷰를 연재했다. 2015년부터 ≪주간경향≫ ‘만화로 본 세상’ 칼럼을 통해 사회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다룬 만화들을 소개하고 있다. 2012년 한국콘텐츠진흥원 주관 제5회 게임비평상 공모에서 우수상을 받았고, 2019년 한국콘텐츠진흥원 주관 만화평론 공모에서 기성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2018년 독립 연구를 위한 ‘연구자-후원자’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박희정 기록활동가와 함께 ‘코믹스 페미니즘: 웹툰 시대 여성 만화 연구’를 썼다. 저서로 『아무튼, 후드티』(2020)가 있으며, 만화 평론가 동료들과 함께 합정만화연구학회를 꾸려 활동하고 있다.
차례
머리말
1부 개념과 역사
01 만화 역사와 디지털 만화 / 박인하
시대에 따른 만화 생태계의 변화
디지털 만화의 개념
디지털 만화의 등장
인터넷 인프라의 확대와 디지털 만화의 새로운 시도
02 웹툰의 등장과 변별적 특성 / 박인하
웹툰의 정의
웹툰의 개념과 특징
기술적 측면에서 웹툰의 변별성
연출적 측면에서 웹툰의 변별성
소비적 측면에서 웹툰의 변별성
03 기술 발전과 웹툰 / 이재민
PC 시대
디지털 인프라와 웹툰 : 플래시와 BGM
‘유료 웹툰’의 시대 : 결제 기술
스마트폰 시대
사라졌거나 살아남거나 : 스마트툰, 무빙툰과 컷툰
늘어난 분량 : 스케치업과 3D 모델링
인공지능과 웹툰
셀시스, 어도비와 엔비디아
네이버웹툰의 WEBTOON AI
큐레이션과 푸시 알람
04 유료 웹툰 플랫폼의 등장 / 조경숙
웹툰 수익 모델의 등장
유료 웹툰 플랫폼의 등장
레진코믹스의 시작
남성향 웹툰 유료 플랫폼: 탑툰, 투믹스
카카오페이지의 부상
글로벌 대기업의 웹툰 플랫폼, 코미코
국내 최초의 여성향 웹툰 전문 플랫폼, 봄툰
리디북스와 BL 웹툰 플랫폼
유료 웹툰 플랫폼의 성공과 쇠락 사이
05 웹툰 IP와 글로벌 확장 / 이재민
웹툰의 IP 확장
웹툰의 OSMU-IP 확장
OTT 서비스와 웹툰
합종연횡과 투자
네이버의 투자와 네이버웹툰, 그리고 슈퍼캐스팅
카카오엔터의 합병과 투자 현황
키다리스튜디오의 레진코믹스 인수, 탑툰 등
2부 서사와 소비
06 한국의 인터넷 문화와 웹툰 / 이재민
인터넷 문화의 시작
디시인사이드와 카툰-연재 갤러리
포털 중심 웹툰 플랫폼의 등장
‘차도남’과 ‘엄친아’
스마트폰의 등장과 웹툰
‘합성 필수 요소’와 컴퓨터 성능
스마트폰의 등장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진출 원년’
07 웹툰 1인칭 서사의 특성 / 이재민
대중의 등장
전통적 의미의 대중과 만화
한국 대중문화의 황금기와 대중
웹툰의 1인칭 서사와 생활툰
방구석 폐인과 잉여 인간
고도화된 일상툰, 여성 서사와 소셜미디어
08 웹툰의 장르 중심 소비 / 조경숙
서사 소비 방식의 변화
서사별 특징
탈성장 ‘사이다’ 서사
자전(자기 고백) 서사
회귀 · 빙의 · 환생 서사
안티 클리셰 서사
시대에 조응하는 웹툰 서사
3부 웹툰 창작
09 웹툰 연출의 특징 / 성인수
연출에 정답은 없다
정보의 나열
컷의 정보량
시선
페이지 만화의 영향 웹툰 연출의 발견
실전
10 웹툰과 저작 도구 / 성인수
도구는 편하라고 만든 것
가장 중요한 것은 저장과 백업
도구의 변천사
스케치업
도구가 작가를 자유롭게 한다
11 웹툰과 자율 규제 / 박인하
미디어와 규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웹툰 유해 매체 지정
표현의 자유와 규제
웹툰에서 자율 규제의 도입과 전개
12 웹툰과 분쟁 / 조경숙
웹툰 산업의 성장과 분쟁
창작자-플랫폼: 계약과 노동 처우 분쟁 사례
레진코믹스 지각비 및 블랙리스트 사건
케이툰 전송권 반환 분쟁
창작자-독자: 혐오 표현과 윤리적 비판
웹툰 <뷰티풀 군바리> 성적 대상화 논란
일상툰에서 일어난 인격 비하 및 인신공격
웹툰 작가의 사회적 책임과 독자의 윤리
부록 1. 웹툰 연령 등급 분류를 위한 자가진단표
부록 2. 웹툰 플랫폼과 주요 기업 관계사 목록
책속으로
만화 생태계를 효과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 만화의 생태 연결망의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두 번째, 생태 연결망의 역사적 변화를 이해해야 한다. 당대 생태 연결망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과거 생태 연결망이 어떻게 변화했는가를 살펴봐야 되기 때문이다. 만화 생태계는 크게 창작-제작-유통-소비로 움직인다. 2000년대 이전 한국 만화 생태계는 창작-제작-유통-소비의 전체 단계가 출판 매체 중심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조금씩 디지털화가 시도되면서 창작-제작-유통-소비에 있어 부분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진행된다.
“01_만화 역사와 디지털 만화” 중에서
웹툰은 탄생부터 웹의 성격에 맞게 등장했고, 웹의 성격에 맞게 진화했기 때문이다. 초기 웹툰은 작가의 홈페이지나, 게시판 등에 연재된 작품이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되면서 확산되었다. 포털 사이트의 웹툰 서비스도 일상적인 인터넷 사용 시 자연스럽게 웹툰을 소비했다. 일상성과 공유성, 그리고 이를 통한 독자의 상호작용성이 웹툰의 고유한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웹툰은 출판 만화와 달리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사했다. 출판 만화의 시대에는 유통을 통한 판매 수익이 중심이었지만 웹툰은 빠르게 변하는 인터넷 환경으로 인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했다.
“02_웹툰의 등장과 변별적 특성” 중에서
유료 웹툰의 시대가 되며 한 회차당 분량이 늘어나면서 주목받은 것이 바로 3D 모델링이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텀블벅(www.tumblbug.com)에서 2018년 처음으로 AB프로젝트의 ‘웹툰 상생 프로젝트’가 등장한 이래 2022년 1월까지 1247개의 프로젝트가 성사됐으며, 그중 ‘움직이는 데포르메 손 모델링’은 3450명이 1억3598만8000원을 모금해 최다 후원, 최다 금액 프로젝트로 자리 잡았다. 텀블벅에서는 ‘웹툰 리소스’ 탭을 별도로 제공할 정도로 웹툰 리소스에 대한 수요가 높다.
“03_기술 발전과 웹툰” 중에서
‘OSMU’는 원천 콘텐츠를 다른 매체로, 서로 다른 주체가 ‘이식’하는 것에 가깝다. IP 확장은 ‘IP’를 중심으로 다른 매체로 ‘확장’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단순히 웹툰을 영화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웹툰을 기반으로 더 넓은 세계를 보여 주는 이른바 ‘세계관의 확장’이다. ‘세계관의 확장’을 위해 네이버웹툰은 영상 제작사 스튜디오N을 2017년 자회사로 설립했고,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을 합병하며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났다. OSMU가 다른 주체의 활용을 허락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IP 확장은 다른 매체로 원작의 세계관을 확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05_웹툰 IP와 글로벌 확장” 중에서
이융희(2021)는 이를 “독자들의 결핍 생성-욕망 충족이라는 두 가지 알고리즘의 반복”이라고 언급했다. 이성이나 합리가 아니라 감정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커뮤니케이션이 사회의 중심이 되면서, 독자들은 주인공이 고난을 겪으며 성장하는 노력형 스토리텔링을 끈기 있게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보다는 흠집 없이 완전한 능력을 바탕으로 당장의 목마름을 단번에 해소할 수 있는 탈성장 스토리텔링을 읽고 싶어 한다.
“08_웹툰의 장르 중심 소비” 중에서
PC 모니터와 전혀 다른 매체인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웹툰 컷의 정보량은 급속도로 변하게 된다. 두 눈의 수평을 맞춰 감상하는 것이 아닌 양쪽 눈이 코 쪽으로 몰리는 스마트폰의 경우, 기존의 출판 만화에서 보던 밀도의 정보량으로 연출하면 독자들이 답답함 혹은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작품에 집중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작가로선 작품의 서사를 전달하기에 필요한 정보들 중 우선순위를 정할 수밖에 없었고 스마트폰에서 만화를 감상하는 데 적절한 컷의 밀도와 정보량 다시 정립해 가는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먼저 지목되어 삭제된 정보는 배경이었다.
“09_웹툰 연출의 특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