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의 ‘초판본 한국 근현대소설 100선’ 가운데 하나. 본 시리즈는 점점 사라져 가는 명작 원본을 재출간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이 엮은이로 나섰다.
이문희 소설이 다루는 세계는 순수한 마음과 따뜻한 인정이 소통되는 공동체적 사회다. 그러나 근대 이후 공동체 사회의 윤리와 질서가 무너지면서 그의 소설은 반어적 방법으로 그러한 세계에의 동경과 지향을 형상화하고 있다. 한편 그는 판소리나 사설시조의 가락을 바탕으로 전통적 구어체 문장을 활용해 전후 세대의 사변체 문장이나 1960년대 이후 급속하게 퍼진 번역체 문장과 구별되는 문체를 자신의 특질로 삼는다. 그의 작품의 구성이 미약하다는 일부의 지적은 서구적 소설관에 의한 것이다. 하지만 그가 서구적 ‘노블(novel)’이 아니라 우리의 전통 이야기를 소설로 써낸 특이한 작가라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그의 작품에 대한 전혀 다른 평가도 가능할 것이다.
200자평
김동리가 “소설을 타고난 사람”이라고 평한 이문희. 그는 우리 고유의 구어체 문장으로 우리 전통적 사회를 그렸다. 그의 특징이 잘 드러난 단편 8편을 엮었다.
지은이
이문희(李文熙, 1933∼1990)는 충청남도 보령에서 태어나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57년 <현대문학>에 단편 <왕소나무의 포효>·<우기의 시>가 김동리에 의해 추천되어 등단했다. <현대문학>에 연재했던 장편 ≪흑맥≫으로 1965년 제11회 현대문학신인상을 수상했고, 장편 ≪산바람≫으로 1981년 대한민국문학상을 받았다.
그는 <왕소나무의 포효>를 비롯해 80여 편의 단편소설과 서너 편의 장편소설을 썼으나, 문학 연구가들의 본격적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비근한 예로 인터넷 백과사전에는 그의 사망 연도가 1990년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한국현대문학대사전≫에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또한 몇 편의 논문에도 그의 개인적 삶이나 전기적 사실에 대한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그의 소설 문체는 선배 작가 채만식과 닮아 있고, 동향 후배 이문구에 의해 더욱 창의적으로 계승되고 있다. 특히 우리 문학에서 보기 드문 충청도 방언의 능숙한 사용은 그의 문체를 더욱 빛냈다.
작가 이문희와 그의 소설에 관한 자료와 연구가 희소한 것은, 문학적 성취와 상관없이 그와 문단의 교유가 적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엮은이
장영우(張榮遇)는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나 동국대 국어국문학과와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0년 문학평론 활동을 시작하여 ≪중용의 글쓰기≫·≪아리랑 연구≫·≪소설의 운명, 소설의 미래≫·≪우리 시대의 소설, 우리 시대의 작가≫·≪거울과 벽≫ 등 평론집을 상재했다. 지금은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차례
해설 ······················11
지은이에 대해 ··················23
왕소나무의 포효(咆哮) ··············25
우기(雨期)의 시(詩) ···············49
하모니카의 계절(季節) ··············81
오돌막집과 옹달샘 ···············121
조남균 선생 2(趙南均 先生 二) ··········147
문병객(問病客)들 ················179
온달(溫達)의 밥 ················211
늙은 개와 오토바이 ···············251
엮은이에 대해 ·················276
책속으로
“너 같은 놈 때문에 못난 여자 되구 나두 너 때문에 세상 잡놈 다 됐다.
철태가 잡놈이다아.” 호읍(號泣)이었다.
-<왕소나무의 포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