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유진 오닐의 〈이상한 막간극〉은 1928년 초연되었다. 공연 시간 다섯 시간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 성적 방종, 정신 질환, 낙태, 간통 등의 논란이 되는 주제로 유명하다. 오닐은 인물들의 내면 독백이라는 실험적인 접근법으로 복잡한 심리 사회적 주제를 탐구한다.
오닐은 주인공 니나 리즈의 복잡한 인생 여정을 따라가며, 그녀가 겪는 사랑, 배신, 그리고 자아 발견의 과정을 그린다. 니나는 전쟁으로 연인 고든을 잃고 상실감을 극복하기 위해 아버지 곁을 떠난다. 군인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며 여러 남자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다.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집에 돌아온 니나는 샘의 구애를 받아들이고 그와 결혼한다. 결혼 이후 니나의 삶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흐른다. 니나는
1928년 뉴욕에서 초연되어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등장인물들이 독백 형태로 내면의 생각을 관객에게 직접 드러내는 방식은 매우 혁신적이었다. 이후 모더니즘 드라마에서 주로 사용되며 인물 심리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첫 프로덕션부터 저녁 식사 시간 포함, 5시간 동안 이어지는 긴 연극으로 기획되었다. 오후 늦게 시작되어 중간에 저녁 식사를 위한 휴식 시간을 가진 후 다시 연극을 이어 갔다. 당시는 물로 현재도 매우 이례적인 시도다. 1932년에는 할리우드에서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니나 리즈 역에 노르마 쉬어러, 네드 대럴 박사 역에 클라크 게이블이 출연했다. 영화는 독백을 보이스오버로 처리하는 등으로 원작의 긴장감과 심리적 깊이를 유지하고자 했지만 연극의 긴 러닝 타임과 복잡한 심리 묘사를 모두 담아내는 덴 한계가 있었다.
1985년 런던 브로드웨이 리바이벌에서는 글렌다 잭슨이 주연을 맡았다. 이 버전은 텔레비전 드라마로도 각색되어 방영되었다. 오닐의 원문을 비교적 충실히 재현한 것으로 평가된다.
1963년 액터스 스튜디오가 제작, 컬럼비아 마스터웍스 레코드에 의해 1964년에 발매되었고, 이는 〈이상한 막간극〉은 유진 오닐의 작품 가운데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창작 세계를 보여 주는 중요한 예로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한국에선 압도적인 분량 때문인지 소문만 무성하고 실제로 읽히거나 공연되지 못하고 있었다. 초역으로 소개한다.
200자평
〈이상한 막간극〉은 유진 오닐의 퓰리처상 수상 작품으로, 니나 리즈의 복잡한 인생과 사랑을 다룬 9막 드라마다. 혁신적인 무대 기법과 깊이 있는 심리 묘사를 통해 인간 본성을 탐구한다. 긴 러닝 타임과 내적 독백 기법이 특징이다.
지은이
유진 오닐(Eugene O’Neill, 1888∼1953)
“미국 현대 연극의 아버지”라 불리는 유진 오닐은 1888년에 연극 배우이자 아일랜드계 이민자였던 제임스 오닐(James O’Neill)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의 공연을 따라 계속 이곳저곳 옮겨 다닌 그는 호텔에서 태어나 호텔에서 생을 마감했다. 프린스턴 대학에 입학했지만 도중에 중퇴하고 어린 나이에 캐슬린 젠킨스와 결혼해 아들까지 낳았다. 그는 도피의 일환으로 배를 탔고 서인도제도와 남미를 여행하며 해양 생활을 경험했다. 오랜 바다 생활에 몸이 쇠약해져 폐결핵에 걸린 그는 요양원에 입원하게 되고 거기서 니체와 스트린드베리 등 유럽 작가들을 만난다. 오닐은 유럽에서 그동안 이루어져 왔던 다양한 예술적 실험들을 받아들여 미국 무대에 올리려 했다. 오닐은 두 번째 아내와 이혼한 뒤 칼로타 몬터레이와 재혼했고 몬터레이는 오닐 사후인 1956년에 오닐이 사후 25년간 발표하지 말라고 했던 <밤으로의 긴 여로(Long Day’s Journey into Night)>를 출판 공연하도록 허락함으로써 그에게 네 번째 퓰리처상을 안겨 주었다.
그가 미국 연극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것은 한 세계에 안주하지 않고 유럽에서 개발된 사조나 극작 기법을 과감하게 도입해 끊임없이 실험함으로써 후대 극작가들에게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렇게 변화하는 기법과 실험 가운데서도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인생을 불행하게 만드는 불가해한 세력을 밝혀내려는” 시도였다. 그는 신에 대한 신앙과 전통적 가치 체계에 대한 신념이 붕괴된 사회에서 무엇이 인간의 운명을 결정짓는가에 관심을 가졌으며 이를 희극보다는 비극을 통해 더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오닐은 후기로 가면서 자전적인 경험에 바탕을 둔 <얼음장수 오다(The Iceman Cometh)>, <밤으로의 긴 여로> 같은 사실주의 작품으로 회귀했고 원숙한 경지를 보여 주며 노벨상과 4회에 걸쳐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미국 현대 연극의 기초를 놓은 유진 오닐은 후배 극작가들의 영원한 영감과 영향력의 원천이 되면서 미국 연극의 아버지로 남아 있다.
옮긴이
이형식
플로리다주립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고 건국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33년간 재직했다. 현재는 명예교수로 강의와 집필, 번역에 몰두하고 있다. 문학과영상학회 회장, 현대영미드라마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지은 책으로 《현대 미국 희곡론》, 《영화의 이해》, 《무대와 스크린의 만남》, 《다문화주의와 영화》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미국 영화/미국 문화》, 《영화의 이론》, 《영화에 대해 생각하기》, 《숭배에서 강간까지 : 영화에 나타난 여성상》, 《하드 바디》 등이 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무대 배경
제1부
제2부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나의 세 남자!… 그들의 욕망이 나한테 응집되는 걸 느껴!… 그래서 내가 빨아들이는 하나의 완전한 아름다운 남성의 욕망이 되지… 나는 완전체야… 그들은 내 안에서 용해되고 그들의 삶은 내 삶이 돼… 나는 세 남자를 잉태하고 있어!… 남편!… 연인!… 아버지!… 그리고 네 번째 남자!… 어린 남자!… 어린 고든!… 그도 나의 것이야!… 그로 인해 모든 게 완벽해졌어!…
319-32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