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건 동시선집

지식을만드는지식 ‘한국동시문학선집’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11명의 동시인과 시공을 초월해 명작으로 살아남을 그들의 대표작 선집이다. 지식을만드는지식과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 공동 기획으로 4인의 기획위원이 작가를 선정했다. 작가가 직접 자신의 대표작을 고르고 자기소개를 썼다. 깊은 시선으로 그려진 작가 초상화가 곁들여졌다. 삽화를 없애고 텍스트만 제시, 전 연령층이 즐기는 동심의 문학이라는 동시의 본질을 추구했다. 작고 작가의 선집은 편저자가 작품을 선정하고 작가 소개를 집필했으며, 초판본의 표기를 살렸다.

1982년 아동문예신인상에 당선하고, 한국아동문예작가상, 대한민국문학상 신인상, 한국아동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우리나라 좋은 동시문학상 등을 받은 시인 이창건의 대표작 선집이다. 이 책에는 ＜거미＞, ＜첫 나비＞ 등 시인이 가려 뽑은 대표 동시 100여 편이 수록되어 있다.

이창건은 1951년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났다. 1981년 ≪한국아동문학≫에서 추천받고 1982년 아동문예신인상에 당선했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풀씨를 위해≫, ≪새순≫, ≪소년과 연≫, ≪나는 눈이 올 것 같다고 말했지만 친구는 비가 올 것 같다고 말했다≫, ≪나무는 어떻게 사나≫, ≪소망≫, ≪씨앗≫, 유년동화 ≪비 오는 날≫, 시집 ≪비는 하늘에도 내린다≫ 등이 있다. 한국아동문예작가상, 한국도서출판문화상, 대한민국문학상 신인상, 한국아동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우리나라 좋은 동시문학상 등을 받았다.

시인의 말

거미
슬픔에게
비 내리는 날
구름 꽃
내 마음 구름이
꽃다지
눈먼 사람
이팝나무 꽃
웃음꽃
뻐꾸기 학교
이 세상에
봄비 오는 날
봄마중
약속
분꽃의 일기예보
골목길
가시
미안하다
예수
오그라든 손
빵 그리고 빵
어두워진다는 건
더러운 숨결
불리지 않는 피리처럼
어떤 시
붓는다는 것
학교 화단
경계라는 거
연탄아궁이
어머니
풀씨를 위해
첫 나비
일기
이 세상 모두는
걸레
소년과 연
강
하느님의 못 박기
아지랑이 나라
좋은 날
나무는
산은 늘
눈길
별보다 아름다운
나무 같았으면
나무의 네 계절
봄은 어머니
뿌리의 가을
여름방학이 끝날 때쯤엔
죽은 나무
포도나무
하느님은 좋으시다
하늘이
개미가 가는 길에
꽃풍선을 주세요
나팔꽃
사과를 보며
내가 가을이면 좋겠다
소원
바닥
소망
감나무
낙엽
구석
문
엄마의 울음
나무에 기대어
가난에 대하여
나무들의 여름 가을
반딧불이
영복이 엄마
무늬
끝자리
과꽃 두 송이
우리 엄마
혼자 하는 말
눈부신 봄
봄의 바깥
구부러진 나무
씨앗
봄비
눈
그런 문이 있으면 좋겠다
종달새
나무 공경
저녁
별 이야기
낙타
지금 나는 고양이가 되었어요
개나리
설거지
연필과 공책
구정물
사랑스런 사람
하늘 저울
우리 아빠 친구는
하늘 길
우주여행
사다리
나쁜 벌

이창건은
지은이 연보

거미

하늘에서 내리는 빗방울들
내 가느다란 줄에 매달아 놓을까 봐
피었다 지는 꽃잎도 붙잡아 놓을까 봐
가볍게 부딪혀도
부서지는 것들
흩어지는 것들
낭떠러지로 떨어지지 않게

 
첫 나비

밀보리 살이 붙는
돌산밭 골이랑에
겨우내 숨어 있던
아지랑이 비단 숨결
파아란 남풍 자락에
꽃무늬로 일렁인다

솟아나는 풀싹보다
이른 봄 먼저 피어나
아지랑이 빛결 타고
떠오르는 첫 나비
아! 저건 꽃잎이다
노란 들국 꽃잎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