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그 소재를 6·25동란에서 얻은 작품들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지만 이 <이 생명 다하도록>은 전쟁을 배경으로, 사회에 복귀한 군인을 주인공으로 인생극에 사회극을 가미한 드라마 형식이었다.
작품 계열로 따지면 전투 중에 부상한 장교가 제대한 뒤에 자기를 간호해 준 간호원을 찾아갔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전쟁의 생채기라는 <꿈이여 다시 한번>이나, 전쟁에서 성불구자가 되어 돌아온 이발사의 거세당한 인생을 그린 <장마루촌의 이발사>와 동일선상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현역 장교의 실기를 영화화했다는 <이 생명 다하도록>은 전상으로 남편이 성불구자가 되었지만 아내는 주위의 온갖 유혹에도 불구하고 그를 위해 한 세상을 살아가는 내용으로 일견 소박한 듯싶지만 전쟁 때문에 거세당한 인생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보충하자면 얼마나 부부간 깊은 이해와 남다른 생활력이 필요한가를 통감케 하는 게 퍽 감동적이었다.
극화의 에너지를 실화에서 즐겨 찾는가 하면 번번이 휴머니즘의 훈기를 주제로 발산해 온 작가 한운사의 그와 같은 특징은 이 영화에서도 유감없이 드러났다고 하겠다.
_이명원(영화평론가)
200자평
김 대위는 한국전쟁 전투 중 파편에 맞아 척추를 다친다. 대학병원으로 이송되어 수술을 받지만 하반신 불구와 성기능 장애가 된다. 아내 혜경은 남편을 지극 정성으로 간호하면서 대구 자유시장, 부산 양장점에서 억척스레 피난 생활을 이어간다. 자포자기한 김 대위의 절망감, 의처증이 그녀를 괴롭히지만 불구 남편을 지순한 사랑으로 감싸며 소중한 가정을 끝까지 지킨다. 극화의 에너지를 실화에서 즐겨 찾는 작가 한운사가 어느 현역 장교의 삶을 소재로 쓴 작품이다. 신상옥 감독이 1960년에 영화화했다.
지은이
임희재(1919∼1971)
충청남도 금산 출생이다. 이리농림학교를 거쳐 일본 니혼대학교 법과를 중퇴하고, 1955년 단막희곡 <기류지>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잡지 ≪여성계≫ 주간, 시나리오작가협회 간사, 극단 산하의 운영위원 등을 역임하면서 희곡, 시나리오, 라디오, TV드라마 등 30여 편의 작품을 썼다.
대표작으로 단막극인 <복날>(1955), <고래>(1958) 등이 있고, 장막극 <꽃잎을 먹고 사는 기관차>(1956), TV 연속극 <아씨>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