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기술적 실업 시대, 변화 속 생존 전략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은 사회와 경제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기술적 실업’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역사적으로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실업의 우려가 제기되었지만 기술 발전은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와 산업을 창출해왔다. 그렇다면 AI 시대에도 같은 패턴이 반복될 것인가?
이 책은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철학적, 역사적, 경제적 관점에서 분석하며, 자동화 기술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변화와 대응 전략을 탐구한다. 과거의 산업혁명에서부터 현대의 AI 혁명에 이르기까지 기술 발전이 일자리에 미친 영향을 되짚고 자동화가 노동시장을 어떻게 재편하는지 설명한다. 특히 기술적 실업의 필연성을 논의하며 기존 일자리가 감소하는 현실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한 방법을 모색한다.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어떤 역량을 길러야 하며 AI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노동을 재구성할 수 있는지 고민한다. 또한 기술 발전을 막을 수 없다면 인간은 어떤 방식으로 사회적 역할을 변화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기본소득, 노동 재교육, 창의성과 감성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직업 모델 등의 대안을 분석하며, AI와 공존하는 미래를 위한 길을 모색한다.
200자평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이 노동 시장을 변화시키며 ‘기술적 실업’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과거에도 기술 발전이 일자리를 위협했지만 새로운 산업과 직업이 등장하며 균형을 맞춰 왔다. AI 시대의 노동 변화와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을 탐구한다. 기본소득, 재교육, 창의적 직업 모델 등의 대안을 살펴보며, AI와 공존하는 미래를 준비하는 실질적인 가이드를 제공한다.
지은이
김동환
해군사관학교 영어과 정교수다. 경북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인문학과 인지과학을 아우르는 융합 학문의 시각으로 오늘날의 복잡다단한 사회 현상을 이해하고 분석하기 위해 연구 중이다. 주요 저서로 『개념적 혼성 이론』(2002)(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인지언어학과 의미』(2005)(문화관광부 우수도서), 『인지언어학과 개념적 혼성 이론』(2013), 『환유와 인지』(2019)(세종도서 학술부문 선정), 『생태인문학을 향한 발걸음』(2024)(세종도서 학술부문 선정), 『인지인문학을 향하여』(2024), 『인공지능, 트랜스휴먼, 사이보그』(2024)가 있다. 주요 번역서로 『인지언어학 개론』(1998)(문화관광부 우수도서),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는가』(2009)(학술원 우수학술도서), 『몸의 의미』(2012), 『과학과 인문학』(2015), 『비판적 담화분석과 인지과학』(2017), 『애쓰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2018)(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생각의 기원』(2019), 『창의성과 인공지능』(2020), 『애니메이션, 신체화, 디지털 미디어의 융합』(2020)(세종도서 학술부문 선정), 『은유 백과사전』(2020)(세종도서 학술부문 선정), 『고대 중국의 마음과 몸』(2020), 『뉴 로맨틱 사이보그』(2022), 『취함의 미학』(2022), 『아티스트 인 머신』(2022), 『휴먼 알고리즘』(2022), 『트랜스휴머니즘의 역사와 철학』(2023), 『생각을 기계가 하면, 인간은 무엇을 하나?』(2023), 『그린 리바이어던』(2023), 『몸의 지혜』(2024) 등이 있다.
차례
인공지능과 기술적 실업을 두려워해야 하는가?
01 인류세와 로보세
02 기술적 실업의 사례 I
03 기술적 실업의 사례 II
04 기술적 실업의 성격과 현황
05 기술적 실업 주장에 대한 반대
06 기술적 실업 주장에 대한 찬성
07 일의 이중성
08 기술 비관론
09 포스트워크 유토피아의 기준
10 포스트워크 유토피아에서 인간의 활동
책속으로
로보세란 로봇과 AI가 지구의 환경과 생태계를 형성하는 데 지배적인 역할을 하는 가상의 미래 시대를 말한다. 로보세를 뜻하는 영어 단어 robocene은 ‘로봇’을 뜻하는 ‘robot’과 ‘새로운 시대’를 뜻하는 ‘cene’을 결합한 용어다. 이는 연구자들과 미래학자들이 첨단 로봇과 AI가 지구 생태계에 미칠 잠재적 영향과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 대한 함의를 탐구하기 위해 만든 용어다. 로보세의 개념은 AI와 로봇 시스템이 점점 더 발전하고 자율적이며 곳곳에 있게 됨에 따라 필연적으로 자연 환경과 상당한 방식으로 상호 작용하고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01_“인류세와 로보세” 중에서
생물 의학 연구 분야에서는 가설을 생성하고 테스트할 수 있는 로봇 과학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웨일스의 애버리스트위스대학교(Aberystwyth University) 연구원들이 디자인한 로봇 아담(ADAM)은 2009년에 과학적 정보를 독립적으로 발견한 최초의 로봇으로 발표되었다. 이 로봇은 빵 효모에 대한 모든 과학적 정보를 받았고, 이를 이용해 그 게놈에 대한 스무 개의 가설을 생성하고 테스트했다. 이 로봇은 빵 효모의 성장에 중요한 특정 효소를 암호화하는 유전자를 성공적으로 밝혀냈다. 이후 같은 연구팀이 말라리아 연구에 투입된 또 다른 로봇인 이브(EVE)를 제작했다. 이 로봇은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기생충의 성장에 핵심적인 효소를 표적으로 삼는 화학 물질을 발견했다. 이쯤 되면 인간 과학자가 쓸모없게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03_“기술적 실업의 사례 Ⅱ” 중에서
오늘날의 글로벌 시장에서는 소수의 기업이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 알리바바, 구글, 페이스북, 애플은 각 분야에서 상당한 시장 영향력과 지배력을 가진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슈퍼스타 기업은 반드시 과거의 전통적인 대기업만큼 많은 사람들을 고용하지는 않는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자동화, 기술, 효율성에 크게 의존하는 운영의 특성상 대규모 인력의 필요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러한 슈퍼스타 시장을 가능하게 하는 많은 기술 발전이 더해졌다. 여기에는 인터넷 보급률 증가, 상품과 서비스의 디지털화, 웨어러블/휴대용 컴퓨팅의 부상, 3D 프린팅 등이 포함된다.
-06_“기술적 실업 주장에 대한 찬성” 중에서
참고로, 포스트워크와 비슷한 ‘안티워크(antiᐨwork)’라는 개념이 있다. 안티워크 운동은 노력이나 사회 기여라는 의미에서의 일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는 현재의 자본주의 노동 시스템과 노동이 조직되고 가치 평가되는 방식에 대한 비판에 집중한다. 안티워크 운동은 일의 본질이나 개인이나 사회에 가져다 주는 혜택과 관계없이 일 자체를 미화하고 도덕적 의무로 간주하는 자본주의적 노동 윤리를 비판한다. 즉, 포스트워크는 자동화 기술로 인해 노동이 크게 줄어들거나 변화하는 미래의 시나리오를 의미하지만, 안티워크는 현재의 자본주의 노동 시스템을 비판하고 여가와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보다 포용적이고 평등한 사회를 옹호하는 운동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안티워크 유토피아’가 아닌 ‘포스트워크 유토피아’를 논의의 중심에 둔다.
-09_“포스트워크 유토피아의 기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