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발정난 가정 교사>는 어떻게 <사치코의 화려한 생애>가 되었는가?
이 영화는 원래 2003년 10월 14일 <발정난 가정 교사: 선생님의 러브 주스>라는 제목으로 핑크 극장에 걸렸다. 이것을 메이케 미쓰루가 90분으로 재편집해 감독판 버전으로 만든 것이 <사치코의 화려한 일생>이다. <사치코의 화려한 일생>은 익살스러운 톤과 독특한 스타일로 일본 영화 중에 가장 많이 회자되는 한 편이 됐고, 20개 이상의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될 수 있었다. <쉘 위 댄스>의 수오 마사유키, <굿’바이>의 타키타 요지로, <바이브레이터>의 히로키 류이치, <유레카> 아오야마 신지 역시 핑크 영화계에서 최초의 경험을 쌓고, 세계적 감독이 되었다.
핑크 커튼 너머로 들여다보는 일본 섹스 시네마의 모든 것
일정한 횟수의 섹스 장면과 나체를 담아낸다면, 핑크 영화 감독은 주류 영화와 달리 다양한 아이디어, 주제, 스타일을 탐구할 수 있었다. 실제로 성적 만족을 주는 것이 핑크 영화의 첫 번째 목표였으나 연기·내러티브·고급 촬영 기술 등의 측면도 놀라울 만큼 중시됐다. 변태성, 우스꽝스러움, 말도 안 되는 기괴함, 매우 기이한 이야기를 총망라한 핑크 영화는 단번에 관객의 이목을 끌었고 많은 이의 감정을 자극할 수 있었다. 재스퍼 샤프는 일본만의 독특한 섹스 영화 운동의 세계를 통해 독자들을 일본 문화와 사회, 그리고 급진적인 정치학의 깊은 곳으로 안내한다. 핑크 영화 감독들과의 심도 있는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이 책은 일본에서 가장 활기차고 가장 많은 영화가 나오는 부문에 대한 가장 완전한 보고서다.
200자평
포르노그래피가 넘쳐 나는 21세기에 필름으로 촬영하고 극장에서 영사하는 섹스 영화가 존재한다면? 이 책은 일본만의 기묘하고 놀라운 섹스 영화 운동을 통해 독자들을 일본 문화와 사회, 급진적인 정치학의 깊은 곳으로 안내한다. 재스퍼 샤프는 500장에 달하는 화보를 덧붙여 핑크 영화의 이야기를 능수능란하게 들려준다. 철저한 고증과 풍부한 사례가 돋보이는 가장 완전한 보고서다.
지은이
재스퍼 샤프(Jasper Sharp)
1971년 영국에서 태어났다. 작가이자 영화 큐레이터, 웹 사이트 ‘미드나이트 아이(Midnight Eye)’의 공동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다. ‘미드나이트 아이’는 일본 영화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영어 사이트로 유명하다. 현재는 가장 전위적이고 혁신적인 일본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제인 영국의 지팡구페스트와 토론토의 신세대 일본 영화제에서 디렉터이자 프로그래머로 활동 중이다. 또한 큐레이터로서 영국영화협회, 프랑크푸르트의 독일영화박물관, 몬트리올의 시네마테크 퀘백, 테살로니키국제영화제와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열리는 뉴호라이즌영화제 등에서 다수의 주목할 만한 상영회와 회고전을 기획했다.
저서로는 톰 메스와 공동 집필한 『신 일본 영화 미드나이트 아이 가이드』, 일본 핑크 영화 산업에 대한 연구로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은 『일본 섹스 시네마』가 있다. 이 책은 출간 직후 ≪사이트 앤드 사운드≫의 ‘이달의 책’으로 선정된 바 있다. 최근 저서로는 『일본 영화 역사 사전』이 있다.
옮긴이
최승호
서강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일반대학원 영화과를 수료했다. 2009년 장편영화 <헬로우 마이 러브>(감독 김아론)를 제작·기획·프로듀싱했으며, 2011년 장편 음악 다큐멘터리 <환타스틱 모던가야그머>를 제작·연출·편집했다. 현재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장편영화 <노리개>(2013년 2월 개봉 예정)의 후반작업을 하고 있다.
마루
서강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과 정치외교학 전공으로 학사를 취득했다. 이후 2년간의 직장 생활을 접고, 프랑스에서 5년간 체류하며 공부했다. 파리8대학에서 영화영상학 학사 3학년에 편입하여 학사를 취득했으며, 이어 같은 대학에서 각본과 연출, 제작을 맡은 단편영화 <1,2,3 Soleil!>로 영화영상학 실기 석사를 취득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시나리오와 소설 작업을 병행하고 있으며, 현재 사회성이 짙은 SF물을 집필하고 있다.
박설영
서강대학교에서 영문학으로 학사를, 동국대학교에서 “향수영화가 하이맛(heimat)을 재현하는 방식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영화학 석사를 취득했다.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영화학 박사과정 수료 후,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하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등 영화 이론과 제작 분야를 오가고 있다. 현재는 동국대학교에서 프로젝트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차례
한국어판 서문
머리말
1장 일본의 섹스 영화: 예술인가, 산업인가?
2장 섹스, 검열 그리고 또 다른 권력들: 새로운 방향의 시선
3장 풍만한 해녀와 육체파 여배우의 등장
4장 에로덕션의 탄생
5장 핑크 영화의 개척자들
6장 핑크 영화계의 빨갱이들
7장 지하에서 부상하다: 와카마쓰프로
8장 영화 그리고 혁명: 아다치 마사오의 이야기
9장 새로운 포르노의 금빛 여명: 니카쓰의 로망 포르노
10장 로망 포르노: 기념비적 영화와 감독, 그리고 스타
11장 에로스 인터내셔널
12장 변화하는 핑크 산업
13장 과잉의 시대
14장 핑크 사천왕과 핑크 누벨바그
15장 사천왕, 그들은 누구인가?
16장 소년들과 소녀들, 놀러 나오다
17장 21세기 소녀와 칠복신
18장 핑크는 전진한다
부록 1 본문에 나오는 영화 목록
부록 2 참고 자료
부록 3 일본 인명과 용어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책속으로
나는 서양인들이 가졌을 법한, ‘아시아적 에로티시즘’에 대한 음란한 관심에 영합하고자 이 책을 집필한 것이 아니다. 아주 단순한 이유는, 아직까지 어떤 사람도 일본의 섹스 영화를 심층 분석하지 않았기에 내가 파헤쳐 볼 만한 분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에게 매력적인 연구 분야인 만큼, 이 책을 통해 일본 섹스 영화의 매력이 보다 명확히 보이길 바랐다. 또 다른 이유는 이 장르의 몇몇 영화가 (물론 대다수는 그렇지 않지만) 매우 훌륭한 걸작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많은 비평가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런 영화가 단지 섹스 영화라는 이유로 하찮게 버려지거나 고정 관객들에게만 유통되어 ‘게토’ 내에 유폐되길 원하지 않는다.
_ “재스퍼 샤프의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이 책의 내용은 운 좋게도 내가 이야기를 나눴던 사람과 직접 관람한 영화를 만들었던 사람들로서 여전히 생존해 있거나 이 분야에서 활동 중인 인물의 것들이 주를 이룬다. 그들의 진술은 핑크 영화 세계에 대해 충분히 깊고, 폭넓고, 온전한 그림을 제공해 줄 뿐만 아니라 핑크 영화의 속성에 대해 결론을 이끌어 내고자 했던 수많은 시도가 겪어야 했던 난점에 대해서도 설명해 줄 것이다. 1960년대 극좌파의 거칠고 소란스럽고 고도로 정치적인 작품에서부터, 1980년대 거품경제 시대의 좀 더 거칠고 원초적이며 여자를 혐오하는 남자들의 판타지를 거쳐, 21세기로 넘어가는 시기의 자기반영적이고 자기 탐구적인 영화가 늘어나던 시기를 여행해 오다 보면 핑크 영화 뒤편의 세계를 발견해 내는 크나큰 재미를 알게 될 것이다. 사실 핑크 영화에는 이 책에 언급된 것 이상으로 더 많은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다.
_ “01 일본의 섹스 영화: 예술인가, 산업인가?” 중에서
추천글
재스퍼 샤프는 핑크 영화의 이야기를 능수능란하게 들려준다. 이전에 그의 책에서 볼 수 있었던 숨이 멎을 듯한 볼거리는 떨쳐 냈지만 여전히 자신만의 열정과 위트를 보여 준다. 그가 다룬 핑크 영화의 역사는 그 범위와 꼼꼼한 조사 면에서 인상적이다. 아마도 영어권에서 핑크 영화를 다룬 가장 확실한 책으로 남을 것이다.
_ 알렉스 자코비, 영국 ≪사이트 앤드 사운드≫
영화 평론가 칼룸 와델은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이 책에 나온 어떤 영화를 본다 해도 이 책에 나온 내용이면 충분하다. 강력 추천!”
_ ≪임팩트 매거진≫
이 책은 일본의 문화, 사회, 급진주의 등을 섹스 영화 산업의 프리즘을 통해 환상적으로 보여 준다. 핑크 영화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핑크 영화와 관계있는 모든 사람의 이름과 통계, 그리고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까지도 알게 될 것이다.
_ 줄리안 라이알, 홍콩 ≪사우스 차이나 포스트≫
샤프의 책은 핑크 영화의 근원을 추적하며 영화적 맥락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방대한 사회적, 정치적 연계성에 관해 온전한 그림을 보여 주려는 야심만만한 시도다. 흥미진진한 사실로 가득한 이 책은 의심할 여지 없이 영화 애호가들의 서가를 채울 중요한 책이다.
_ 버지니 셀레비, 미국 ≪시네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