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기국서 연출로 1985년 11월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초연되었다. 1977년과 1980년에도 각각 ‘제작극회’와 ‘극단 에저또’가 무대화를 시도했으나 정치 풍자극이라는 이유로 공연이 무산되었다. 작품이 쓰인 지 8년 만에 ‘극단76’이 ‘난조유사(卵朝遺事)’에서 ‘임금 알’로 제목을 바꿔 공연했다. 총 8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자식을 왕으로 만들고자 하는 어리석은 학자와 그 가족 이야기를 통해 당대 정치 상황을 풍자한다.
평생 글만 읽어 온 학갑 선생은 어느 날 아내에게 자식을 왕으로 만들 비법을 터득했다고 말한다. 비법은 바로 신화 속 왕들처럼 알에서 자식을 부화시키는 것. 이 황당한 가설을 실행하기 위해 학갑 선생은 알을 낳아야 한다며 부인을 닭처럼 행동하게 만들지만 당연히 부인은 알을 낳지 못한다. 이에 학갑 선생은 플라스틱 바가지로 가짜 알을 만들어 아이를 그 안에 집어넣고 동네 사람들 앞에서 마치 아이가 알에서 태어난 것처럼 꾸민다. 그리고 10년 동안 아이 주변을 맴돌며 몰래 일을 진행해 나간다. 우여곡절 끝에 아이(알동)는 왕이 되지만, 곧 임금이 가짜 알에서 나왔다는 소문이 퍼진다. 자신도 알에서 나왔다고 주장하는 인물들이 여기저기서 등장하면서 그의 권위는 급속도로 추락한다. 결국 가짜 임금 알동이 백성들로부터 달걀 세례를 받으면서 극은 막을 내린다.
200자평
작품이 쓰인 지 8년 만에 ‘극단76’이 ‘난조유사(卵朝遺事)’에서 ‘임금 알’로 제목을 바꿔 공연했다. 총 8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자식을 왕으로 만들고자 하는 어리석은 학자와 그 가족 이야기를 통해 당대 정치 상황을 자한다.
지은이
오태영은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74년 서울예술대학 연극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 ≪중앙일보≫ 문예 희곡 부문에 <보행 연습>이 당선되면서 등단, 1980년대 극단 76에서 활동했다. 1977년 제1회 대한민국연극제에 <난조유사>가 초청되었다가 돌연 공연이 취소되는 사건을 겪은 뒤 1988년에는 중앙정보부를 소재로 한 <매춘>이 공연법 위반 혐의를 받아 극장이 폐쇄되는 위기에 처한다. 이 일로 한동안 작품 활동을 접기도 했다. 주요 작품에는 <난조유사>(1978), <빵>(1983), <전쟁>(1986), <숲 속의 작은 아픔>(1992), <통일 익스프레스>(1999), <돼지비계>(2000), <수레바퀴>(2003), <호텔 피닉스에서 잠들고 싶다>(2004) 등이 있다. 주로 과감한 현실 비판 성향의 작품을 썼으며, 1999년 <통일 익스프레스> 발표 이후에는 통일 문제를 조명한 ‘통일 연극 시리즈’를 선보였다. 1979년 한국희곡작가협회상, 1987년 <전쟁>으로 제32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했고, 2006년 한국문학상을 수상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임금 알>은
오태영은
책속으로
알동: 폭도들은 해산하라!
학갑: 사기꾼 주동자를 체포하라!
알동: 아부지, 사기 정권 원조는 우리 아냐?
간난: 이 바보 천치. 밀리면 죽어! 우리가 죽는다고! 발포 명령 내려!
알동: 에라 씨발 모르겠다. 발포하라!
철제 바리케이드가 설치되고, 최루탄이 투척된다.
민중의 달걀이 난다.
알동: 이런 씨발, 탱크로 밀어붙여! 탱크 부대!
학갑: (무전) 공수부대, 공수부대. 여기는 학갑이. 공수부대, 공수부대!
간난: 다 죽여! 알나라 정권의 정당성을 훼손하는 폭도 새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