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계사전>의 저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이설이 존재한다. 전통적으로 공자가 <십익>을 지었다고 하나, 송대 이후 학자들 간에 진위 논쟁이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그중에는 <계사전>이 전국 말에서 한 초에 걸쳐 여러 학인들의 손을 거쳐 쓰인 것이라는 설도 존재한다. 그러나 원저자와 관련된 고증 문제는 일단 접어두고 <계사전>이 담고 있는 사상의 폭과 깊이를 살펴보건대, 이 글은 (지은이가 누구든) 방대한 학식과 통찰력을 두루 갖춘 성현이 집필한 문장임이 분명하다.
<계사전>은 구성상 <계사상전>과 <계사하전>으로 나뉘는데, 이는 중국의 전통적인 체용(體用) 사유에 의거한 것이다. 즉 <계사상전>(체)이 형이상적이고 본체론적 내용을 주로 담고 있다면, <계사하전>(용)은 형이하적이며 인사적인 내용을 많이 포괄한다. 그러나 이러한 분류는 원칙 차원에서의 구분이며, 모든 장의 서술 내용이 전술한 기준에 부합하는 것은 아니다. <계사전>에서 또 하나 특기할 만한 것은 글의 서술 방식이 저자의 특정한 사상적 관점에 입각해 수미일관하게 기술되었다는 점이다. 이 같은 <계사전>의 특징으로 말미암아 역(易)의 사상적 체계를 수립하는 것이 일견 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체계를 세운다는 것은 역설적이지만 ‘변화의 도’를 체(體)로 삼는 ≪주역≫의 근본 종지에 위배되는 일이다. 오늘날 <계사전>을 읽는 모든 독자들이 삼가 경계할 지점이다.
국내외 중요한 ≪주역≫ 연구서를 가급적 폭넓게 섭렵해 번역 및 자구 해설의 지평을 확장하고자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은 <계사전>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을 제시했다기보다는 기존의 다양한 관점들을 통합하여 현대적 개념으로 재술한 측면이 강하다.
200자평
<계사전>은 고대 중국 사회에서 일종의 점서로서 기능을 해온 ≪주역≫이 새롭게 해석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했다. 즉 ≪주역≫의 난해하고 심원한 세계로 이끌어 줄 총론 성격의 글인 셈이다. 이 책은 <계사전>을 완역하고, 필요한 경우 다른 경전을 인용·비교해서 기독교·불교·노장사상 등과의 상호 텍스트성 속에서 보편적 의미로 해석할 수 있도록 했다.
옮긴이
정진배는 1984년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도미(渡美)하여 1993년 UCLA 동아시아 학과에서 중국 현대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2∼1994년 스토니브룩 뉴욕 주립대학 비교학과 조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및 동 대학 언더우드 국제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1년에는 ‘한국중어중문학회’에서 제정한 저작 부문의 학술상을 받았으며, 주요 저서로는 ≪중국 현대 문학과 현대성 이데올로기≫(문학과지성사), ≪탈현대와 동양적 사유논리≫(차이나하우스) 등이 있고, 역서로는 ≪옥시덴탈리즘≫(도서출판 강) 등이 있다.
차례
계사상전(繫辭上傳)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제11장
제12장
계사하전(繫辭下傳)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제11장
제12장
참고 문헌
해설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역은 천지의 원리와 부합하여
능히 하늘과 땅의 도를 모두 포괄할 수 있다.
우러러서는 하늘의 무늬를 관찰하고
구부려서는 땅의 이치를 살핀다.
-17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천하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근심하리오.
천하가 돌아가는 곳은 같아도 길은 다르며,
이루는 것은 하나이나 백 가지 생각이니
천하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근심하리오.”
-9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