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카를 야스퍼스의 철학 사상을 체계적으로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는 일종의 해설서다. 지금까지 독일을 비롯한 유럽 여러 나라와 영국, 미국 등에서 야스퍼스 철학 사상을 해설한 입문서나 안내서에 비해 체계적이면서 이해하기 쉽다. 그래서 이 책은 야스퍼스의 철학 사상을 공부하려는 초학자들에게 가장 많이 읽히는 입문서로 유명하다. 야스퍼스의 철학 체계, 자기 고유의 철학적 개념, 한계상황, 실존적 사귐, 포괄자론, 정치철학 등을 총망라해 이해하기 쉽게 해설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야스퍼스의 깊고 무거운 주저를 읽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 입문서다.
저자인 쿠르트 잘라문 교수는 우선 카를 야스퍼스가 왜 정신병리학이라는 당초의 전공을 버리고 철학의 길로 나섰는가에 대해 분명한 이유를 쓰면서 책을 시작한다.
<철학적 저작> 장에서 철학적 사유란 항상 실천과 직접적인 관계를 가지며, 반독단적 사유에서 철학의 본질이 드러나고, 존재의 확신에서 철학의 과제가 실현된다는 것을 서술하고 있다.
<철학의 방법> 장에서는 야스퍼스의 실존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의 초월하는 사유가 해명되고 있다.
<실존의 개념> 장에서는 현존재와 실존의 상이성과 양자의 성격 및 의미를 설명하며 실존이 되는 계기로서 한계상황 앞에서의 좌절에 관해 해명하고 있다.
<사귐의 철학> 장에서는 현존재적 사귐의 비인간화 및 인간 존재의 비본래성에 대해 논하고 있다.
<포괄자론(包括者論)과 이성의 철학> 장에서는 야스퍼스의 존재론으로서의 포괄자론(Periechontologie)을 논의하고 있다. 즉 ‘주관-객관 분열의 배경으로서의 포괄자’와 ‘지평을 넘어선 초월자로서의 포괄자’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정치적 사유> 장에서는 야스퍼스가 주장하는 냉전의 종식, 전체주의의 파기, 그리고 세계 평화의 구축이라는 정치철학적 이념을 요약해 서술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 국가의 정치적 안정, 자유 이념의 구현, 핵전쟁의 억제, 전체주의로부터의 해방, 그리고 세계 평화 질서의 구축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야스퍼스의 정치철학도 여기서 기술하고 있다.
<철학과 과학> 장에서는 야스퍼스가 말하는 의미·의의·한계를 정리해 소개하고 있으며, 여기에 덧붙여 철학과 과학의 상호 관계를 요약 및 소개하고 있다.
<철학과 종교> 장에서는 종교적 진리, 특히 계시 종교의 신앙과 철학적 신앙의 상이성을 주장하는 야스퍼스의 종교 사상을 조명하고 있다. 동시에 야스퍼스의 철학적 신앙의 핵심이 되는 초월자의 암호에 관한 이론을 해설하고 있다.
200자평
카를 야스퍼스 철학 사상을 공부하려는 초학자에게 가장 널리 읽히는 ‘사다리 입문서’다. 전공자가 야스퍼스의 철학 체계, 자기 고유의 철학적 개념, 한계상황, 실존적 사귐, 포괄자론, 정치철학을 해설함으로써 야스퍼스의 철학과 그의 저술에서 드러난 사상을 분석한다. 국내 야스퍼스 연구의 또 하나의 중요한 지표가 될 책이다.
지은이
쿠르트 잘라문은 현재 오스트리아의 그라츠(Graz)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잘라문 교수는 오스트리아 카를 야스퍼스학회(Ö sterreichische Karl Jaspers Gesellschaft)의 회장이기도 하다.
쿠르트 잘라문은 1940년 오스트리아의 레오벤(Leoben)에서 태어났고, 그라츠대학교에서 철학·심리학·독문학·영문학을 연구했다. 1963년에 그라츠대학교 철학과 연구 조교로 일했고, 1965년에 <카를 야스퍼스의 사귐에서의 본래적 자기존재>라는 논문으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3년에 철학 교수 자격시험에 합격했고, 1975년에는 그라츠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부임해 2006년 12월까지 재직했다. 2007년 3월 정년퇴임해 지금은 그라츠대학교의 철학과 명예교수로서 계속 강의하고 있다.
쿠르트 잘라문은 1987년에 ‘오스트리아 카를 야스퍼스 학회’를 창립해 지금까지 회장을 맡아 오면서 야스퍼스학회의 학회지를 1988년 창간호로부터 2010년 6월 현재 제13집까지 편집·발간하는 학구적 열정을 보여 주고 있다.
그의 저서 가운데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다. ≪이데올로기 − 편견의 지배≫(1972, 공저), ≪이데올로기ᐨ과학ᐨ정치, 사회철학 연구≫(1975), ≪계몽으로서의 사회철학≫(1979, 편저), ≪철학이란 무엇인가≫(1980, UTB 1000), ≪카를 야스퍼스, 그의 사유의 현실성≫(1991, 편저), 이외에도 그는 정치 및 세계관 분석의 철학, 철학사, 사회철학, 철학적 인간학, 지식론 등 다방면에 걸친 연구 논문들을 썼다.
옮긴이
정영도는 영남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니체의 기독교 비판에 대한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오르테가의 생적 이성의 철학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독일 뮌헨대학에서 5년간 니체 철학을 연구했다.
정영도는 동아대학교에서 철학과 교수로 32년간 재직하다가 2005년 2월에 정년퇴직했다. 현재는 명예 교수로 있으면서 후학들을 위해서 아직도 철학을 강의하고 있다. 정영도는 한국철학회 부회장, 새한철학회 회장, 한국니체학회 회장 자리를 맡았다. 현재 한국야스퍼스학회 회장을 맡아 일하고 있다.
전공 저서로는 ≪니체의 사랑과 철학≫, ≪야스퍼스 철학의 근본 문제≫, ≪현대 유럽 철학≫, ≪그리스 로마 철학≫ 등 다수가 있다. 번역서로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에 대한 철학적 해설≫(안네마리 피퍼), ≪신의 추구자냐 안티크리스트냐 − 니체의 기독교 비판≫(오이겐 비저), ≪개인과 사회≫(오르테가), ≪삶의 형이상학≫(오르테가), ≪초월자의 암호≫(야스퍼스), ≪척도를 주는 인간들≫(야스퍼스), ≪근원에서 사유하는 철학자들≫(야스퍼스), ≪야스퍼스의 철학 사상≫(월래프), ≪카를 야스퍼스≫(리하르트 비서) 등 다수가 있다.
부산시 문화상(학술 부문), 눌원문화상(학술 부문), 동아학술상(인문·사회 부문)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차례
머리말
제2판 머리말
I. 삶의 고비와 정신적 발전
청년 시절 대학교에서의 공부, 정신의학 연구
하이델베르크대학 시절, 심리학에서 철학으로의 길
바젤에서의 활동
II. 철학적 저작
철학의 과제와 목표
실천으로서의 철학
반독단적 사유로서의 철학 ·
존재의 확신으로서의 철학 ·
철학의 방법
간접적 전달로서의 철학
초월하는 사유로서의 철학 ·
위에서 서술한 철학 이해의 문제성에 대해서
실존의 개념
인간의 자기실현이라는 실존철학적 표상
객관적 현존재로서의 인간과 실존으로서의 인간
한계상황에서의 자기생성
사귐의 철학
사귐의 객관적 여러 양태
실존적 사귐을 위한 행동에의 호소
실존적 사귐과 대화
포괄자론(包括者論)과 이성의 철학
본래적 존재로서의 포괄자
포괄자의 여러 양태와 다원성의 이상
역동적인 보편 원리로서의 이성 ·
정치적 사유
도덕적·정치적 전향의 요청
전체주의 비판
이성과 민주주의와 정치적 에토스
철학과 과학
좁혀진 과학 개념
과학의 기준
철학과 과학의 상호 관계
철학과 종교
종교 비판과 종교의 철학적 내실
초월자의 개념과 암호의 형이상학
좌절의 사상과 철학적 신앙
철학과 교육
인격 형성을 위한 가치 교육으로서의 교양
높은 수준의 대학 교육의 목표로서 과학적 사고
가치 지향적 교육 구상의 현실성
III. 영향
독일에서의 수용
국제적인 반향
약어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개현(開顯)에 대한 의지는 자기의 견해, 확신, 가치 표상 등을 다른 인간에게 무조건 전달하고 또 다른 인간에 의해 의문시되도록 하는 각오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개현에 대한 의지는 자기를 감추어서 지키는 술책, 책략, 위장 수법 없이 이러한 것들을 비판에 내맡기는 각오라고 할 수 있다. 자기를 의문시되도록 하는 것은 … 사귐의 상대인 타자가 자신에게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다줄 수도 있다.
사귐에서 개현됨의 과정은 투쟁이면서 동시에 사랑으로 실현되는 그런 유일무이의 투쟁이다. … 사랑으로서 이 사귐은 어떠한 대상에 대해서도 상관하지 않고 지향하는 맹목적인 사랑이 아니고, 그 대상을 명철하게 통찰하는 투쟁하는 사랑이다. 이러한 투쟁하는 사랑은 가능적 실존으로부터 타자의 가능적 실존을 문제시하고 곤란으로 끌어들이고 요구하고 파악한다. … 이 같은 투쟁에서 양자는 솔직하게 자기를 나타내고 의문시하도록 한다. 실존이 가능하다면 실존은 투쟁하는 자기헌신을 통해서 (결코 객관적이 되지 못하는) 이러한 자기획득으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