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틸틸과 미틸이라는 두 아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아동극 형식으로 쓴 이 극은 언뜻 보기에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해리 포터>와 같이 환상이 풍부한 아이들의 꿈의 세계를 그리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 극에는 훨씬 깊은 철학적 의미가 깃들어 있다. 그것은 우리의 삶과 우리가 삶에서 추구하는 행복에 관한 작가의 성찰이 상징이라는 수법으로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번역하는 문제에 있어 마테를링크는 삽화가인 샤를 두들레(Charles Doudelet)에게 “이 새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철학 서적 한 페이지를 번역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고백으로부터 추론해 보면 마테를링크는 그의 철학적 메시지를 무겁지 않은 방식으로 전달하기 위해 아동극 형식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작가는 이 극을 통해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되새긴다. 진정한 행복이란 밤의 궁전의 파랑새처럼 우리가 꿈꿀 때, 소망할 때만 존재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 꿈을 이루기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꿈꾸는 것 자체가 바로 행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아주 사소한 일상 속에 있다.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행복,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행복, 부모의 사랑을 받는 행복 등과 같이 일상의 평범한 것들이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 우리는 잘 깨닫지 못한다. 틸틸과 미틸은 꿈속의 여행이 가까이에 있는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우리를 돕는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 비록 그것이 궁전이 아니라 할지라도 따스한 사랑이 있는 가정에 있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먹고 마시고 잠만 자는 뚱뚱한 행복이 진정한 행복이 아니듯이, 물질적인 풍요가 항상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뚱뚱한 행복이 맑고 순수한 ‘빛’을 견딜 수 없는 것은 그들의 행복이 완전한 것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극은 발표 당시부터 큰 성공을 거두었고, 그 이후로 세계 각국에서 번역되고 또 연극으로 공연되어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현대의 고전이다. 작가가 삶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갖고 쓴 이 극은 비록 아동극의 형식을 빌리고 있지만, 거기에 담긴 깊은 의미는 많은 성찰을 요하고 있다. 요컨대 이 극은 교훈적이면서도 환상적이고 시적인 작품이다.
200자평
<파랑새>는 많은 사람들이 ‘파랑새를 찾아 헤맸으나 어디서도 찾을 수 없어 집으로 돌아가 보니 거기 있더라’는 단 한 줄로 기억하고 있는 책이다. 틸틸과 미틸이라는 두 아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아동극 형식이지만, 우리의 삶과 우리가 삶에서 추구하는 행복에 대한 작가의 성찰이 상징이라는 기법으로 표현되어 있다.
지은이
벨기에 플랑드르 지방의 겐트 출신인 모리스 마테를링크(MAURICE MAETERLINCK, 1862~1949)는 상징주의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침묵과 죽음 및 불안의 극작가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부유한 부르주아 가문 출신으로 겐트의 자연 속에서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불어가 모국어였고 가정교사에게 영어와 독일어를 배웠으며, 8세 때 셰익스피어를 접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7년 동안의 생트 바르브(SAINTE-BARBE) 기숙학교 생활은 그에게는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으며, 그곳에서 발견한 신은 사랑의 신이 아니라 공포로 군림하는 독재자였다. 반면 그곳에서 르 루아(G. LE ROY), 반 레르베르크(CH. VAN LERBERGHE), 로덴바흐(G. RODENBACH) 등의 친구들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이외에도 상징주의 시인이었던 베르아랑(E. VERHAEREN) 역시 이 학교 출신이다. 생트 바르브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아버지의 권유로 대학에서 법률을 전공하였으나 글쓰기를 계속하였고, 당시 유명 시인들의 작품을 실었던 <젊은 벨기에(LA JEUNE BELGIQUE)>에 시를 기고하기도 하였다.
그의 첫 희곡 <말렌 공주(LA PRINCESSE MALEINE)>(1889)는 셰익스피어, 포, 반 레르베르크의 영향을 받은 이 것으로, 옥타브 미르보의 <피가로> 기사를 통해 유명해진다. 1896년에는 수필집 ≪빈자의 보물(LE TREÊSOR DES HUMBLES)≫을 발표하였고, 1908년 스타니슬랍스키가 연출한 <파랑새(L’OISEAU BLEU)> 공연으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다. 이어 1911년 노벨상을 수상하여 그의 작품이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된다.
옮긴이
이용복은 숙명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2대학에서 불문학 석사학위를, 파리 3대학에서 불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프랑스언어·문화학과 강사로 있다. 옮긴 책으로는 모리스 메테르링크의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파랑새≫ 등이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 <로제 비트락의 극작품에 나타나는 비구술 언어에 대한 연구>, <주네의 ‘발코니’에 나타나는 이미지에 대한 연구>, <샤를 페기의 ‘잔 다르크’에 나타나는 잔 다르크 이미지>, <자크 오디베르티의 ‘동정녀’ 연구-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된 현실과 허구> 등 다수가 있다.
차례
나오는 사람(존재)들
의상
제1막
제2막
제3막
제4막
제5막
제6막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이런, 이런! 새가 파랗잖아! 하지만 이건 내 멧비둘기인데! 그런데 내가 떠났을 때보다 더 파래! 하지만 우리가 찾은 것은 파랑새잖아! 우린 아주 멀리 갔었어. 그런데 파랑새가 여기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