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대의 민주주의의 그림자, 포퓰리즘
국민 41.2%가 포퓰리즘 성향 … 대의 정치 한계
오해 바로잡고 민주주의 발전 추동 계기로 삼아야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서 포퓰리즘은 익숙한 개념이 됐다. 그러나 포퓰리즘은 아직도 이해와 오해 사이에서 부유하고 있다. 우리는 민중주의라는 의미의 포퓰리즘을 인기 영합주의라는 포퓰러리즘(popularism)의 의미로 잘못 사용해 왔다. 그렇다면 포퓰리즘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인가? 포퓰리즘은 ‘사회를 인민과 엘리트라는 두 진영의 적대 구도로 파악하며, 정치는 인민(people)의 의사를 가능한 한 직접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념’이다. 이때 포퓰리즘은 포퓰러리즘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포퓰러리즘은 포퓰리즘과 다른 별개의 개념이 아니라 포퓰리즘의 부정적 측면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엘리트 대의 정치의 한계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포퓰리즘 성향을 지닌 대중의 비율이 41.2%에 달한다고 한다. 대의 민주주의의 한계가 대중의 포퓰리즘 성향 강화로 이어진 것이다. 이렇듯 포퓰리즘은 대의 민주주의의 본질적 한계와 밀접하게 연관된다. 분명 대의 민주주의의 한계가 배태한 현상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발전을 추동하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 포퓰리즘을 발판 삼아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포퓰리즘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야 한다. 도처의 오해와 오용을 바로잡음으로써 포퓰리즘이라는 증상을 직시해야 한다.
이 책은 포퓰리즘을 이해하는 하나의 척도다. 포퓰리즘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갈무리하고 최소 정의를 통해 포퓰리즘의 개념을 뚜렷하게 정립한다. 포퓰리즘의 역사적 변화 양상을 추적하고 속성에 따라 새롭게 분류한다. 각각의 사례를 토대로 유형별 성격을 면밀히 고찰함으로써 민주주의의 발전 방향을 모색한다. 여전히 포퓰리즘을 오해하고 있는 이들에게 선명한 이해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단서를 제공한다.
200자평
포퓰리즘은 대의 민주주의의 그림자와 같다. 대의 민주주의의 한계를 드러내는 징후이자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계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포퓰리즘이라는 개념은 아직도 이해와 오해 사이에서 부유하고 있고 현재 세계 각국은 민주주의 위기를 맞아 포퓰리즘 몸살을 앓고 있다. 이 책은 포퓰리즘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그 개념과 속성을 면밀히 고찰한다. 여러 포퓰리즘 현상을 새롭게 분류하고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지은이
정병기
영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다.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유럽 정치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강의교수와 교수학습개발센터 연구교수 및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부소장과 유럽정치연구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포퓰리즘을 포함해 대중의 흐름을 주요 주제로 연구하고 있다. 『표준정책론』(2021, 공저), 『전환기의 한국 사회』(2019, 공저), 『정당 체제와 선거 연합: 유럽과 한국』(2018) 등 50여 권의 저서와 11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시인과 영화평론가로도 활동하며, 『시간 환상통』(2020), 『오독으로 되는 시』(2019) 등의 시집을 상재하고 영화 분석서 『천만 관객의 영화 천만 표의 정치』(2016)를 발간했다.
차례
포퓰리즘에 대한 이해와 오해
01 포퓰리즘의 개념
02 포퓰리즘의 속성
03 포퓰리즘의 개별 속성: 이념적·정책적 특징
04 포퓰리즘의 개별 속성: 활동상 특징
05 포퓰리즘의 분류
06 포퓰리즘의 유형별 성격 변화
07 고전 포퓰리즘
08 구포퓰리즘
09 신포퓰리즘
10 포스트포퓰리즘
책속으로
현실적으로 작동되는 제도적 한계를 해결할 수 없다면, 그것은 본질적 한계와 다를 바 없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대의 민주주의는 올바른 작동을 위한 사회적 토대를 상실해 가고 있다. 그러므로 포퓰리즘은 대의 민주주의가 가진 본질적 한계를 극복하는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관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_ “포퓰리즘에 대한 이해와 오해” 중에서
1990년대 중반부터 우리나라에서도 포퓰리즘(populism)이라는 말이 회자되기 시작해 정당이나 정치인들 간에 공격용 개념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때 사용되는 포퓰리즘 개념은 ‘대중 인기 영합주의’ 혹은 ‘대중 추수주의’를 의미하는 포퓰러리즘(popularism)과 동일한 것으로 잘못 사용된 것이다.
_ “01 포퓰리즘의 개념” 중에서
포퓰리스트의 주장이 갖는 주요 특징의 하나는 개혁을 주장하지만 그 개혁의 내용이 미래 사회의 이상이 아니라 과거의 한때를 정치적 고향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과거 권위주의 질서에서 개혁의 방향을 찾는다. 과거 나치즘이나 파시즘은 1인 통치의 권위주의 질서를 추구했으며, 신포퓰리스트 중 극우주의자는 이 나치즘과 파시즘의 가치를 옹호하기도 한다.
_ “03 포퓰리즘의 개별 속성: 이념적·정책적 특징” 중에서
정치적 선동과 선전도 이러한 이원론에 입각해 감성적 성격을 띤다. 신포퓰리스트는 ‘당장 이곳에서’ 문제가 되는 구체적 사례를 거론하며 사람들을 선동하고 동원한다. 거대 담론이나 사변적인 것, 미래 지향적 이상이나 복잡한 이념적 이야기 대신 보통 사람들이 관심을 두는 일상적인 일에 집중한다. 실현 불가능할지라도 가시적 효과가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는 데 몰두한다.
_ “09 신포퓰리즘” 중에서
포스트포퓰리즘 정당들은 엘리트와 인민을 분리해 엘리트 대의 정치를 비판하면서 인민 직접 정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기존 포퓰리스트와 동일하지만, 집단주의에 머물지 않고 개인주의까지 수용한다는 점에서 파격적으로 다르다. 지도자 중심주의도 크게 약해져 개방적 조직 구조를 갖추고 대의 정치를 수용하면서 비판한다.
_ “10 포스트포퓰리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