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달빛 아래 펼쳐지는 유쾌하고 감동적인 로맨스
유머러스하고 로맨틱하지만 집요한 구석이 있는 요리사 조니와 사랑에 회의적이고 인생에서 즐거움보다 실망이 더 많았다고 말하는 프랭키가 등장한다. 저녁 식사, 음악, 영화 취향을 나누는 평범한 대화가 이루어지는 공간은 프랭키의 아파트, 침대 위다. 두 사람은 같은 식당에서 근무하며 처음으로 사적인 시간을 보낸다. 청춘의 시기를 지나 여전히 불완전한 모습을 하고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은 웃음과 침묵, 대립과 교감을 나누며 하룻밤의 시간을 보낸다.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프랭키와 조니”라는 조니의 말과 “세상엔 100만 명의 프랭키와 1000만 명의 조니가 있다”는 프랭키의 반응은 그들의 차이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 극은 맞춰질 수 없을 것 같은 과거와 현재의 조각들을 꺼내 놓는 가운데, 상처 입은 이들이 다시 연결되는 순간의 진실함을 조용히 증명해 보인다. 삶의 외곽에 선 존재들이 다시금 관계를 시작할 때 겪는 내면의 갈등을 섬세하게 펼쳐 보이며 두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열고 연인이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다. 두 사람의 진솔한 대화는 사랑, 용서, 이해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프랭키와 조니〉는 1987년 초연 이후 1988년 오비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고, 드라마데스크어워드와 토니상 후보에 오르며 여러 차례 리바이벌되었다.
200자평
〈프랭키와 조니〉는 두 남녀가 하룻밤 동안 나누는 대화를 통해 사랑과 연결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2인극이다. 1987년 뉴욕에서 초연되며 꾸준히 무대에 오른 테런스 맥널리의 대표작으로 1988년 오비상을 수상했고, 토니상 후보에 올랐다. 미셸 파이퍼, 알 파치노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되며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지은이
테런스 맥널리(Terrence McNally, 1938∼2020)
테런스 맥널리는 60년에 걸쳐 활동한 미국의 대표적인 극작가로, 연극뿐 아니라 영화, TV, 오페라 대본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했다. 미국 연극계의 음유 시인이라 불리며 브로드웨이와 오프브로드웨이, 지역 극장을 넘나들며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플로리다주에서 태어나 텍사스주에서 성장한 그는 컬럼비아 칼리지에서 영어학을 전공했고, 대학 졸업 후 극작을 시작해 액터스 스튜디오와의 협업으로 연극계에 입문했다. 1960~1970년대에는 베트남 전쟁과 성적 규범에 대한 비판을 담은 작품으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고, 〈밤에 쿵쿵거리는 것들〉로 동성애를 정면으로 무대에 올리며 주목받았다.
〈프랭키와 조니〉가 성공적으로 공연되며 명성을 쌓았고, 이를 원작으로 한 알 파치노, 미셸 파이퍼 주연의 영화가 흥행했다. 첫 브로드웨이 뮤지컬 <링크>의 대본을 맡았고 다수의 히트작을 남겼다. 이 외에도 〈리스본 트라비아타〉, 〈입술 다물고 이빨 벌리고〉 등의 작품이 성공을 거두었다.
삶 후반에는 에이즈와 성소수자 인권 문제를 주요 주제로 다루며 작품 세계를 확장해 갔다. 2019년 토니상 평생공로상을 받았으며 구겐하임 펠로십을 두 차례 수상했고, 록펠러상과 미국 문학예술 아카데미 표창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공연되고 있다.
옮긴이
김철리
김철리는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공연예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희곡 번역가 및 연극 연출가로 활동했다. 국립극단 예술감독,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예술감독, 서울시극단 예술단장 등을 지냈다. 제12회 영희연극상(1987), 제26회 백상예술대상 신인연출상(1990), 서울연극제 번역상(1991), 제29회 동아연극상 연출상(1993), 제33회 백상예술대상 연출상(1997), 제7회 한국뮤지컬대상 연출상(2001), 제3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특별상(2010)을 수상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제1막
제2막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프랭키 : 그건 연결이 아니야. 손을 잡고 뚫어지게 쳐다보는 거지. 연결된다는 건 상대가 곁에 없으면 그 사람이 그립다는 생각만으로도 죽을 것 같은 거야. _31쪽
프랭키 : 당신도 알지. 어떤 사람도 인생이 피크닉이라고 생각진 않아. 우리 중 누군가는 문제를 갖고 있어. 우리 중 누군가는 슬픔을 갖고 있어. _63쪽
아나운서 : 그래서 신청곡을 받는다는 게 제 방침에 어긋나긴 하지만, 모든 법칙에는 예외라는 게 있습니다. 저도 이 곡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프랭키와 조니. 그리고 그게 두 분의 본명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내 마음이 끌리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하여튼 당신들이 누구든, 어디에 사는 분이든, 무슨 일을 하는 분이든 이 곡이 당신들 마음속과 비슷한 것이길 바랍니다. _76쪽
조니 : 내가 가끔 자살하고 싶을 때는, 내가 이 세상에 유일한 인간이고 그렇게 느끼는 나의 일부분이 이 몸뚱어리 속에 갇혀서 나와 똑같이 느끼는 또 다른 유일한 인간과 이어지지 못하고 그저 몸뚱어리들만 충돌하고 있을 때야. 우린 이어져야만 돼. 우린 그래야만 해. 아니면 우린 죽어. _9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