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플랫폼, 맹목적 관심 경계하라
기술적 유용성, 경제적 가치에 주목한 낙관론 … 이용자 관점 비판적 접근 필요
플랫폼이 인간의 삶을 장악하고 주도하고 있다. 플랫폼에서 장도 보고 배달음식을 시키며 쇼핑도 하고 책을 읽거나 영화감상도 한다. 회의도 하고 강의도 하며 항공권을 구입하거나 여행지 숙소를 찾기도 한다. 플랫폼은 사회문화적, 경제적 영역 뿐 아니라 정치부문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야당의 당대표 후보는 당원들의 여론을 수렴하고 당원들에게 정보 전달을 할 수 있는 소통구조로 온라인 플랫폼을 제시했다.
데이터 자본주의 시대로의 접어들면서 미디어 플랫폼이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간의 삶은 플랫폼이 주도하는 지능정보사회로 급속히 편입되고 있다. 개인과 공동체의 다양한 실천과 상호작용이 플랫폼을 통해 발생하고 매개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을 통해 플랫폼은 막대한 힘을 행사하는 사회문화적 권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플랫폼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은 크게 양분된다. 지배적 견해는 낙관적이고 공리주의적이다. 플랫폼 사회는 기술혁신의 노력이 결실을 본 이상적 사회로 이전 사회에서 해결되지 못한 다양한 문제들을 기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진보적이고 발전된 사회라는 것이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낙관론자들이 플랫폼의 기술적 유용성과 경제적 가치에 매몰되어 플랫폼 생태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의 충돌, 규범이나 윤리, 공적 가치 등에 무관심하다고 말한다. 이들은 플랫폼의 일상화된 데이터 수집과 상업적 활용에 주목하면서 데이터 기반의 플랫폼 사회가 감시와 차별을 조장하고, 사회적 다양성과 민주적 가치를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플랫폼 사회는 기술 인프라와 경제적 상호작용의 공간인 플랫폼을 보다 거시적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개념이다. 플랫폼의 데이터 수집과 활용은 데이터 감시, 프라이버시 침해, 데이터 독점, 데이터화된 주체, 집단 극화와 사회적 다양성의 약화라는 사회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은 플랫폼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맹목적 관심을 경계하며, 이용자의 관점에서 비판적이고 총체적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200자평
개인과 공동체의 다양한 실천과 상호작용이 플랫폼을 통해 발생하고 매개된다.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을 통해 플랫폼은 막대한 힘을 행사하는 사회문화적 권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플랫폼 사회는 기술 인프라와 경제적 상호작용의 공간인 플랫폼을 보다 거시적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개념이다. 플랫폼의 데이터 수집과 활용은 프라이버시 침해, 데이터 독점 등 사회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이 책은 플랫폼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맹목적 관심을 경계하며, 이용자의 관점에서 비판적이고 총체적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지은이
문상현
광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다.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텔레커뮤니케이션학과에서 석사를,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방송문화연구≫ 편집장과 한국언론학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글로벌 문화생산과 자본주의』(2017), 『저널리즘모포시스』(공저, 2020), 『디지털시대의 미디어와 사회』(공저, 2017), 『스마트미디어』(공저, 2015), 『소셜미디어 시대를 읽다』(공저, 2014) 등이 있고, 논문으로 “자동추천서비스 이용자의 데이터화에 대한 인식”(2022), “사물인터넷과 미디어 기업의 혁신”(2019), “미디어생태계의 변화와 글로벌 미디어기업의 대응전략”(2015), “문화산업전문회사제도가 지상파방송의 드라마제작시스템에 미친 영향에 대한 연구”(2014) 외 다수가 있다. 미디어 엔터테인먼트산업, 비판적 데이터 연구, 커뮤니케이션의 정치경제학이 주요 연구 분야다.
차례
플랫폼 사회의 도래
01 플랫폼의 정의와 유형
02 플랫폼의 특성
03 플랫폼의 핵심 메커니즘
04 데이터 감시
05 프라이버시 침해
06 데이터 독점
07 데이터화된 주체
08 집단 극화와 다양성의 약화
09 디지털 시민성
10 플랫폼 사회와 이용자의 미래
책속으로
플랫폼의 핵심 운영원리는 데이터의 대량 수집과 상업적 활용이다. 플랫폼은 디지털 공간에서 일어나는 이용자의 모든 행동을 추적해 디지털 흔적을 수집하고, 이를 분석, 가공해 상업적 이익을 얻는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알고리즘,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지능정보기술이다.
_“02 플랫폼의 특성” 중에서
개인의 모든 일상적 삶과 행동을 추적하여 데이터로 변환하고 알고리즘 기술을 활용해 거래할 수 있는 상품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이를 통해 개인행동을 예측하는 플랫폼 메커니즘은 명백한 감시의 유형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플랫폼에 의한 데이터화는 개인을 통제하는 감시의 한 형태인 동시에, 주보프가 주장한 것처럼, 감시자본주의의 핵심적인 요소다
_“04 데이터 감시” 중에서
알고리즘 기술의 가치가 플랫폼 경제에서 높아지는 이유는 바로 자동화의 효과 때문이다. 기계학습과 디프러닝을 통해 고도화된 알고리즘이 데이터를 분석, 가공하여 맞춤형, 개인화 상품을 생산해 내는 일은 인간 노동이 우위를 갖기가 어렵다. … 프리랜서와 비정규직을 디폴트로 하는 소위 ‘긱경제(gig economy)’의 폐해는 플랫폼 산업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_“06 데이터 독점” 중에서
알고리즘을 활용한 개인화가 표면적으로는 의견과 취향 다양성을 확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집단 극화와 확증 편향을 강화하고 이용자 파편화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알고리즘의 비밀성과 기술적 복잡성으로 인해 플랫폼과 이용자, 알고리즘 개발자와 기술전문가, 그리고 플랫폼과 규제기구 간에 디지털 격차가 커질 수 있다.
_“08 집단 극화와 다양성의 약화” 중에서
플랫폼 사회에서 디지털 시민의 역량이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시민성의 성취와 수행을 위한 능동적 실천이 안정적으로 보장될지는 불확실하다. 플랫폼 사회에서는 디지털 기술로 무장한 능동적 시민의 가능성과 감시되고 통제되는 ‘데이터화된 개인’의 가능성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플랫폼 사회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개인, 시민사회, 민간 기업, 정부의 지속적 노력이 필요하다.
_“10 플랫폼 사회와 이용자의 미래” 중에서